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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09의 게시물 표시

연말 저녁

09년의 마지막 날. 연말이지만, 오리가 바빠서 혼자서 집에 앉아서 그림이나 그리고 있었습니다. 저녁도 조촐하게 냉장고에 있던 것을 꺼내서 다 볶아 버렸어요. 제일 만만한 소세지 야채볶음. 소세지는 이제 없습니다. ㅡㅜ... 소세지 야채볶음하고 남은 소시지를 썰어 넣고 굴소스랑 버무려서 삶은 당면이랑 볶은 것. 이름을 뭘로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잡채?! 아무튼 생각보다 저거 맛있었어요. 소세지는 없지만 버섯이나 피망이라도 넣고 한번 더 해먹야지. 맛있는 당면. 생각보다 맛있었지만, 연말에는 원래 멋진 걸 먹어줘야 하는데 ㅡㅜ... 제야의 종소리도 못듣고 그림만 그렸어요. 물론 와인은 두 병이나 마셨지만.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 내가 뭘 본 거지?

한심한 박사와 줏대없는 악마의 정신산만한 이야기 랄까. 영화 끝나고 나서 남자친구는 " 나의 세시간이!! " 하면서 억울해 했고, 나는 멍- 때렸다. '이게 뭐지?' 고인에게 실례겠지만, 히스레저의 유작은 '다크나이트'였던 게 더 나을뻔했다. 물론, 히스레저의 부재에도 자연스럽게 4인 1역으로 끌어 온 훌륭한 배우들은 칭찬하겠지만. 아바타를 본 이후라서 안습이지만, 그래도 좋은 영상을 담아 낸 영화다. 별 두개 중 하나는 그 영상미, 다른 하나는 배우다. 아바타가 3D 애니메이션 같은 영화였다면, 상상극장은 이름하고 어울리는 동화책같은 영화다. 물론 영상의 이야기다. 스토리도 물론 동화책 같은 이야기로 펼쳐 가려고 한 것 같은데, 판타지로 하기에는 일전에 내가 보았던 책읽는 남자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지 않나 싶다. 누구 말대로 예고편이 영화의 전부인 영화였다. 나름 뭔가 철학적인 메세지를 담으려고 했는데, 실패한 것 같다. 인간은 끝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그 선택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건 나도 동의하는데, 그 것 외에는 대체 감독이 말하려는 게 뭔지를 알 수가 없다. 왜 저 놈의 줏대없는 악마놈은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박사랑 ' 우리는 절친입니다~' 분위기를 내는 건지. 4인의 배우가 너무나도 아까운 영화였다. 정말. 아까웠다. 일당 백의 주연급 배우를 네명이나 데려다놓고도 이 정도라니. 설마 엄친딸 여배우 스크린 데뷔를 위해 돈장난을 친 건 아니겠지. 실망스러운 스토리. 실망스러운 연출. 예고편 보고 기대를 했고, 영화를 보는 내내 이해해보려고 도통 노력을 했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영화였다. 그냥 들쭉날쭉한 상상을 조금 엿본 것 같은 그정도의 느낌.

영화 셜록 홈즈

빠져드는 화면, 움직이는 셜록홈즈로 빠져 들어 보자. 오늘 본 영화는 [셜록 홈즈]다. 사실 난 [명탐정 코난]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았지만, 셜록홈즈 소설을 다 읽지는 않았다. 남자친구는 신기하게도 책 읽는 걸 못봤는데, 대강의 구도과 등장인물을 다 꽤고 있더라. 눈을 뗄 수 없는 엄청난 박력과 훌륭한 그래픽과 사운드의 조합은 절대 아니다. 스케일이 크지만, 이제까지의 개봉영화들에 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최근에 보아 온 영화들과 다른 점이 있다. 그건 바로 '시점'이다. 내가 G8,9라는 중심자리에 앉아 있어서였는지는 모르겠다. 화면은 마치 나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입체 화면이 아닐 뿐, 내가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시점으로 촬여되어 있었다. 마치 화면에 쏙-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 스토리가 순식간에 진행되는 점이 있었지만, 전혀 모르는 나도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았고 캐릭터들의 웃기려고 한 것 같지만, 그닥 웃기지 않았던 개그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높게 산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게 하는 그 '시점' 때문이다. 스토리도 무난했고, 등장인물들 연기도 무난했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준 영화는 아니지만, 대체 뭐가 어떻게 되가는 건지 벙찌지 않도록, 지루하지 않게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설명을 곁들인 영화. 재밌었다. 정말. 그런데 어째서인지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은 국내 영화나 국외영화나 후편의 아쉬움을 남긴다. 뭐, 속편도 재미있기만 하다면야 나는 좋지만. 내일은 기대작인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을 보러 갈 예정이다.

