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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10의 게시물 표시

영화 의형제

강동원의 재발견이랄까. 이 전에 강동원을 스크린에서 본 것이 [전우치]라서 그의 생기발랄하고 장난기 가득한 눈웃음에 익숙해 있었는데, 의형제의 그는 이웃집 개망나니(?)에서 순진한 옆집 총각 느낌이었다. 전작 전우치에 비해 좀 더 인간적인면과 감싸주고 싶은 초식남 이미지로 나타난 그를 보자. 불필요한 살인을 꺼리고 모든 사람에게 인간적으로 대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남파공작원. 이른바 간첩이니 초식남이라고 말하는 건 어렵다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의 그는 가족을 그리워 하고 강한척 하지만 여리고 순수한 청년으로 영화 내내 간첩이라는 그의 설정에도 불구하고 애처로운 느낌을 갖게 만든다. 처음엔 무조건 간첩이니 잡아야한다, 북한은 적이다를 외치던 송강호가 그와 함께 지내면서 인간적으로,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기대했던 만큼의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인정미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어색하지 않게 녹아들어 있는 웃음코드가  동반하며 빠른 흐름을 가지고 있어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냉장고를 여는 송강호의 엉덩이씬은 정말 너무나도 인상 깊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웃음코드로 긴장감을 녹여주는 듯 하지만 그 주제만큼 결코 가볍지 않게 연출 된 영화다. 이미지 변신보다는 늘 익숙한 캐릭터를 더 다듬고 더 녹여내 나타 난 송강호와 전작과 상반되지만 매력넘치는 간첩총각 이미지로 나타 난 강동원의 영화. 겉보다는 그 내면과 진심에 무게를 두는 휴먼드라마. 다만, 사람을 너무 쓸데없이 죽여대는 느낌이 없지 않아서 그 점이 좀 안타까웠다.

부산 남포동 돌고래집 순두부

남포동에 놀러 갔다가 맛집에 가보자꾸나 하고 [돌고래집]에 갔습니다. 순두부로 유명한 식당인데, 2층 건물의 2층에 있습니다. 올라가는 계단은 비좁지만, 막상 들어가면 꽤 넓고 편해요. 그런데 사실 이쪽 거리가 복잡해서 지도가지고 찾기는 조금 힘듭니다. 그래도 오래되고 유명하니까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금방 찾을 수 있을겁니다. 순두부 정식. 3천원. 먹다가 찍어서 죄송합니다. 작은 순두부와 밥과 반찬이 나오는데, 미역 냉국이 입맛 돌게 맛있습니다. 순두부는 달착매콤한 것이 묘한 맛인데 맛있어요. 저렴하고 맛있어서 좋네요. 서양식 외식에 질려서 엄마밥을 먹어보고 싶은 사람은 한번쯤 가봐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서면 콩불

부산 서면에 콩불이 생겼다. 물론 생긴지는 조금 되었는데 영 귀찮기도 하고, 고기볶음이라 하면 으레 국물이 옷에 튀길까 피하는 편이라 안 갔던 것도 있다. 어느날은 오리가 저녁으로 여기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와봤다. 대표메뉴인 콩불은 2인분 이상으로, 솔로는 절대 식사를 할 수 없는 가게였다. 요즘 솔로 외면하는 가게들이 많아져서 안타깝지만, 난 솔로가 아니니까 관계는 없다. 아무튼 5천원으로 저렴한 식사였지만, 벽의 캐릭터 그림이 말해주듯 콩나물 속에 고기 심은 요리다. 벽에는 콩나물 속에 고기랑 오징어가 나란히 있는 캐릭터 그림이 있었는데, 오리가 벽의 캐릭터 그림을 보면서 자사에서도 인정을 하는 게 아닐까라며 웃었다. 그래도 뭐 고기가 그렇게 적은 건 아니니까 실망하지는 말자. 기본상. 철판에 고기와 콩나물과 떡이 어우러져 실려 나오고, 큰 그릇에 국과 밥이 나온다. 국과 밥을 각자 앞에 있는 공기와 국그릇에 덜어 먹으면 된다. 덮어놓고 먹다보면 볶음밥을 못 먹으니까 양 조절하면서 조심조심 먹어야 한다. 직원 말이 저 중에서 1/3은 남겨야 밥을 볶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콩나물이 익어서 야들야들해지면, 고기와 같이 집어 먹으면 된다. 매콤하면서 달착한 볶음소스가 꽤 마음에 든다. 고기는 삼겹살.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이 물컵. 컵 속에 저런 걸 어떻게 넣었는 가는 모르겠지만, 잘 보이지 않는 물컵 속에까지 로고를 새겨 넣는 꼼꼼함이 눈에 띄었다.

