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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19의 게시물 표시

새 집 이사 5일차

새 집에 이사온 지 5일차. 접이식 상은 쓰던 것을 그대로 들고 왔고 공기청정기를 새로 샀다. 샤오미 미에어2. 원래 쓰던 5단 서랍장을 그대로 들고 와서 그 위에 이불을 개어 올려놓는 용도로 쓴다. 냄비나 김치통처럼 필요한 것들을 좀 사고, 이동 가능한 행거 선반을 샀다. 옷이 적은 편이라 이거 하나로도 충분했다. 굳굳.

새 집 입주 3일차

입주 3일차에는 일단 책상과 컴퓨터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좁은 집을 넓게 쓰기 위해서 침대냐 매트리스냐 접이식 매트리스냐 등을 두고 고민을 했는데, 보통 스펀지로 된 접이식 매트리스는 금방 꺼지고 못쓴다고 해서, 적당히 튼튼한 어린이 층간 소음 방지 놀이 매트를 샀다. 적당한 가격에 스펀지도 잘 꺼지지 않고 아주 좋은 것 같다. 그 위에 이불을 깔고 대쿠션도 사서 놓았다. 아주 넓고 좋다. 집이 네모 반듯하니까 정말 좋은 것 같다. 집에 이사오자마자 가장 먼저 구입한 65인치 LG TV. TV가 크니까 정말 좋다. TV 잘 안 보는 편인데 TV가 크고 선명하고 소리도 좋으니까 어쩐지 자주 보게 된다. 스마트 TV라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와챠를 보기에도 좋다. 굿굿!

새집 입주 1일차

새집의 입주 1일차. 아직 딱히 별 게 없다. 가구를 새로 사야하기도 하고 침대 등의 가구 옵션은 없는 집이기 때문에 실측을 하며 집 사진을 찍었다. 일단 방 안. 네모 반듯한 방에 주방쪽 중문, 베란다 문, 창문이 있다. 바람도 잘 통하고 빛도 아주 잘 든다. 창문의 방향은 동향, 베란다 창의 방문은 북동향이다. 좁지만 깊고 긴 신발장이 있어서 신발이 많지 않은 나에겐 충분한 수납공간이 된다. 좁지만 충분한 주방. 너무 작지 않은 냉장고. 전에 살던 사람이 두고 간 전자렌지. 깔끔한 주방. 화장실 문. 좁지 않고 적당한 화장실. 베란다. 빨래 건조대와 세탁기. 화장실 문고리 안쪽이 녹이 좀 슬었지만 집주인과 부동산에 미리 사진을 보내두었으니 내가 물어주고 나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진짜 전체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이다. 벽에 폭포수 그림만 빼고.

새 집 계약 완료, 도시가스 신청 완료

멍멍이가 살고 무서운 남녀가 살고 있던 옆집이 있는 기존 계약 집은 잊기로 했다. 수영구라는 입지 조건은 좋았지만, 너무 큰 집에 주방에 콘센트가 없다는 것도 한 불편 했다. 계약금 20만원은 잃게 되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새로 이사하는 집은 동래구다. 동래구인데 왜 부동산은 수영구에 있는지 모르겠다. 이 집을 찾고 나서 하루 온 종일, 혹시라도 집이 다른 사람과 계약될까봐 노심초사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집은 나를 기다려주었다. 딱 좋은 입지조건의 집이었지만, 그래도 대충 본 건 아니었다. 꼼꼼하게 집을 살피고 나는 이 집에 무조건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기 때문에 가계약금으로 한달치 월세를 걸어 버렸다. 애완동물을 사육 불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옆집의 개짖는 소리 같은 것에 시달릴 일이 없을 거다. 관리비에는 수도세, 인터넷, TV, 청소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건물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퇴실시 청소비를 5만원 내야하는 것 같다. 일단 계약기간은 1년으로 계약했다. 그리고 바로 도시가스 신청을 했다. 집 구한다고 정말 요 일주일간 고생을 했는데 좋은 집을 구해서 정말 정말 다행이다.

