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콘텐츠코리아랩에서 진행하는 나의 첫 보드게임 만들기 교육에 참여했다. 한참 연말에 라이브 서비스의 이벤트를 앞두고 바쁠 때였지만, 지난번에 놓친 게 아쉬웠고 나의 보드게임을 제작도 해준다는 이야기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이 교육에 참여하려고 야근 안 하기 위해 일을 정말 빡세게 했던 기억도 있다.
아무튼 이 교육 안내를 보고 나도 신청을 했고, 드디어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2019년 11월 17일. 교육 첫날은 교육 커리큘럼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보드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플레이해 본 게임도 있었고 교육 시간 내내 보드게임만 플레이했지만, 주최 측의 설명대로 보드게임을 플레이해보고 이해하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리테마링(이라고 쓰고 카피캣이라고 생각한다)이라는 이야길 듣기 전까지.
6주 동안의 교육 기간 동안 실제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매주 일요일 하루뿐이고, 그래서 총 6일의 시간, 그것도 하루 3시간이니 18시간 동안 보드게임 하나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다 보니 결과적으로 앞전 교육을 진행하고 한 번 더 신청해서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현실적으로 다른 보드게임의 리테마링이 한계라고 했다. 심지어 예산이 한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카드 게임' 종류로 한정한다고도 했다. 카드 장수도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그래도 내 게임을 제작하고 '실물'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오리지널을 만들 여유가 없고 카드 게임 제한이라는 게 별로 맘에 안 들지만 오리지널 게임을 만드는 건 프로세스를 익히고 나중에 해도 문제없다고 판단해서 '하나미코지'라는 보드게임의 리테마링을 기획했다.
2019년 12월 01일. 어떤 보드게임을 만들지 구상 중
2019년 12월 02일. 하나미코지를 리테마링하면서 어떻게 룰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 중
2019년 12월 08일. 다른 룰로 플레이 해보는 방식을 구상 중
중간중간에 '하나미코지'의 기존 룰을 어떻게 바꿔 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계속 가졌지만, 결국은 너무 잘 만든 룰이라서 이렇게 바꾸고 저렇게 바꿔도 하나미코지로 돌아오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냥 테마만 '고양이'로 바꾼 '나의 고양이 왕국'이라는 게임을 기획했다.
기간 안에 기획서와 카드 일러스트레이터 파일을 보냈다. 요는, 보내준 양식에 그대로 맞춰서 파일을 만들어 보냈기 때문에 인쇄 재편집을 위해서 시간이 들 일도 없었다는 거다. 이미지를 공개할 수 없는 이유는 어차피 개인 소장용이라서 구글 웹과 핀터레스트의 이미지를 사용해서 제작했기 때문. 아무튼 파일은 제대로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 교육이었던 12월 29일. 인쇄 업체의 사정 이랬나 아무튼 뭐 이래저래 일정이 안 맞아서 차후 보드게임이 제작이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주최 측에서 말했다. 그 후 연락이 오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6개월이 넘게 지난 7월 19일인 지금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실물 받으러 오라는 이야기는 더더욱 없다. 그때 파일을 제출한 사람들 중 과연 얼마나 결과물을 받았을까? 아니, 결과물을 받은 사람이 있기는 할까?
어차피 나는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개발자고 굳이 보드게임 판에 뛰어들 생각은 없었기에 '보드게임 개발자'끼리의 저들만의 리그에는 그다지 관심 없었다. 별로 영양가가 있어 보이지도 않았고. 그들이 교육 집행 예산을 (아마도 부산시에서 나온 예산이겠지만) 어떻게 쓰는 지도 관심 없다. 다만, 교육 참여자가 있기 때문에 강사비를 받고 교육을 진행하는 거라고 보는데, 중간중간 자기들 스케줄 때문에 교육 시간이 오락가락했던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도 교육이 끝나고 나서도 결과물을 주지 않는 행태는 이해할 수가 없다. 듣기로는 그 모든 것이 예산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했는데, 결과물을 제작하지 않았다면 그 '눈먼 돈'은 어디로 갔을까? 진흥원과 콘텐츠코리아랩에서 주관하는 행사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는데 이처럼 투명하지 않고 수상쩍은 교육이 또 없는 것 같다.
이렇게 포스트를 작성하는 이유는 관계자에게 항의하는 것은 귀찮지만, 이후에 또 비슷한 교육이 있을 경우, 받지도 못할 결과물을 기대하며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서이다. 부디, 같은 부류의 교육을 또 진행할 생각이라면 제발 좀 관리 좀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기관의 신뢰도도 같이 깎여나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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