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카드 22장으로 시작했던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타로카드 경력이 20년이 넘어간다. 오프라인에서는 천막에서 잠시 동안 머물렀고, 거의 온라인 상담을 주로 하면서 최근에는 또 생업이 따로 있다 보니 잊다시피 하고 있었다. 이게 남의 마음 보듬아주는 상담 일이다 보니 내 마음이 부실할 때는 차마 할 수가 없더라.
국내에 이렇다 할 공인 타로 자격증이 없고 민간단체에서 각각 타로 자격증을 수업과 함께 수료 시 발급을 해주고 있다. 사실 나는 게임 기획자의 '게임 기획 전문 자격증'만큼 보다도 타로 리더에게 '타로 자격증'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었는데, 내가 내 샵이나 온라인 상담을 해주는 것으로 끝나면 상관없지만, 대외적으로 활동을 이어가려면 '자격증'이 있는 쪽이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땄다. 타로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
나는 '한국직업능력진흥원'에서 수강을 했다. 수강과 시험 응시료는 모두 무료이고, 시험 응시 후 합격을 하면 자격증(상장형+카드형) 발급 비용으로 8,5000원을 결제하게 된다. 확인한 바로는 해당 사이트에서 3개의 자격증까지 무료 수강이 가능한 것 같다. 신청을 하고 강의실에서 강의를 수강하고 출석률을 60% 채우면 시험을 응시할 수 있게 된다. 강의는 30분에서 35분 정도로 대체로 짧은 편이고 강의 교안과 시험 예상 문제가 제공된다.
어차피 다른 자격증 발급 기관에서도 해당 영상을 쓰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해당 영상들은 우클릭으로 아주 쉽게 다운로드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왜일까. 보안 무엇...
본래 4월 5일까지 이어지는 출석 기간이 있지만, 하루에 들을 수 있는 강의량이 정해진 것도 아니라서 시간이 날 때마다 쭉쭉 들었다. 강의는 유니버셜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유니버셜 토대로 다른 테마덱의 매뉴얼을 쓸 수 있는 수준에서는 모르는 내용들이 아니었지만, 타로카드 공부를 하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에게는 꽤 도움이 된다.
마음 한편으로는 양심의 소리가 "악- 돈 아깝다! 내 치킨 값!!" 이러고 있긴 했는데, 강의 자체는 초급자에 맞춰서 친절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차후에 내가 누군가를 가르친다고 하면 그 부분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각 카드들을 낱장씩 파헤쳐 주는데, 카드의 의미나 원카드 리딩에서 해당 카드가 나왔을 때 어떤 식으로 해석을 하는지 사례도 같이 말씀해 주시기 때문에, 이것만 똑바로 공부해도 어느 정도 실전 사례를 얻어 갈 수 있다는 가치는 있다. 물론, 카드를 스프레드 하고 엮어서 리딩 하는 데에는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겠지만.
자격증 발급이 아니라면, 사실 신청하고 강의를 수강하는 것까지는 무료로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기관에서 반기지는 않겠지만 타로카드를 공부하고 싶다면 자격증은 신청하지 않고 무료 수강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출석률의 60%를 채우면 시험에 응시할 수가 있는데, 시험 기회는 딱 1회만 주어진다. 다시 보고 그런 거 없다. 60분 안에 25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문제 은행 방식인 지 비슷한 문제가 보기나 지문만 바뀌어서 나오기도 했다. 일단 출석 40%, 시험 60%로 100점 만점에 60점 만점이면 합격인데, 출석 60% 이상만 채우면 된다고 60%만 채웠다가 시험 점수를 잘 못 받게 되면 자칫하면 실컷 공부하고 자격증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시스템이 출석을 까다롭게 체크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서, 강의를 스킵하고 출석만 채운 뒤, 자료실에서 제공하는 '예상문제'를 보고 시험에 응시하려는 꼼수를 부리다간 장담하건대 탈락할 수도 있다. (아, 물론 초보자에 한해서) 시험 문제는 25문제이고, 예상문제는 30문제이지만, 그 안에서 시험 문제가 다 나오는 게 아니고, 변별력을 주기 위한 문제들도 좀 있기 때문에 예상 문제 믿었다간 큰코다친다. 물론 그 변별력을 주기 위한 문제들이 '키워드'가 아닌 '해석' 위주라서, 현업자 입장에선 "아니, 이게 왜?!" 이런 생각이 드는 답이 있다만... 일단 강의 수강 후 시험이니 강의와 교안의 내용을 중심으로 답을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만점일 줄 알았는데 문제를 틀렸다. 출석을 다 채워서 40점을 다 받았고, 시험 문제는 뭔가 틀려서 55점, 합계 95점이다. 어차피 합격이긴 한데, 무슨 문제를 틀렸는지 알 수가 없으니 찜찜함이 남았다.
어쨌든 목적은 민간이더라도 자격증 발급이기 때문에 시험 합격과 동시에 자격증 발급 신청을 했다. 자격증 발급은 시험 합격 후 일주일이던가 제한 기간 동안에만 할 수 있는 것 같다. '합격했으니까 나중에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발급받아야지~'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마음 한편으로는 양심의 소리가 "악- 돈 아깝다! 내 치킨 값!!" 이러고 있긴 했는데, 강의 자체는 초급자에 맞춰서 친절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차후에 내가 누군가를 가르친다고 하면 그 부분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격증 수령은 3월에나 가능하다던데. 거의 직구로 타로카드 사는 수준으로 늦게 온다. 오면 자격증 수령 포스팅을 다시 올릴 예정.
결과적으로 이 검증만으로는 현업에서 다른 사람의 상담을 원활하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레퍼런스를 좀 더 모아야겠지만, 일단 기본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니 나는 초보자에게는 추천하는 바다. 하지만 필요 없다면 굳이 자격증까지 발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긴 하다. 강의만 듣고 빠져도...(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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