새벽의 발견

19일. 그렇게 가계약금 20만원을 건 오피스텔의 입주일이 가까워져 오는데 마땅히 새로운 방도를 찾지 못하고 하루가 가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뒹굴거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지역이라면, 그게 설령 원룸이 아니더라도 일단 다 볼까? 하고. 그래서 부동산 어플 필터링을 '원룸' 한정에서 모든 매물로 변경했다. 그리고 그 매물을 찾았다. 보증금 300. 월세 관리비 포함 35. 그리고 내가 가장 워너비했던 위치에 있는 집. 조금 작아보였지만 구조는 좋아 보였다. 분리형이라 지금 가계약한 오피스텔보다 활용도도 좋아 보였다. 무려 새벽 두 시 반에 나는 부동산에 문자를 보냈다. 즉시 입주를 희망한다면서.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매물은 고작 이틀 전에 올라와 있었다. 그동안 내가 '원룸'으로 검색해서 보이지 않았던 건물. (나중에 알고보니 이 건물이 원룸이 아닌 다가구주택으로 되어 있어서 원룸 필터링에 의해 제외된 거였다.) 내가 집을 보고 계약을 하기로 한 다음날인 21일 토요일에 집을 보러 오겠다고 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너무 긴장됐다. 만약에 다른 사람에게 이 집을 빼앗기면 어쩌지 하고. 다른 부동산에도 전화를 해보니 이 건물에 매물이라고는 이 것 하나 뿐이었다. 마음이 급했다. 퇴근하고 바로 달려갔다. 그리고 집을 봤다. 실제로 본 집은 훨씬 깨끗하고 아늑했다. 건물 외관에 비해서 안은 연식이 좀 있어 보였지만 깔끔하고 깨끗했다. 창문도 이중창 샷시고, 중문도 있고, 베란다도 있고 세탁기도 통돌이!!! 다 좋았다. 욕실도 이정도면 좋았다. 무엇보다 위치가 가장 좋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이 좋아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래 살아야 할 집인데 뒤늦게 하자를 발견하는 실수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갔다. 1. 집의 구조 : 방. 주방. 화장실. 베란다 2. 창문의 방향 : 방의 창문은 남동, 베란다 창문은 북동. 하루 종일 밝고 햇빛이 잘 든다. 바란도 잘

이사갈 집 인터리어 구상 중에 엄청난 매물을 찾았다

옆 집에 무서운 남녀와 개가 살지만, 그래도 별달리 더 나은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고 계약한 집의 인테리어를 구상하고 있었다. 휴대폰 어플로 실측한 도면을 그리고 펜으로 인테리어를 구상하던 도중, 아주 우연히 엄청난 매물을 찾았다. 7평 정도의 완벽한 매물. 분리형에 베란다도 있고 방도 네모 반듯. 그리고 1층같은 2층! 위치도 내가 딱 살고 싶었던 동네였다. 이거다!!!!

충격과 공포의 실측

워낙에 무엇이든 계획대로 하는 걸 좋아한다. 전에 살던 빌라에 입주할 때도 그랬고 주거지를 바꿀 때마다 미리 실측을 하고 물건을 넣을 것을 계획해서 이사를 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러려고 했다. 미리 실측을 해야 집 사이즈를 보고 물건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퇴근하자마자 실측을 하러 달려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전히 커다란 집이었다. 실측을 해보니 실로 더 크더라. 실 평수만 15평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실측을 한다고 한시간쯤 있어보니 이 집의 문제점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1. 창문 밖의 1층 주택에서 냄새가 올라온다. 2. 물 소리가 들리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옆집 싱크대 소리였다. 3. 위 층에서 쿵쿵하고 걸어다니는 소리가 난다. 4. 중문이 없고 복도식이라서 복도에서 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린다. 5. 집 주인을 마주쳤는데 집 주인이 불편한 점들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말만 하면서 2년 계약하라고 꼬신다. 6. 옆집에 개가 산다. 놀랍게도 집주인과 이야기를 한다고 서 있지 않았으면 못 보았을텐데, 옆집에 개가 살더라. 개는 짖는다. 짖으니까 개지. 그럼 높은 확률로 여기서 살면 개짖는 소리에 괴로워질 것 같았다. 가뜩이나 방음도 잘 안되는데.... 7. 이것은 차후에 안 사실이지만, 집 주인이 바로 옆집에 산다. 내가 가계약한 집이 204호인데, 집 주인이 205호에 사는 끔찍. 극혐. 아무튼 그래도 별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에 실측을 했다. 실측한 수치를 토대로 평면도를 그렸다. 평면도를 그리니까 더 더욱 집이 컸다. 이 넓은 집에 무엇을 넣을까 노트펜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계산을 해 보았는데 나는 이미 지금 거주지로 이사를 오면서 짐을 한트럭은 내다 버려서 이 넓은 집을 채울 것이 없었다. 그리고 사실 이 넓은 집을 채우기 위해서 억지로 돈을 쓰고 싶지도 않았고.. 예전의 나라면 모르겠는데 지금의 나는 나름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어서 억지로 꾸역꾸역 가구를 들일 생각도 없었다. 집이