영화 전우치

암컷 크리티컬!!! 분명 이 영화를 본 사람은 저 위의 말이 쌩뚱맞은 헛소리가 아니란 걸 이해해 주리라고 믿는다. 강동원의 장난기 가득한 연기가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전우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데도 이야기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 피리 따위는 신선들 준다더니만, 언젠가부터 갑자기 피리에 눈독을 들이는 요괴도사놈. 내 그럴 줄 알았지. 마치 구운몽을 보는 듯한 영화 흐름이 익살스러운 강동원의 연기와 어우러지고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상황 연출이 웃음을 자아낸다. 고상한 외모에 몸개그를 마다하지 않는 염정아의 연기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신선이면서 중에 무당에 신부를 하고 있는 세 신선도 난감하면서 재미있었다. 처음부터 저러려고 세 명이었나 하는 것도 있고, 휴대전화로 주문 외우는 건 정말 재미있었다. 혹자는 강동원 외모로 팔아먹은 게 아닌가 싶은데, 난 강동원이었기 때문에 잘 해냈다고 본다. 영화속의 전우치와 강동원은 정말 한 사람 같았다. 알고보니 요괴도사가 아니라 그 처자가 신선이었다는 점도 좀 의외스럽고. 앞 일을 내다보는 전우치 스승은 그렇다치고, 무당의 등장은 꼭 필요했던 건 아닌 것도 같다. 결국 무당의 정체도 밝혀지지 않았고, 바람같이 사라진 전우치 스승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으니까. 오리는 마치 속편을 노리는 것 같다고 했지만, 과연 이 기반으로 어떤 속편을 만들 수 있을까? 어쩌면 비범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지. 아무튼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나는 시나리오 같은 걸 안써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했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끌어가는 건 어려우니까. 모처럼 재미있었다.

영화 아바타

아름답고 웅장한, 동화같은 그래픽의 영화 아바타. 12월 16일 수요일 개봉하자마자 보러갔다. 사실 예고편 보고 '로맨스는 포기할 수 없었는가 보네' 하고 웃었는데, 괭장히 흐름이 빠르면서도 억지스럽지 않은 두 남녀의 애정전선이 신기할 정도였다. 하여간 이 감독은 '급행열차 러브(?)'를 찍는 데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급행임에도 전혀 억지스럽지 않달까. 배우들 연기도 잘된 것 같았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고, 그들이 그렇게 행동할 필연적 이유가 있었다. 다만, 관객이 그렇게 느낀만큼 영화는 너무 예상대로 진행이 되었다. 정말이지 이런 점은 올해 본 영화들은 하나같이 너무 친절한 것 같다니까. 대부분이 특수효과일 수 밖에 없을텐데도 위화감 없는 그 영상에 그저 감탄, 또 감탄했다. 나비족 마을과 판도라 행성의 그림같은 영상에선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건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사실 스토리가 좀 애니메이션 같긴 했다. 대놓고 뻔한 권선징악같은 느낌. 중요한 건, 뻔히 보이는 데도 눈을 뗄 수가 없는 그 흐름이다. 이건 마치, 결말은 어차피 '4주후에 봅시다'가 되더라도 둘이 지지고 볶는 것을 지켜보고야 마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과 같은 거다. 빤한 데도 눈을 돌릴 수가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눈으로 직접 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그 영상에서 이 영화는 충분히 대단하지 않은가 싶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다.

