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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컷 작두형 문서 재단기 ProCut ML732 카피어랜드 구입 후기

카피어랜드 프로컷 문서 재단기를 구매했다.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왼손에는 북 스캐너, 오른손에는 재단기를 들어야 더욱 완벽해지는 법!


좁은 집을 넓게 쓰기 위한 일환으로 집에 있는 대부분의 책들을 전자책으로 바꿔버리자는 계획을 세웠고, 처음에는 책을 독서대에 끼워서 휴대폰 앱으로 찍어 스캔하고 있었는데, 이게 손가락 등을 지워주는 것은 좋지만 빛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고 글자 인식률이 좀 많이 떨어지는 데다 시간도 오래 걸려서 도무지 스캔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이러다가는 집의 책을 스캔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앓아눕겠길래, 결국 북 스캐너를 구입을 했다. 그런데 아직 고난은 남아있었으니..! 커터 칼로 책등을 잘라내려니 아주 한 권 자르고 나면 손이 얼얼해지고 실수라도 하면 내 손가락이고 책 표지고 그냥 아작이 나는 것이었다. 책 표지 작살나는 거는 둘째치고 내 손가락은 소중하니까 결국 이래저래 문서 재단기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도착한 카피어랜드 프로컷 문서 재단기! 좀 더 저렴하게 11만 8천 원에 구매할 수 있었으나 시간은 금이기 때문에 쿠팡 로켓 배송으로 13만 원에 구매했다. 그래서 일요일 오후에 따단! 하고 개시를 할 수 있었지. 글은 이제 쓰지만 구매하기는 2020년 8월에 구매했다.

분명히 해두자면, 전자책 만들기는 북스캐너 사기 전과 후로 나뉘고, 다시 재단기를 사기 전과 후로 나뉜다. 진짜 엄청나게 좋음.


거대한 박스를 열어보았다. 이 박스는 정말 어마 무시하다. 엄청나게 무겁다는 이야기. 책을 재단하면서 본체가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본체를 정말 무시무시하게 무겁게 만들었는데 솔직히 보통 여자는 이걸 옮기는 것도 못할 것 같다. (나로 말하자면 5kg 아령은 가볍게 들고 12kg 생수 한 팩도 거뜬히 들어 올리며, 25킬로짜리 시멘트 포대를 둘러메고 5층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사람) 택배 아저씨가 현관 앞에 이걸 배송해 주고 가면 여자 혼자서는 집 안으로 옮기는 것도 불가능할 수 있으니 본인의 힘과 체력을 잘 생각해 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티로폼 위에 올려져 있는 심플한 사용설명서.


별 거는 없고 그냥 분해되어서 박스에 들어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시 조립하는지가 적혀 있다.


겹겹이 싸인 스티로폼을 제거하고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재단기. 와우-! 다시 말하자면 힘이 없으면 박스에서 이걸 꺼내는 것도 못한다.

구성품은 별것 없고 본체와 저 작두 손잡이가 다다.


옆에서 보면 이런 모양. 작두날이 엄청나게 잘 들기 때문에 손가락쯤은 그냥 싹둑 자를 수 있어서 손 다치지 말라고 가이드가 있다. 파란색 플라스틱으로 된 부분. 그 앞에 철물을 앞으로 젖혀서 가이드를 탈착할 수 있다. 그런데 위에서 막고 있는 부분이지, 옆에서 막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실수로 손가락을 자를 수도 있으니 정말 주의해야 할 것 같음.

아까 위에서 본 기다란 손잡이는 작두날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손잡이인데, 사용할 때 결착을 시켜주면 된다.


이 프로펠러같이 생긴 건 뭐냐면, 작두칼이 책을 썰 때 책이 밀리지 말라고 책을 눌러주는 누름쇠를 내렸다가 올렸다가 하는 기능을 한다. 원래는 위 사진처럼 안쪽으로 달려 있는데 이건 박스 안에 넣기 위함이고,


사용할 때는 위 사진처럼 바깥쪽으로 손잡이가 나오도록 돌려 달아야 한다. 육각 렌치로 나사를 풀었다 조일 수 있는데, 이 렌치는 본체의 툴 박스 안에 들어 있다.


나도 가끔 존재를 잊어버리고 별도로 육각렌치를 찾아서 헤매고는 하는데, 본체 한 편에 이렇게 툴 박스가 있으니 잊지 말고 이걸 쓰도록 하자.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날이 시퍼렇게 선 작두. 손가락 잘못 들어가면 그냥 잘린다고 보면 된다. 웬만한 아트지 화보집도 싹둑 자르는 거 보고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날도 교체할 수 있다고 하던데 날 값이 재단기 값 뺨을 치는 걸 보면 그냥 새로 사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럼 게임을 시작하지. 적당한 두께와 적당한 크기의 일반적인 사이즈의 책을 썰어보기로 한다. 테스트 삼아 이 책을 썬다는 것은 이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망쳐도 상관없다는 뜻이지. 책의 내용이나 작가에게 불만은 없고 내게 이 책을 준 사람에게 불만이 있음. (싫은 사람에게 책 선물을 받으면 작두로 썰어버리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좀 풀 수도 있을지도...?)


