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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고작 다섯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 리뷰

 눈에 확 띄는 분홍색 표지. 한빛 미디어의 홈페이지 신간 알람에서 이 책을 봤을 때, 포인트 조금만 더 모아서 구입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새해 첫 리뷰 도서로 딱! 선정되어서 좋은 기회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UX에 관련된 책이라서 그런 것인지 책의 종이가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고, 또 손에 닿는 촉감이 사각사각(?)해서 책장 넘기는 맛이 참 좋은 책이었다. ㅎㅎ



'정성 연구'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전혀 알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 대한 호기심은 둘째치고, '고작 다섯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라는 제목이 흥미를 끌었다. 그렇다. 고작 100명 남짓 밖에 없는 유저를 토대로 라이브 게임의 통계 조사를 열심히 해오던 운영자가 회사에서 고작 100명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맞는가라는 이슈로 두들겨 맞을 때, 마찬가지로 그 결과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던 사람으로서, 중요한 건 '수'가 아니라 '방법'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은 '사용자'가 적은 서비스, 게임이든 웹사이트든, 쇼핑몰이든, 가게든. 적은 사용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욱 유익하고 필요한 내용이 아닐까 싶었다.


저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하는데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이유가 우리가 분석하는 데이터가 '하나의 종류'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 '데이터'가 아닌 유저의 경험과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한 '정성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정성 연구'라고 한다고 한다.

사실 얼마 전에도 회사에서 A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를 진행 도중에, 개발자 K가 유저 한 명의 의견을 가지고 와서 그렇기 때문에 개발 방향을 현재 진행 중인 '가'의 방향이 아닌 '나'의 방향도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라고 주장했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동의하지 않았다. '고작 한 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 그게 회의실 안에 있던 우리 모두의 생각이었다. 나는 K에게 '지표'를 요구하며, '느낌적인 느낌'으로 개발비를 태울 수는 없다고 뭐라고 했었는데. K가 '정성연구'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있었다면, 보다 논리적으로 우리를 설득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책의 프롤로그를 넘기면, 용어 가이드가 있다. UI/UX에 익숙한 나도 생소한 '정성 연구'를 다루는 책이다. 지망생, 신입, 또는 아예 UX가 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르면 책의 내용 자체를 이해할 수 없게 되는 단어들을 모아 용어 가이드를 먼저 심어준 것이 너무 친절해서 저자의(또는 편집자의) 다정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이 책의 주제인 '정성 연구'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면, 주관적인 데이터와 감각적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를 말한다. 주로 행동, 감정, 태도, 인식 등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사용한다. 학계에서는 '질적 연구' 또는 '퀄', 산업에는 '정성 연구'라고 표현한다. 이 책에서는 정성 UX 리서치, 정성 UX 연구 등을 '정성 연구'로 통칭한다.


아. 정성 연구라는 단어가 생소하고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렇지 이미 하고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잘'하고 있지는 못했을 뿐' 적은 참여자 수 로 연구를 진행하는 이유는 사용자 행동에 관한 생각, 감정, 의견 등을 '깊이'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한다. 목표 유저가 '왜', '어떤 맥락에서' 특정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므로 5명 만으로도 충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으며 오히려 너무 많은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면 깊이 있는 연구가 어려울 수 있다.

책의 내용처럼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정성 연구에서 발견한 패턴이 전체 유저에게 모두 적용되는지 궁금하다면 정량 연구로 검증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는 '정성 연구'에 들이는 '정성'보다는 우연히 발견한 소수의 유저들을 지켜보다가 동일한 패턴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확장하여 검증을 해보고 파악하고 이슈를 처리하곤 한다. 눈에 보이는 패턴이나 지표가 아니라 유저에게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정성 연구'는 어쩌면 서비스에 '애착'을 갖는 충성 유저를 확보하기에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난 그랬다. 우리 입장에서 '유저 간담회'는 비용도 문제지만,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일거라고 생각해서 유저들쪽에서 계속 요청이 와도 진행하지 않았다. 유저들 불만이 증폭된 요즘에 들어서는 또 이제와 간담회를 한들, 불만이 가라앉을까 싶은 마음인데, 비용적, 시간적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명확한 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한다면 어떻게 진행했을 때 보다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부분이 정말 멀리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이, 바로 얼마 전에도 옆 동네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 C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글로벌 서비스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 C에서 각 나라의 유저들이 자신의 언어로 원활하게 채팅을 했으면 좋겠다는데서 착안한 실시간 번역 비슷한 걸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총 12개 국가의 언어로 진행하고 있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중 대부분의 국가에서 프로젝트 C에 관심조차 없었던, 팔로우나 위시가 없었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며 개발팀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했단 게 수면 위로 드러났고 난리가 났었다. 남의 일 같지 않았던 이 사건을 간접으로 겪은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여서 이 페이지의 내용이 더욱 설득력이 있었다.


이 부분을 통해, 고작 커뮤니티 사이트에 유저 한 명이 올린 글을 가지고 프로젝트 A의 개발비를 태우겠다고 한 K의 행동이 얼마나 설득력 없고 신뢰할 수 없는지를 알 수 있다. 정성 연구는 체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야한다. 이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면 보다 효과적이고 신뢰랄 수 있는 정성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기에 연휴 끝나면 K에게 이 책을 소개해줄까 한다.


핑크색 표지에 꽂혀서 이 책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어렴풋이 짐작했지만, 이 책은 진짜 엄청나게 유용한 책이다. 특히 지금의 나와 우리 회사에 유용한 책이 아닐까. 프로젝트 스프린트 회의에서 이해관계자들을 모아두고 반은 의미있는 반은 무의미한 회의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저자의 템플릿을 보고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이 이후로도 주옥같은 인사이트를 주는 내용들과 현실적인 실행 방법, 꿀팁, 노하우들이 가득하지만 여기서 다 소개하기에는 이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내용들인 만큼, 포스팅 하나에 다 채워 넣을 수가 없어서 여기서 마친다.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며, 지표를 토대로 결과를 유추하고 다음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이 철저하고 완벽한 분석과 계획'이 왜 틀어지고 허점이 생기는지 깨달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소규모 사용자를 가진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더욱 유용하게 쓰일 것이며, 서비스 운영과 고객 관리에도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할 것이다. 

핑크색 표지! 엄청난 인사이트!! 이제 겨우 한 번 읽었으니, 이후 책을 다섯 번쯤 더 읽고 리포트를 쓰고 회사에도 전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이런 좋은 책을 만들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게 해준 한빛미디어에 감사한다. 늘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매번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 해메는 개발자에게 가뭄의 단비같은 출판사다. 다음엔 또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기대된다.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정성연구, #한빛미디어, #고작다섯명이한말을어떻게믿어요, #UX리서치, #실전UX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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