페이스북 '부산공감' 이벤트에 당첨되어 보러 갔던, '히든 피겨스' 시사회.
사실 시사회 당일에 티켓을 받으려고 줄을 서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게 '상영회'인 줄 알고 있었다.
정식 개봉은 3월 23일이라고 한다.
남들보다 먼저 이 영화를 본 사람으로써 먼저 한줄로 평가하자면,
- 꼭봐라. 두번 봐라.
- 시사회 과정편 -
티켓을 받으러 갔더니 이미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줄을 서 있었다.
매체별로 세군데로 나누어서 줄을 서 있었는데 뒤늦게 온 사람들은 어디가 어디 줄인지 몰라서 잘못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
8시 상영이었는데 50분이 다 되도록 티켓을 못 받은 사람도 있었다.
매체 이름을 확인하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자리까지 고르게 해주었기 때문인듯하다.
이벤트 알림에는 자리를 고를 수 없다고 했는데 나름 그래도 자리를 고를 수 있게 해주었다.
이상하게도 정 중앙이 비어있어서 나는 E열 11,12를 선택했다.
중앙 센터자리였고, E열이면 그렇게 뒤쪽도 아니라서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이 이후로 나는 E열에서만 영화를 보게 되었다.)
- 영화 관람평 -
히든피겨스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보았을때, 그냥 막연하게 흑인 여성 세명이 성공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맞다. 흑인 여성 세명의 성공 실화를 담은 이야기라는 설명 한 줄이 틀린 설명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의 나는 이 영화를 다르게 설명하고 싶다.
'선택권조차 주어지지 않은 불합리한 상황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라고.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흑인들이 백인우월주의 사상 아래에서 어떤 대우를 받으며 살았을지 짐작조차 못했다.
그냥 백인이 흑인을 노예로 부렸었다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우리가 일제시대의 분노와 슬픔이 피에 녹아 흘러 어느 순간 울컥하며 올라오듯, 그들도 그들의 억압받던 시절에 대한 그런 감정들이 대대손손 피에 녹아 흐르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그들의 삶에, 과거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고 무지했는지 가슴 절절하게 깨달았다.
같은 사람으로도 취급받지 못하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타고난 재능이 있어도 빛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않고 싸우고 투쟁하여 마침내 반짝이는 빛을 내고야 만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여자라서 무엇을 할 수 없어 라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비록 회사에서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사회의 문제이지, 남녀 그 누구의 문제도 아니다.
여자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고,
인종 때문에 인간으로의 기본권을 박탈 당하고 인권을 무시당하고 있지도 않다.
내가 하려면 할 수 있는 시대에, 내가 원하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났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환경적인 요인으로 빛을 낼 수 없었던 그들은 스스로의 넘치는 노력으로 결국 반짝반짝 빛을 내고야 말았다.
많은 반성을 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무엇을 이루고자하는 간절함이라는게 그다지 없는 것 아닌가.
애당초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확실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영화관에 불이 켜지고 크레딧이 올라가는동안에도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쉽게 일어나기 힘들었던 시사회였다.
정식으로 개봉하면 한 번 더 보러가야겠다.
많은 영감을 주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영화라, 정식개봉하고 포스터가 나오면 포스터를 작업실에 붙여야겠다.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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