이사할 집 구하기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스트레스도 스트레스거니와 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에 휴대폰으로 새벽까지 부동산 매물을 보고 있었다. 대략적으로 추린 지역은 회사에서 가까운 수영, 광안, 민락 인근. 또는 동래. 또는 온천천에서 가까운 안락동. 일단 친구의 '별장'이 안락동에 있어서 저녁에 온천천을 거닐 수 있다는 것이 꽤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친구의 집에서 이틀을 묵어 본 결과 이 건물은 너무 방음이 되지 않는다. 방음이 잘 되는 집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안락동에는 원룸이 많지 않다보니 딱히 부동산 어플에도 매물이 잘 없었고, 그 위쪽인 명장도 비싸기만 했다. 결국 다시 수영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매물을 살피다가 지난 번 매물을 보고 집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눈 앞에서 놓쳤던 넓은 원룸(오피스텔)을 보러 가기로 했다.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내 집이 없으니 이렇게도 서럽고 불안하구나... 저녁 일곱시 퇴근을 하고, 수영으로 걸었다. 회사와 수영은 가까워서 걸어서도 30분 안에 수영의 약속 장소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시간은 많지 않았고 나는 되도록 빨리 나의 공간을 구해서 편히 쉬고 싶었다. 기존의 내 공간을 처분한 것에 대해서 깊히 후회했지만, 사실 그 집도 그렇게 좋은 집은 아니었고 단점이 있었던 집이었기 때문에 이 참에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간다는 마음으로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부동산의 공인중개사는 가장 먼저 내가 어플에서 보았던 집을 보여주었다. 공인중개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곳으로부터 시작해서 저녁 7시 반에 시작한 집 보기는 밤 11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사실 좀 더 마음에 여유를 두고 집을 구해도 좋았을텐데 그때의 나는 뭐가 그렇게 마음이 급했는지 모르겠다. 집을 총 13곳을 보았다. 방문한 곳은 더 있었는데, 그 사이에 집이 나가버리는 바람에 현관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수영의 현재 시세는 보증금 300에 월세 관리비 포함 40 정도다. 뭐, 35

갈 곳은 없지만 족발은 맛있어.

쫓겨나다시피 나와 갈 곳이 없어진 나에게 친구는 자신의 별장같은 원룸에 일주일 간 머무를 수 있게 해주었다. 친구 집이 따로 있기 때문에 별장이지, 사실 그냥 평범한 원룸이다. 역시 친구밖에 없다. XX친구! 밥도 제대로 못먹고 나온 나를 위해 친구가 시켜 준 족발 쌀롱. 갈 곳은 없지만 족발은 맛있었다.

갑자기 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나름 애착을 가지고 노력을 하면서 열심히 해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다. 305호를 뒤로 하고 나온 뒤로 이런 저런 고난이 많았지만, 나의 가치를 다시 무너뜨리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충격이 컸다. 더 이 곳에 있다가는 나는 또 부숴져버릴 것 같아서 서둘러 나왔다. '집'은 더이상 '집'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은 친구에게 연락해서 친구가 별장처럼 쓰는 원룸으로 왔다. 이제 어디로 가지.

이사 준비 시작

갑작스럽게 살던 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사실 기존의 집을 정리하고 이 곳으로 온 이유는 그 수많은 불편을 감수하고서도 좋은 미래를 위해서는 그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주변에서 아무리 반대를 해도 나는 이 관계에 대해서 나 스스로가 선택한만큼 끝까지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운동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 샤워를 마음 편히 할 수 없는 상황, 피곤할 때 마음껏 쉬지 못하는 상황, 주말을 모두 반납하는 것은 물론 쉬는 날까지 모두 반납해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서도 버티고 버텨왔던 것 같다. 아주 예전에 우울증이 심했을 때 더는 호구짓을 하고 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사람이 변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이 호의를 베풀면 둘리로 보고 호구 취급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지 모르겠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데, 어쩌면 내 앞에도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올해에는 자격증을 따고 블로그 이전도 모두 마치고 나름 상큼하게 내년 2020년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다 수포로 돌아갔다. 글쎄. 뭐가 문제인지는 명확하다. 당사자가 그것을 깨닫고 반성을 하더라도 내게 빈말이라도 사과를 건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이 상황은 바뀌지 않겠지. 갑작스럽게 살던 집에서 나오게 됨으로써, 급한대로 친구의 '별장'같은 용도의 원룸에 묵게 되었다. 일주일정도 묵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지만, 남의 집에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만은 없기 때문에 본격적인 집구하기가 시작됐다.