[와인] 모스카토 다스티들

이마트 와인 세일 소리를 듣고 가보았습니다. 친절한 직원님이 문자로 20% 세일한다고 쏴주셔서요. 사상 이마트 직원이 쏴주셨지만, 문현 이마트로 갔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사상 이마트도 들러봐야 겠어요. 연말까지 한다고 그랬고, 매장마다 규모가 조금씩 다르니까 요. 물론 행사 상품은 어딜가나 다 똑같겠지만, 그래도 종류가 많은만큼 사상 이마트에서 대박을 건질지도 모르잖아요. 샹볼뮈지니나 샤또 딸보가 참 탐스런 가격대로 나와있었지만, 집에 와인이 많기도 하고, 왠지 저런 와인은 최고의 빈티지로 먹어줘야 할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그렇게해서 모셔 온 네 병의 와인들. 한 병은 보르도 스타일, 세 병은 부르고뉴 스타일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두 병은 높은 등급, 두 병은 보통 등급입니다. 자주 마시는 두에그라디가 보이지요? 모스카토 다시티라는게 사실 거기서 거기인 맛이고, 대체적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 맛이기는 한데 너무 달고 스파클링한 와인은 비싼 돈 주고 주스 마시는 기분이라 꺼리는 사람도 있어요. 오늘 마트의 어느 부부도 시음 후에 그런 말을 하면서 안 사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콰트로와 두에그라디는 스파클링의 차이만 제외하면 거의 비슷했습니다. 콰트로 아직 오픈 안했지만, 시음해봤거든요. 독특하게 보르도 스타일의 병 모양을 차용한 - 두게쎄리아 모스카토 다스티. 가격은 할인 받아서 15,000원. 독특한 게 일반적으로 빈티지가 없는 스파클링 와인들과 달리 빈티지를 가지고 있다. 안 마셔봐서 모르겠지만, 이마트 입점한 것도 최근이라고 한다. 수입업자도 [(주) 길진 인터네셔널]이다. 이마트 직원도 아직 못마셔봤다고 한다. 발레벨보 모스카토 다스티. 반가운 레뱅드매일의 알아주는 발레벨보 DOCG등급 모스카토 다스티. 위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와인이다. 알콜은 5.5도. 발비와 묘하게 헷갈리는 이름이다. 가격은 할인받아 15,000원. 콰트로 모스카토 다스티. 당도로 치면 두에그라디보다는 덜 달고, 스파클링도 약한 편이

연산동 갓파스시

2009년 12월 17일 목요일 저녁. 12월에 문을 연 회전초밥 가게인 [갓파스시]에 갔습니다. 코코펀-할인쿠폰북-에 낚여서 11월에 갔다가 헛발질만 한 남친과 함께 가디렸다는 듯이 방문을 했죠. 물론 10% 할인해주는 코코펀도 들고 갔습니다. 연산동 지하철역 12번 출구로 나와서 신한은행 쪽으로 쭉 직진하면 됩니다. 약 200m 쯤 되는데 추워서인지 체감 거리가 100m쯤 늘어난 것 같았습니다. 가는 길에 오뎅꼬치를 세로로 세워 국물에 담궈 둔 분식집(겸 슈퍼)이 보인다면 제대로 가고 계신겁니다. 갓파스시 전경. 1층은 주차장, 2층은 식당입니다. 2층짜리 건물이지만 무려 엘리베이터 있습니다. 주차장이 꽤 넓으나 차가 많이 들어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다행인게, 안쪽도 그렇게 넓지는 않아요. 대기석이 있다는 게 그 증거. 세번째 사진의 나무 있는 창가가 대기실입니다. 손님이 많으면 거기서 기다려야 해요. 갓파스시의 로고. 갓파다. 커플 갓파. 커플천국 솔로지옥. 안에 들어가면 참한 처자가 자리 안내를 해줍니다. 회전초밥 라인에 붙어서 먹거나 테이블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데, 테이블은 4인까지 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인쪽 자리는 한 자리당 모니터 하나씩 있어서 혼자가도 혼자가지 않은 척 하며 당당히 먹을 수 있습니다. 라인은 M모양으로 세 개가 튀어나와 있는데, 테이블 옆으로도 라인이 지나가기 때문에 집어올려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어야하니까 조금 불편하겠죠. (라인은 나왔다 들어갔다를 하며 M자 그리기를 마친 뒤, 죽 돌아서 다시 M을 그리기를 반복한다. ) 라인하나에 양쪽으로 반은 테이블석, 반은 라인석입니다. 테이블 앞에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꼼짝도 안하고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시켜먹고 마음대로 직원을 부를 수 있습니다. 우월한 주문시스템. 왕이 된 기분입니다. 모니터 바로 아래가 특급열차 레일인데, 배오리는 신칸센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

