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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월 라슨의 엔지니어링 리더십' 리뷰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퇴사한 모 유명 유튜버가 말하길, '당신의 상사는 주로 자신의 상사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나도 적지 않은 시간을 내 상사를 생각하고 있긴 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리고 생각한다. 나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하고 있을까, 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내 상사가 필요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리더로서 팀원들을 매니징하는 방법과 좋은 리더가 되는 방법들은 업무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해왔지만, 정작 내 상사는 무슨 생각을 할지, 어떤 일을 하고 있을 지, 그 자리에선 뭘 하는지를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임원'. '임원'이 되면 뭐가 어떻게 다른걸까.


그러던 중에 의외의 곳에서 답을 찾았다. 한빛미디어의 테크 리더를 위한 성공 젼략, '윌 라슨의 엔지니어링 리더십'이다.


'윌 라슨의 엔지니어링 리더십'은 ‘기술적 리더십’이라는 다소 모호한 개념을 놀라울 정도로 명확하게 풀어낸 책이다. 오렐리 특유의 차분하고 절제된 표지 디자인처럼, 이 책은 과장된 슬로건 없이, 실제 현장에서 리더로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단단하고 실용적인 조언들로 가득하다. 시니어 게임기획자로서 현재 팀을 이끌고 있고, 원하지는 않았지만 상위 직급 승진을 목표로 다른 팀 리더들과 치열한 성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내 입장에서,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넘어, 조직 내 ‘차별화된 리더’가 되기 위한 전략서로 다가왔다.


저자 윌 라슨은 슬랙(Slack), 스트라이프(Stripe), 캘리포니아주 정부 등에서 엔지니어링 리더로 실무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책 전반에 녹아 있는 그의 리더십 철학은 실제 기술 조직에서 겪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이론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리더’는 팀원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올바른 방향으로 일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이 말은 특히 우리 게임 업계에서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수많은 직군이 협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환경에서는 리더의 직접적 성과보다 팀을 하나로 엮어내는 조율 능력, 의사결정 구조를 설계하는 힘이 훨씬 중요하다.


책은 리더십을 ‘초기 관리자’, ‘중간 관리자’, ‘조직 리더’라는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해 각 단계에 맞는 통찰을 제공한다. 팀장을 막 맡은 이들에게는 위임의 어려움, 피드백의 타이밍, 팀원 간 신뢰 쌓기 같은 기본기를 짚어주고, 중간 관리자에게는 리더십 시스템을 조직화하는 법과 성과의 추상적 지표를 해석하고 확장하는 법을 안내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조직 차원의 전략 설계, 리더십 레이어의 연결, 그리고 변화 대응 전략까지 다룬다. 이 구조는 자연스럽게 내 리더십을 성찰하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다음으로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가장 큰 울림을 준 부분은 ‘성과를 만든다고 모두가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게임기획 리더들은 콘텐츠의 완성도나 프로젝트 일정 준수 같은 직접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책은 ‘지속 가능한 성과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리더가 진짜로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내 손으로 직접 결과를 만들어내기보다, 내 팀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판을 짜주는 것이 차별화된 리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아. 요즘 내가 임원의 업무 지시로 하고 있는 일들 중의 대부분이 이런 일이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임원이 지금의 내게 기대하는 점이 어떤 점인지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이 지점에서 나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현재 우리 팀은 신규 전투 시스템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팀원 각각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복된 논의가 반복되거나, 크고 작은 의견 충돌이 잦았다. 이전까지는 나 스스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모든 갈등을 직접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결정권의 구조화’와 ‘문제 해결의 분산’을 통해 팀이 자율적으로 방향성을 잡을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편했다. 책임과 권한을 구분해 위임하고, 주간 회고 시간에는 결정의 배경과 맥락을 함께 공유하게 했다.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점차 팀원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정리하는 흐름이 정착되었고, 그 결과 팀의 반응 속도와 집중도가 향상되었다.


또한, 이 책은 나로 하여금 경쟁 팀 리더들과의 ‘차별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했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개별 프로젝트 성과를 앞세우고, 기술적 능력이나 빠른 실행력으로 존재감을 어필한다. 그러나 『윌 라슨의 엔지니어링 리더십』은 ‘리더는 팀의 성과를 조직 전체의 이익으로 연결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단순히 내 팀의 KPI를 달성하는 것을 넘어, 다른 팀과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경영진에게는 조직의 장기 전략과도 연결된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경영진이 원하는 ‘상급 리더’의 자질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성과를 숫자로 설명하는 것에 더해, ‘어떤 방식으로 팀이 성장했고, 조직에 어떤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는지’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곧 경영진에게 신뢰를 주는 언어이자, 상위 리더십으로 진입하는 통로가 된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 ‘리더십 피로’와 ‘지속 가능한 리더십 모델’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위치에서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나 같은 리더에게 큰 위로가 된다. 리더는 고립되기 쉽고, 때로는 팀 안에서도 혼자라고 느낀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감정까지도 정면으로 다루며, 리더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게 한다.


『윌 라슨의 엔지니어링 리더십』은 단지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미 리더의 자리에 올라 있지만,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돌파구를 찾는 사람, 경쟁보다 협업을 통해 조직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사람에게 더 절실한 책이다. 기술과 사람, 구조와 감정을 모두 다루는 이 책은, 게임기획이라는 복잡다단한 조직 내에서 리더십을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나 또한 이 책 덕분에, 숫자 너머의 리더가 되는 길을 찾고 있다.


보통 한빛미디어의 도서를 읽게 되면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며 회사 동료들에게 적극 추천하지만, 이 책은 경쟁 관계의 다른 리더에게 권해주기엔 많이 아까운 책이다. 나만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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