추석 연휴 첫째날의 쓸데없는 이야기들

추석 연휴의 첫째날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명절에 집에 가지 않게 되었다. 언제까지는 눈치를 보며 다른 일이 바빠 못 간다고 둘러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가지 않는다'라고 말하게 됐다. 엄마는 내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알고 있기에 마음에 들지 않으시는 것 같지만 그래도 와야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명절인데 와야하는거 아니냐고 바른 소리를 하던 언니도 별 연락이 없고, 남동생도 조용하다. 여동생이야 원래 나만큼 자기도 잘 안가던 녀석이니 나한테 뭐라 할 입장이 아니겠지. 지난 주말에 있었던 BIC 행사는 무척 의미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즐거운 마음만으로 거길 가지는 않았지만. 어찌됐든 결말은 즐겁고 재밌게, 그리고 자극받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던 것은 맞다. 서울에서 온 개발자 '아이작'과 친구 먹기로 했다. 전날 해수욕장에서 비공식 네트워킹 모임을 하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름을 들으니 작년 BIC에서 만났던 게 기억났다.​ 그는 작년에 스스로를 '이삭토스트'라고 소개했었다. 작년의 게임은 잘 안되었다고 했다. 붙임성이 참 좋은 친구인데 올해에도 여전했다. 올해는 '레플리카'부스를 돕고 있었다. 일요일에 행사장에 가서 다시 만나니 반가워하며 친구니까 반말하자고 하더라. 겁나 유쾌한 친구임. 일요일 행사가 끝나고 개발자들 파티가 있었는데, 행사장이 너무 비좁았다. 여러분들이 없는 자리지만 들어와 앉으라고 말해주셨는데, 당시에 일행이 다섯명 정도여서 좀 애매했다. 그래서 하대표님과 함께 근처 자주가는 치킨집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치킨집에서 치킨을 과연 몇마리를 먹었는가! 사진은 맨 처음 나온 닭 이후엔 없다. 폭풍흡입!! 이후는 파티장에서 일찍 나오신 교수님이 합류하셔서 이야기를 더 하다가 매직큐브 사무실로 갔다. 거기에서 정말 리얼 쓸데없는 이야기를 새벽 세시 넘어서까지 한 것 같다. 조대표님이 이만 가자고 안했으면 밤을 샜을지도 모른다. 정말 영양가라고는 1도 없는 순수 잡담이 오

군장대교 산책

저녁. 보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며 하염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다리를 훌쩍 건너 버렸다. 하룻밤 사이에 오작교를 건너는 견우와 직녀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언제 여기까지 왔지.

고향으로 가는 길

명절에 집에 가지 않은지 꽤 되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집에 가 보았다. 떠나온 지가 오래 되어서 기억이 잊혀졌다보니, 어쩌면 좋을지도 모른다는, 이제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마음 한 편에 있었다.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휴게소에서 사먹은 핫바. 별로 맛이 없었다. 지금의 고향집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풍경. 내가 기억하는 옛날 우리 집.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좋았던 기억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집. 생각보다 일찍 집에 도착한 김에 고향 거리를 걸어본다. 변한듯 그대로다. 