와라!딸기우유 먹어보았습니다.

We live in OZ~ 라서 세븐일레븐에는 매달 지치도록 가면서도, 가는 곳마다 품절이라 한번도 못 먹어보았던 와라 우유. 오늘은 엑슬라이더 타러 동래역 근처에 갔다가 음료수 사러 갔는데 있어서 샀습니다. 계산은 오즈 편의점 캐시로 해서 얼마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집어 왔어요. 장소협찬. 동래구 동래역. 카툰이 세 면에 그려져 있습니다. 여는 부분에 캐릭터 그림이 귀엽네요. 이거 원 아까워서 먹겠나요... 툰 내용이 재미있었습니다. 프리즌브레이크를 [프림 좀 부을래 이컵]이라고 한 건 좀 유치했음. 무엇보다 서울우유도 일반 딸기우유에는 안 넣는 딸기과즙이 들어 간 게 신기합니다. 제조사는 건국우유. 딸기과즙이 0.04% 들어있다는 데, 스포이드 한방울보다 적은 거 아닌가요, 그거. 일단 들어있다는데 의의가 있겠지만.. 맛은 여느 딸기우유의 그 맛입니다.

계란초밥 투어

쿰쿤씨가 제안하고 오리씨가 동의하여 진행하는, 본격 계란초밥 투어! ㅁ 투어의 목적 : 맛있는 계란초밥 찾기 ㅁ 투어의 시작 : 우연히 홈플러스 회전초밥집의 엄청 맛있는 계란초밥을 먹고 ㅁ 투어의 종료 : 먹을만큼 먹었다 싶을 때 (세번 먹고 종료) ㅁ 투어의 지원 : 내 카드들과 월급통장 ㅁ 투어의 제한 : 제한까지는 아니고, 접근성 문제로 부산 지역 한정 ※ 이 포스트는 투어 종료까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됩니다. (그리고 세번 먹고 그만둠) ======================================================== 01. 2009년 12월 12일 - 동래 롯데마트 (동래구 명륜동 명륜동역 맞은편 위치) ㅁ 시각적 평 두툼하고 노란 평범한 계란. 계란 모양이 썩 예쁘지는 않음. 김도 있으니 일단 구색은 갖추었음. ㅁ 초밥의 출처 롯데마트 동래점. 명륜동에 위치. 가격은 500원. ㅁ 총평 시각적으로 많이 신경쓴듯한 색과 모양. 김도 붙었으니 구색은 갖추었지만, 보시다시피 모양뿐이라 계란을 초밥에 붙이는 기능은 없음. 먹으려고 들었을 때 계란이 덜렁덜렁 거리는 불편함이 있음. 계란은 전체적으로 보들보들하고 촉촉한 편이지만, 단맛이 약간 부족해서 싱거움. 밥이 질고 끈적거리면서 뭔가 찝찝한 식감을 가지고 있음. - 이후 김밥류를 사먹으려다가 이 밥의 상태를 기억해내고 아무 것도 안 먹고 옴 밥쪽인지 계란쪽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생선류의 냄새가 섞여서 입에 넣는 순간 비린내가 남. 달콤한 감칠맛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다른 초밥의 냄새가 섞여서 비린 계란초밥은 처음임. - 아무거나 잘먹는 오리도 먹고 인상을 찌푸렸다. 계란의 상태와 장식에 신경썼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비린내 때문에 별점은 ★★☆☆☆ ==========================================================   02. 2009년 12월 17일 - 연산

