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의 재발견이랄까. 이 전에 강동원을 스크린에서 본 것이 [전우치]라서 그의 생기발랄하고 장난기 가득한 눈웃음에 익숙해 있었는데, 의형제의 그는 이웃집 개망나니(?)에서 순진한 옆집 총각 느낌이었다. 전작 전우치에 비해 좀 더 인간적인면과 감싸주고 싶은 초식남 이미지로 나타난 그를 보자. 불필요한 살인을 꺼리고 모든 사람에게 인간적으로 대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남파공작원. 이른바 간첩이니 초식남이라고 말하는 건 어렵다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의 그는 가족을 그리워 하고 강한척 하지만 여리고 순수한 청년으로 영화 내내 간첩이라는 그의 설정에도 불구하고 애처로운 느낌을 갖게 만든다. 처음엔 무조건 간첩이니 잡아야한다, 북한은 적이다를 외치던 송강호가 그와 함께 지내면서 인간적으로,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기대했던 만큼의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인정미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어색하지 않게 녹아들어 있는 웃음코드가 동반하며 빠른 흐름을 가지고 있어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냉장고를 여는 송강호의 엉덩이씬은 정말 너무나도 인상 깊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웃음코드로 긴장감을 녹여주는 듯 하지만 그 주제만큼 결코 가볍지 않게 연출 된 영화다. 이미지 변신보다는 늘 익숙한 캐릭터를 더 다듬고 더 녹여내 나타 난 송강호와 전작과 상반되지만 매력넘치는 간첩총각 이미지로 나타 난 강동원의 영화. 겉보다는 그 내면과 진심에 무게를 두는 휴먼드라마. 다만, 사람을 너무 쓸데없이 죽여대는 느낌이 없지 않아서 그 점이 좀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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