도서 '프로그래밍 면접 이렇게 준비한다' 리뷰

지난번에 받고 싶어서 신청했었는데, 그때는 엑셀 책을 보내주시더니 드디어 9월에 이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 (물론 때마침 DB를 작업할 때라서 엑셀 책도 매우 유용하게 잘 썼다) 구직 준비 중인 프로그래머를 위한 바이블, '프로그래밍 면접 이렇게 준비한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책의 두께가 꽤 되는데 페이지 종이도 얇다. 무려 568페이지의 무시무시한 분량을 가진 책이다. 책 크기가 다른 기술서들처럼 너무 크지 않고 적당히 소설책 크기라 두께가 좀 있지만 들고 다니면서 틈틈이 볼만하다. 앞표지에는 무언가 에폭시 인쇄 같은 반짝이는 양각 인쇄가 되어 있는데, 잘 보이지 않아서 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코드 같기도 하고... 사원증 목걸이가 그려진 흰색 표지가 깔끔하고 단정하다. 침대 위에 막 굴리지 말고 단정하게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는 자세로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으로 생겼다. 한편으로는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합격과 함께 저 사원증을 목에 걸 기대를 하고 있을 테니 독자의 마음을 꿰뚫는 디자인의 표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앞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책은 몇 달 전부터 공부하듯이 꾸준히 보면 좋을 책이다. 단순히 뭐의 답은 뭐라고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것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이해하고 대답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단순히 프로그래밍 면접에 대한 기술 내용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접근법, 입사지원 절차, 전화 예비 면접, 기술과 무관한 질문에 대한 답까지 수록하고 있다. 심지어 이력서 쓰는 방법까지 다루고 있다. 다루는 구성은 신입 프로그래머를 위해서도 쓸 수 있다고 싶지만, 막상 파고 들어보면 그 내용은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이직을 준비하는 경력자에게 더 맞아 보인다. 일단 작은 회사에서는 이 정도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신입 구직자를 찾기 보다 이런 수준의 질문을 할 수 있는 경력자도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결과

도서 '미남당 사건수첩' with 밀리의 서재

그러고보니 '밀리의 서재'에서 처음 완독한 책이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가 아니었다. 읽은 책들이랑 서재를 둘러보다가 보니 이 책이 보였다. 진작에 이미 다 읽은 책이다. 천재 여동생과 그만큼 머리 좋은 전직 프로파일러가 박수무당 행세를 하면서 사건을 쫓는 이야기다. 무릎도 닿기 전에 모든 것을 알아챈다는 미남당 박수무당은 사실은 심부름센터와 FBI도 울고가는 천재 해커 여동생의 도움으로 예약한 고객의 뒷조사를 해서 먹고 산다. 그런 그가 어쩌다보니 최순실도 울고 갈 큰 손에 엮여서 온갖 고생을 하다가 결국 감좋은 경찰과 연합(?)하여 범인을 잡는다는 소설이다. 문체가 맛깔스럽고 진행도 빠른편이라 쉽게 읽어내려간다. 재미있었다. 시리즈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직 프로파일러인 그가 왜 '재벌'과 엮이려고 하는지, 동기부여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는 하다.

도서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서메리' with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완독한 책.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다. 작가는 평범한 사무직 5년 차 직원이 회사를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독립하여 밥 벌어먹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해당 이야기들은 작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merryseo/51)에서도 읽어볼 수 있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고 기술 하나 없던 사무직원이 프리랜서를 결심하고 회사를 나와서 공백기를 거친 후, 이제 조금 안정적으로 살고 있는 이야기. 작가의 말마따나 퇴사를 한다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 이후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말해준 책들은 전무했다. 다들 퇴사를 하고 난 뒤, 하고 싶은 일을 했다고 하지만 그 이후에 다시 회사로 돌아간 것인지 어떻게들 살고 있는 것인지, 경제적으로는 괜찮은지 알려주는 책은 어디에도 없었다. 회사에서 나름 잘 적응하고 있고, 굳이 따지자면 회사 체질인 나는 '사람'을 힘들어한다. 호의를 베풀어도 통수만 돌아오니 도통 마음을 열고 누군가를 믿을 수가 없다. 표지의 일러스트 덕분에 별 생각없이 골랐던 책은 너무나 평범하여 진도가 잘 나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결국 궁금하여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작가의 연재력을 보면서 나도 브런치 연재를 좀 꾸준히 할 걸이라고 생각을 하긴 했다. 굳이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위로가 되는 말들이 많았던 책. "이렇게 체질에 맞지 않는 공간에 갇혀 있는 한 언제까지고 이 괴로움을 월급으로 마취시키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우중충한 기분을 감춘 채 좋은 아침이라고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 안녕한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의 안녕을 물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 대가로 매달 25일 들어오던 월급을 포기한 기분은 뭐랄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옥스퍼드 영영 사전에 수록된 편견 Prejudice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