영화 모범시민

예고편 보고 엄청난 기대를 하고 갔던 내 잘못일까, 딱 예고편만큼의 영화였다. [주인공에게 공범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 주인공이 머리가 엄청 좋아 혼자 다했습니다] 라는 반전 아닌 반전. 불합리한 세상에 대한 복수를 한다는 시작은 좋았는데,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점점 주인공이 악으로 변하며 뭘 이루려는 건지 알기가 힘들어졌다. 안 내보내주면 다 죽이겠다고 했는데, 나가서 대체 뭘 하려고 한걸까. 자기가 설치한 폭탄에 자기가 당하는 결말이 원한과 악은 돌고 돌아서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저주의 부메랑 효과같달까. 하여간 악담이건 나쁜 마음이건 품어봤자 좋을 것 하나 없다는 건 만고의 진리지만, 그 엄청 사람 기대하게 했던 예고편에 비해서는 예고편이 영화의 전부였구나 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는 영화였다. 화려한 액션에 눈요기는 잘했지만, 시간에 쫓겨 급히 막을 내린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제라드버틀러씨의 감정 절제하는 연기는 훌륭했지만, 너무 절제해서 감정이 담기지 않은 느낌이었달까... 그래도 결론적으로 재미있게는 보고 나왔으니, 별 세개 준다.

쏘야 - 오늘은 굴소스 볶음!

일전에 소세지 야채 캐찹볶음을 만들고 남은 재료들.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새송이버섯과 피망. 그리고 대량구매해서 남아도는 비엔나 소세지. 슬프게도 양파가 떨어졌는데, 양파를 사러 나가는 것은 너무 귀찮아서 - 집이 시장이라 문 밖만 나서면 되는데 귀차니즘 발동 - 그냥 볶고 있는데, 버섯을 볶다가 생각이 바뀌어서 캐찹 대신 간장과 굴소스로 소스 변경! 간장과 굴소스로 간을 한 소세지 야채볶음. 굴 소스를 너무 넣었는지 중국요리 느낌이다만, 나쁘지는 않다. 약간 소세지가 덜 익은 기분이 있는데 그냥 먹었다. 먹고 먹고 먹다보니 시원한 상태의 맥주는 - 500ml밖에 없었다 - 다 먹어버렸기에 술은 그만 마시기로 하였는데, 너무 짭쪼름하게 만들어서 밥이 땡기지 뭔가! 그래서 밥을 넣어서 다시 볶아 버렸다. 굴소스 버섯 비엔나 볶음밥을 만들어 내고 캐찹을 곁들여서 먹으니까 묘하게 오므라이스 느낌 나는 것이 맛있었다. 원래 식사 후 음주이지만, 음주 후 식사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p.s. 아직도 비엔나가 남았다.

회사 그만두고 뒤늦게 공개하는 직장에서 눈썰매 타는 영상

여긴 부산이라 눈이 잘 안오겠지만... 내 고향에는 눈이 수북수북하게 왔는데, 어릴 때 눈이 그렇게 오면 애들하고 비료푸대나 사료푸대를 들고 산에 올라갔다. 그리고 꼭대기부터 절벽 바로 전까지의 언덕을 타고 내려온다. 만약 절벽 바로 전에서 커브를 못틀면 그대로 떨어져서 죽을 수 있는 위험한 장난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그랬나 싶어도, 그당시엔 절벽으로 떨어진 애들은 없었으니까 우린 모두 명썰매선수! 그리고 에버랜드. 눈이 많이 오면 리프트 운행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눈사람을 만들었다. 리프트 아래쪽에서 썰매도 타고.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는 추억이다. 어차피 관둔 마당이니까 공개하는 동영상. 쓰레기봉투로 썰매타기. 생각보다 썰매가 너무 잘나가서 죽을 뻔 했다.근무중인 분들은, 이러고 놀면 대리님한테 혼나요.ㅋㅋ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나를 눈과 함께 쓸려고 하는 곰탱이 녀석. 이러고 놀았습니다.

