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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고향! - 충남 서천군 장항읍☆

집에서 터미널까지 한시간 반. 부산에서 버스로 네시간 반. 군산 버스 터미널에서 다시 장항까지 한시간. 장항에서 우리집까지 삽십분 가량? 아무튼 연말에 맞춰 고향집에 간 뒤 본의 아니게 길~~게 아주 길게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백수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오랫동안 미뤄왔던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서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그리하여 고향집 도착.




고향집 창가에서 본 모습. 늦게 도착해서 자고 일어나보니 부산에서는 볼 수 없는 눈입니다만, 온통 녹아버렸더라고요.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빨간 지붕집이 저희 가족이 원래 살던 집입니다. 지금은 바로 앞 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왔지요. 저 집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시장에 살았었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논밭만 있는 깡시골에 살았었지요.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고드름이 꽝꽝 얼어 있었습니다. 아, 눈사람이라도 만들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은 분명 그렇게 가볍게 나선 것이었습니다.




집 베란다에서 본 눈이 가득한 풍경. 따뜻하게 패딩을 챙겨 입고 모자를 쓰고 목도리도 하고 부츠도 신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소방기구 파는 곳 앞에 왠 고양이가 쓰러져 있네요. 고양이 키우는 집사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다가가 봤습니다.


나 안죽었다옹~~ 네.. 안죽었네요. 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고양이씨는.




밖의 3단 철장에 캣타워도 있고 비닐하우스 식으로 집도 따뜻하게 되어 있고 잠자리 안에 모래 화장실도 있고 급수기도 있네요. 밖에서 지낼 뿐이지, 사실 집 안에서 자라는 고양이만큼 대우가 좋습니다. 이 아이. 사랑받는 아이네요. ㅎㅎ


가지말라고 부비적 부비적 거리는 아이. 털 빠짐이..아아 우리집 아이들은 비교조차 안되는구나.. ;ㅁ; 소방 물품 파는 곳을 지나면 하나로마트가 나오는데, 원래 그 사이로 우리집에 갈 수가 있게 되어 있습니다. 좀 더 시내로 가서 보니 시내도 많이 변했더라고요.

호떡집 아줌마를 통해 고등학교 은사님이 학교에 계실 거라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호떡을 따끈하게 냠냠 먹으면서 학교 가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예전에는 굽이굽이 골목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찾아가면 되지하고 암담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찾아집니다. 그 사이 길을 빵! 뚫었네요. 아주 시원하게 뚫려서 걱정없이 닥 직진입니다.


슬프게도 제가 나온 어린이집은 어린이가 없어서인지 피부관리실로 변했네요. 안타깝습니다. 하긴, 고등학교가 안 없어진 것만 해도 어디입니까...


여기가 바로 제가 나온 고등학교입니다.


여기가 바로 제가 2004년에 졸업 사진을 찍었던 바로 그 자리에요. 8년만에 다시 간 학교는 참 감격이네요.


학교 운동장이에요. 눈이 수북하게 쌓였네요. 경사를 이용해 썰매타러 온 동네 꼬맹이들만 있네요. 보충수업하러 나온 고등학생 아이들은 모두 교실에 있어요.

고등학교 3학년 은사님만 계셨습니다. 2학년 선생님은 다른 곳으로 전근 가셨고 1학년 선생님은 여전히 1학년 담임이시라 방학 때는 안나오신다는군요. 그래도 3학년 은사님이라도 뵌 게 어디냐 싶습니다. 선생님들이 모두 저를 기억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선생님과의 아쉬운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심부락으로 왔습니다.


저 헤어샵 2층은 제가 중딩시절 뼈를 묻던, 시급 1500원 받고 알바하던 pc방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은 다른 것이 있네요. 저 골목은 원래 아구찜 집이 있던 곳인데, 이번에 가보니 아예 아구찜 특화골목으로 명물거리를 만들었더군요. 원래 아구찜을 먹으면 콩나물만 주워먹는 스타일이고 혼자서 아구찜을 소화해내긴 어렵기 때문에 다음으로 기회를 미루고 패스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장항역. 장항역이 외부에 새로 생기면서 이곳에 사람들 발길이 뜸해졌고 더불어 근처 상권도 무너졌습니다.



그래도 요렇게 중국집은 살아 있어서 좋아하는 간짜장 1인분을 시켜놓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역시 간짜장은 어디서 먹던 맛있네요.

간짜장으로 배를 채우고, 신창리 쪽으로 해서 철길 너머를 한바퀴 돌아, 다시 바닷가쪽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길가에 쌓인 눈 위에 오리 그림도 그리며 실시간으로 오리에게도 보내보고..ㅎㅎ

추억의 물양장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이곳은 물양장 옆에 선착장이 있어서 작은 배가 군산과 장항 사이를 오갔었습니다. 현재는 그 사이에 퇴적층이 높게 쌓여서 배가 오갈 수 없게 되어 배 운영은 중단하고 항만 공원을 새로 조성했더군요.


마인크래프트 모바일에서 제가 월드에 만들어 놓은 나무배를 보고 오리가 '그렇게 생겨먹은 배가 어디 있냐?' 했는데 딱 그렇게 생겨 먹은 배가 항만공원에 있었습니다. 으허..ㄷㄷㄷ
오리에게도 사진을 찍어 보내줬더니 배를 잡고 웃네요. 그래, 나도 놀랬음.



작은 배가 있어서 '오리호'라고 이름을 적고 타고 놀았습니다. 안의 눈으로 눈사람도 만들까 했지만 맨손이라서 손시려워서 그만두었습니다.


배 뒤쪽에서 발견한 그네들. 2~3인용으로 보입니다. 저는 넉넉하게 2인용에 탑승했습니다.


제 발자국. 저렇게 눈이 푹푹 쌓여 있습니다. 추운 날 항만공원엔 찾아오는 이가 없어서 제가 첫 발자국을 여기저기 찍고 다녔습니다.^^


탁 트인 새하얀 공원. 다 발자국을 찍지 못하고 온게 아깝네요.




원래 이런 곳은 없었는데 공연장같은 곳이 생겼습니다. 눈이 많이 쌓여서 무리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공연장으로 손색없는 좋은 공간이네요.^^


예전엔 저길 통해서 배를 탈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안타깝네요.
부산 자갈치의 통통배도 없어졌는데, 참 서운해요..




마인크래프트 배랑 똑같이 생긴 저 배의 정체는 화장실이었습니다. 오리에게 정체를 알려줬더니 저 배는 화장실이기 때문에 저는 배를 만든게 아니라 화장실을 만들었다고 놀림을 받아야 했습니다.



화장실앞에서 찍은 탁 트인 홀.



화장실은 2층은 전망대로 이용이 가능하네요!


그렇게 배 모양을 한 화장실을 뒤로하고 항만공원을 빠져나와 물양장으로 향했습니다.




배를 타는 이 곳에는 제가 어렸을때만해도 물이 빠지고 나면 굴이나 따개비가 잔뜩 붙어있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없더군요. 비단 추운 날씨때문만은 아닐듯 합니다.




물양장의 바다를 뒤로 하고 다시 한바퀴 돌아 고등학교 친구의 어머니가 하는 슈퍼에 들렀다가, 20대 초반의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폐차장에 들렀다가 시장을 한번 더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직접 돌아다니면서 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따뜻한 집 안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제일 좋네요. ㅎㅎ

오랜만에 은사님도 만나고 추억도 되새기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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