군산 새만금 - 도미회

사실 바닷가인 부산에 살지만 이래저래 부산보다는 고향인 장항이 해산물 먹기는 덜 부담스러운 것도 있다. 설날에 집에 갔을 때, 식구들과 군산 새만금에 가서 도미회~~~! 옆에 해산물은 서비스. 사실 엄마가 횟집 하실때도 도미는 비싸니까 잘 안 썰어줬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었다. 회 한 접시에 감동하는 나.

부산 기장 흙시루

가끔 엄마가 해준 밥이 그립다면, 기장 흙시루에 갑니다.^^ 오리와 저는 시골밥상 2인상. 개인적으로 차 없으면 가기 귀찮은 곳이라서 잘 안가지만 말이죠. 손님이 많아서 직원들이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지만, 밥이 맛있으니 봐드립니다. 근데 요즘엔 그닥 예전같지 않더라구요. 신 메뉴인 오리요리에 공을 들여서인지 시골밥상은 찬밥 취급? 그래도 옆 테이블에서 오리 먹는 걸 보니, 밥이 나았어요. ㅋㅋ 기본이 나옵니다. 숭늉과 입가심용 반찬들. 말그대로 밥상이지만, 혼자 자취하는 저는 은근 이런 것도 그리워요. 정갈하고 좋지만, 예전에 비해서 음식맛이 정성스럽지 않아서 그건 참 아쉬웠습니다.

영화 청담보살

고등학교 때까지는 타로카드를 자주 보았던 것 같다. 아마도 우연히 잡지의 부록으로 받은 타로카드도 한 몫을 했고, 아버지가 철학을 하시는 것도 한 이유였을 것 같다. 원체 신기하고 특이한 것을 좋아하고 별 것 아닌 것에 의미 부여하는 것 좋아하고, 남들하고 다른 것에 열광하던 녀석이라 아버지가 하시는 철학에 꽤 관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기가 약하다는 소릴 자주 들었고, 그 약한 기 때문인지 헛것에 지속적으로 시달려 왔지만, 단 한 번도 스스로 점 집에 가본 적 없는 의심 많은 녀석. 정말로 신기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째서인지 타로카드 점이 너무 잘 맞아서 오죽하면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가 '동창식에서 점쟁이로 만나지는 말자.'라고 하였었지. 그 말이 계기가 되어서 타로는 무슨 일이 생기지 않으면 만지지 않게 되었다. 아버지에게 배운 철학도 더 깊이 파고 들지 않고, 더 이상은 사람들 앞에서 '점을 볼 줄 안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아, 그러고보니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는 아버지께 궁합을 봐달라 한 적이 있었다. 아빠는 둘이 잘 맞지만, 오빠가 조금 손해라는 결과를 말씀해주셨는데 지금 봐도 확실히 남자친구가 늘 내게 져주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영화의 끝에서 박예진의 말처럼, 운명의 상대 같은 건, 찾아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샌가 주변에 와 있는 것 같다. 내가 너무 너무 좋아해서 쫓아서 부산까지 내려온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게 알바생이 지금 나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것처럼. 가장 힘들고 기댈 곳 없고 말 하고 싶은 것 많을 때 찾는 게 점이고 점술사이면서, 필요하지 않을 때는 '점쟁이'라고 여지없이 깍여 나가는 그들. 나도 아무리 돈 많이 벌어도 그런 취급 받고 싶지는 않아서 일찌감치 손 뗀 것도 있다. 영화는 그런 점도 비꼬아주어서 기뻤다. 아무리 용한 점쟁이라도, 그들은 말한다. ' 중계자이자 조언자일 뿐이다'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와인 선물 받았습니당~~~♡♡

오늘은 사랑하는 노강님을 사랑하는 오리와 함께 만나서 갓파스시에 갔습니다. 지난번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던 실장님이 함께 오시지 않아서 조금 안타까웠어요. 같이 오실 줄 알고 직원한테 일부러 '네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흑..ㅡㅜ 노강님께 의외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꺄악-! 와인입니다!! 이태리의 스위트 와인 카사블랑카!! 알고는 있지만 평소엔 손대기 참 고민되는 가격인데, 무려 두병이나 선물 받았어요. 받은 순간, 설마 얼굴에 지나치게 좋아하는 게 티나지 않았을까 모르겠어요. 설날엔 술만 마시겠네요. 와하하하하-- 점심 먹고 내려오는 길에 오리가 와인을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다행히 무사히 왔답니다. 떨어뜨린 순간 내 가슴은 철렁- 아 너무 행복합니다. 와인을 접하고 나서 선물을 받아보는 건 처음이에요. 감동입니다 ㅠㅠ 다만 오리가 뽑고 제가 생색낸 열쇠고리밖에 못드려서 좀 서글프네요. 흑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