굽네치킨 - 다이어리에 치킨이 덤

하루종일 잔 것 같다. 잠자는 동안 꿈 속에서 계속 후라이드 치킨을 먹고 있었다. 꿈에서 깨서 배도 고프고 해서 전단지를 뒤적이는데, 평소 잘 안먹는 굽네치킨이 보였다. 소녀시대 브로마이드에 다이어리랑 달력도 준댄다. 2천원 추가가 좀 에러이긴 했지만. 붙어있는 콜라 대 무료쿠폰 사용으로 콜라도 받음. 치킨 13,000원. 콜라는 쿠폰으로 교환. 2천원 추가해야 준다던 달력이나 다이어리는 선택하니까 그냥 갖다 주셨음. 달력 리뷰를 보니 상태가 후진 것 같아서 다이어리 선택함. 그런데 그냥 수첩. 치킨시키니까 콜라에 다이어리에 브로마이드 딸려 오는건 좋은데, 소녀시대 팬 아님. 그리고 아줌마가 브로마이드는 아홉명꺼 다 준다했는데, 배달 알바생이 안주고 감. 귀찮기도 하고 소녀시대 팬 아니라서 그냥 패스함. 다이어리. 라기보다는 그냥 수첩이 맞는듯. 인터넷 검색해보니까 닭에 덤으로 주는 걸 8천~만원이나 받고 파는 애들 있던데, 이해가 안감. 하기사, 사는 애들도 없겠지만. 포스팅을 하다보니 가장 중요한 닭 사진을 안 찍었는데, 느끼해서 취향이 아니었다. 역시 꿈에서 먹었던 후라이드 치킨을 시켜먹을걸 하고 후회했다.

영화 에반게리온 - 파

남자친구랑 같이 보고 나서 보드 타려고 해운대 메가박스로 예매했는데, 남자친구가 일이 생겨서 못보게 되었다. 인터넷에 나눔글 올렸는데, 상대방이 예매번호 하나 주니까 영화표 한장 준줄 알고 헷갈려서 자기가 예매하는 바람에 다시 허공에 붕 떴다. 결국 같은 회사 다니는 우열이 불러서 같이 보러 감. 가장 기억에 남는건 마리아 등장. 목숨걸고 근성을 펼치는 것은 좋은데, 주인공 아니라고 너무 안쎄워준다. ㅡㅜ.. 그 외 나머지 내용은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적절하게 가려주면서 심의를 안 벗어나는 서비스 컷들이 감사했달까. 굳이 앵글을 그쪽으로 맞출 필요는 없는데, 군데군데 팬서비스가 꽤 많았다. 영화 내에 흘러나오는 노래가 너무 생뚱맞았던 건 안습이다. 남이야 어쨌건 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가사는 모를까 곡조가 너무 생뚱맞았다. 그래도 극장에서 봐도 아깝지 않게 잘 그렸더라. 아..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전편에 이어서 레이가 이쁘게 나와서 그건 아주 좋았다. 파 까지 보고나니 원작 다시 보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다. 우열이도 그렇게 말했지만, 에바는 정말 명작이다.

쏘야에 떡 추가!

