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의 12월 31일, 2010년의 마지막에 생애 첫 연극을 보고 왔다. 영화는 자주 봤지만, 연극은 26년동안 한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그 첫 연극이 '아 유 크레이지'였다. 교대에 있는 회사에서 6시 40분에 나오자마자 친구에게 거의 덥석 잡혀서 평소에 안하던 운동을 그날 다했다. 내가 연극 보자고 이 고생을 하고 뛰어야하는가 싶었지. 입장시간보다 늦었지만, 친절한 직원들이 후문으로 안내해줘서 다행히 연극을 볼 수 있었다. 아유크레이지는 재밌지만 마음의 빈틈을 찌르는 그런 연극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마음의 병, 정신병을 하나씩 가지고 있고 정상적인 면과 비정상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데 정신병자와 정상인을 가르는 기준이 일상에서 그 비정상적인면을 컨트롤할 수 있는지의 여부라는 점이라던 대사가 와 닿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들 모르게 우울증을 겪고 있는 요즘, 웃음으로 그 아픈 부분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주는 이 연극이 너무 좋았다. 솔직히 연극을 보는 내내 울고 웃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 안에 푹 빠져 들었던 것 같다. 무대는 조명과 의자의 위치만 바뀌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로 무대 위는 때로는 병원으로 때로는 연구실로 때로는 회의장으로.. 모 만화책에서 배우의 연기를 보면 마치 그 뒤에 장소까지 환각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말로만 듣다가 직접 느끼니 너무 재밌었다. 배우분들 정말 연기 너무 너무 잘하셨다. 이 연극이 내 생의 첫 연극이라서 너무 기뻤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캐릭터의 과거부분과 진부한 박사님의 [완벽하고 체계적인] 댄스.ㅋㅋㅋㅋㅋ 아, 저 정말 빠져들었다. 저거 유행어 되는거 아닐까!! 너무 재미있었다. 배우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다른 작품으로 또 뵈어요~^^ p.s.1. 그날 프로포즈 이벤트가 있었는데, 이벤트 중에 진부한 박사님역 배우분이 "남자분들 반성 좀 하시겠네요"라는 말에 고개 끄덕인 여자분들 정말 많을거 같다. 우리 커플도 이제 연애 7년차에 접어든다. 결혼할 때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