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에게 삼켜진 아버지와 괴물을 삼킨 아이의 이야기. 몸값을 위해서 납치한 아이를 키우게 된 다섯명의 아빠들. 자기들과는 다르게 아이를 키우고 싶었던, 그래서 화이의 어학연수를 준비했던 아빠, 진성. 화이가 진실을 알게 되었을때, 순순히 그의 손에 목숨을 내어준 인물. 낳은정보다는 기른정! 화이가 자신들을 죽이려고 한 순간까지도 그의 목숨이 최우선이었던 아빠 기태. 결국 마지막까지도 화이를 위해 스스로 목숨의 끈을 잡았던 손을 놓아버리는 인물. 그냥 사람 못죽인 것 같아서 안달난 것 같은 아빠, 동범. 얘는 뭐 할 말이 없습니다. '한 방에 못 죽이면 니가 죽는다' 훈육은 확실하게, 벌은 따끔하게 주는 아빠, 범수. 자신의 손으로 길러준 아빠들을 죽일 수 없었던 화이는 나름 머리를 써서 그들을 없애기는 하는데. 그들은 분명 악인임에도 화이를 중심으로 한 그들은 '악인'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바로 그들이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반듯하고 옳은 삶을 살며 자식을 키우지는 않는다. 가정폭력이 있는 경우는 흔하고, 아버지가 범죄자인 경우도 있다. 영화 속 아버지들은 분명 악인이 분명함에도 차마 무조건 아버지들을 욕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화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괴물이 보인다는 화이에게 괴물을 보이지 않게 해주겠다던 아빠 석태. 자신도 괴물이 보였었지만, 스스로 괴물이 되어 버리니 더 이상 괴물이 보이지 않았다던 석태. 그는 그저 괴물에게 삼켜진 인물이다. 포스터에 있는 화이의 질문, "아버지, 왜 절 키우신거에요?" 라는 말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부분이었던듯. 가지고 싶던 것을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짐으로써 소유욕을 채우고, 화이에게도 특별한 소유욕을 내비쳤던 그. 아빠 석태는 소시오패스적 성향을 가진 '마음'이 비어있던 불쌍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