일전에 떡꼬치 해먹고 남은 떡을 전자렌지에 1분 30초 돌리자 따끈하게 잘 익었다. 3등분으로 썰어서 물에 식혀 겉을 끈적이지 않게 해놓고, 평소 하던대로 다진양파-양파-버섯-후추-비엔나-떡-피망-케찹 순으로 넣어서 볶았다. 떡까지 넣으니까 푸짐한 게 식사대용으로는 좋은듯. 하이네캔을 사오고 나서 냉장고에 못 들어가고 밖에 있던 아사히 500ml 6캔을 오리에게 주고, 냉장고 안에 남은 아사히 500ml 두캔과 330ml 중 각 한캔씩 먹고 500ml만 남았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요리는 못하지만, '술안주'에는 강한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만큼 내가 주류를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영화 시크릿

한국영화는 참 좋다. 외국 영화보다는 당연히 한국에서 만든 영화에 우리 나라 정서가 많이 깃드는 건 당연한 거겠지만, 그래도 나는 한국사람을 웃길 줄 아는 '한국 영화'가 좋은 것 같다. 미국식 코미디도 좋지만, 나는 이렇게 한국적인 웃음이 더 좋달까.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영화들이 하나같이 포기하지 못하는 웃음코드를 내포하고 있다. 이 점은 어떤 면으로는 참 안타까운 일이긴 하다. 아무튼 어제의 백야행이 외모지상주의적인 면을 두각시켜 관객을 웃겼다면, 오늘 시크릿은 말장난으로 관객들을 웃기고 있었다. 그 종류가 하도 다양하고 빈번하게 튀어나와서 일일히 다 나열하기도 어렵고, 사실 자잘하게 그 순간 '피식' 하게 만드는 것들이라 기억에 크게 남아있지 않기도 하지만 반장님(?)의 말장난은 참 재미있었다. 그래도 진지하려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피식'코드를 내놓을 때면 웃으면서도 좀 당황스럽긴 했다. 물론 웃으면서 지나친 그 장면이 사실 아주 작은 실마리를 미리 보여준 것이긴 했지만. 등장인물들의 연계가 아주 잘 되어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쓸데없는 인물의 쓸데없는 등장이 적다. 어제 본 영화와 어쩔 수 없이 비교를 하게 된다만, 영화의 캐릭터들은 하나 하나 '등장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가 차승원과 송윤아 중심으로 진행이 되지만, 조연들도 꼼꼼하게 이야기에 섞여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면서 불필요하게 툭 튀어나온 쌩뚱맞은 진행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생략'된 이야기가 있을 뿐. 포스터에는 놀라운 대 반전이라고 했지만, 그다지 놀라운 반전은 없었다. 감독은 영화를 진행하며 '송윤아가 범인이다'라고 관객을 속이려고 들었지만, 요즘 관객들은 똑똑해서 멍청한 나도 안 속았다. 물론 송윤아가 범인인게 결국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이 영화는 '홀랑 벗겨 다 보여줬다' 싶은 듯 하면서도 '아참,

맥주 - 하이네캔 12월 한정판

일전에 홈플러스의 아사히 폭탄세일로 인해서 집에 입맛에도 안 맞는 아사히 슈퍼드라이가 20캔이 가까이 있었는데, 오늘 마트에 놀러 갔다가 이 녀석을 발견하고, 남아있던 아사히 중 일부를 오리에게 넘겼다.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고 내 입맛에 잘 맞는 맥주, 하이네캔. 한정판이란다. 가격은 13,080원. 구성은 330ml 맥주 6캔 + 전용 클래식 잔 2개 + 컵받침 4개 + 냅킨 + 미니 쟁반 맥주 값에 다른 덤들이 붙어있는 거니 나쁘지는 않다. 쟁반. 실제로 보면 더 예쁘다. 사이즈는 지름 20cm 정도. 풀셋트. 쟁반과 냅킨과 컵받침. 마음에 든다. 오른쪽은 일전에 하이네캔 셋트에 들어있던 잔. 왼쪽이 이번 패키지에 들어있던 잔 두개 중에 하나. 용량 차이는 별로 없을 것 같다. 행복하다. =ㅅ=~* 오랜만에 입맛에 맞는 맥주를 겟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