책을 썰기 위해서는 일단 책을 작두날 밑에 위치를 시켜야 한다. 좀 전에 육각렌치로 돌려 달아 둔 손잡이를 반 시계방향으로 열심히 돌리면 누름쇠가 위로 올라간다. 빠른 재생이나 느린 재생이 아니라 본연 그대로의 속도이니 참고하시길. 엄청나게 느리다. 안에 스프링이 들어 있는데 그걸 쭈그리고 다시 늘리는 아날로그 한 방식이기 때문에 좀 느리더라도 어쩔 수 없다. 참고로 2020년 8월에 이걸 사서 약 2년간 이 물건을 쓰고 있는 내 의견을 덧붙이자면, 작두날보다 저 누름쇠가 더 빨리 고장 난다.


누름쇠를 위로 올리면 이렇게 붉은 띠가 보인다. 이 붉은 띠는 작두날이 바닥 철물에 그대로 닿을 경우에 날이 상할까 봐 쿠션 역할을 하라고 붙여놓은 것 같은데, 덕분에 책 몇 권 썰다 보면 작두날에도, 책등에도 이 붉은 띠(비닐)의 조각이 붙어 나와서 좀 번거롭다. 그래도 없어서 작두날 이가 나가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냥 참음.

이제 책을 제 자리에 위치 시키고 잘라보자. 참고로 작두날 손잡이는 내린다고 바로 내려지지 않는다. 내가 어이차- 하고 옆에 자리 잡고 있는데 누군가 실수로 손잡이를 내려버리면 엄청난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고 있는데,


바로 이것. 안전 잠금장치.라고 거창하게 말할 것 까지는 없고, 그냥 이거 안 누르면 작두날 손잡이가 아래로 안 내려간다.


이렇게! 저 안전장치를 누르고 작두날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좀 번거롭기는 한데 실수로 손가락 잘리는 것보다는 백번 천 번 낫기 때문에 나름 만족하고 안심하는 부분이다. 실수로 서걱!! 하는 일은 그나마 이게 있어서 잘 안 벌어진다고는 하나 그래도 조심해야겠지!


노는 손이 없어서 중간 과정은 생략하고, 그래서 잘린 책등을 보라. 아주 깨끗하고 매끈하게 잘려 나갔다. 참고로 커터 칼로 책등 자를 때는 한 번에 안 잘리고 여러 번 칼질을 해야 해서 책에 먼지도 많았고 스캐너에도 그 먼지가 고스란히 묻어서 스캔 결과물에 줄을 만들고는 했는데 재단기로 책을 자르고 나서부터 스캐너 쓸 때도 먼지를 터는 비중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잘린 책등의 옆모습을 보자. 이 정도면 대략 일정하게 잘 잘려나간 것 같다. 자주 펼쳐서 본 책은 아무래도 책등이 많이 벌어져 있어서 더 균일하게 안 잘리는 것 같고, 자주 안 본 새 책급의 책을 자르면 더 깔끔하게 잘 잘리는 것 같기는 하다.


사실 누름쇠 말고도 책 옆을 고정해 주는 장치가 하나 더 달려 있기는 한데, 그거 풀었다가 옮겼다가 조이고 하는 게 너무 번거로워서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잘만 썼음.

그리고 이 재단기가 A4 재단기인 만큼, A4 사이즈를 자르라고 만들어진 것인데 책은 사이즈가 작아서 누름쇠가 일정하게 누르지를 못하다 보니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차이가 발생하는 감이 좀 있다.


깔끔하게 잘 잘린 책등의 모습. 저 녹색 빛을 띠는 얼룩은 아무래도 칼날에 묻어 있는 윤활유(구리스?) 같은데, 한 다섯 권쯤 썰다 보니까 더 이상 묻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책등이 싹둑 잘려나간 책들. 이제 스캔만 하면 된다. 저렇게 썰어두고 시간이 오래 지나면 책등이 없어서 그런지 공기 중의 수분 때문에 책이 쉽게 울어버리니까 스캔할 만큼만 재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요약.

카피어랜드 프로컷 작두형 문서 재단기

구매 가격 13만 원 대

구매 시기 2020년 8월 2일

사용 기간 약 2년

재단 수량 500권 가량

장점

- 재단 시간 단축

- 누름쇠와 책등 고정 장치가 있어서 책을 깔끔하고 예쁘게 재단 가능

- 작두날 아직도 멀쩡함

  한 번에 400페이지도 잘라봤는데 예쁘게 자르려면 반 나눠서 자르는 게 나음

- 지렛대 원리로 책 썰 때 힘이 적게 들어감

단점

- 무거움. 엄청 무거움. 근데 무거워서 잘 안 움직이니까 작업할 때는 편함

- 구조적인 문제로 누름쇠 내구성이 약함

   책은 주로 A4 사이즈보다는 작은데, 누름쇠가 책 사이즈보다 크다 보니 일정하게 안 눌려짐.

   쓰다 보면 누름쇠가 삐뚤어짐 (아날로그의 한계)

   쓰다 보면 누름쇠 돌릴 때 스프링 튀는 소리(탁탁팅)가 나서 깜짝깜짝 놀람

- 보관하기 불편

   아무래도 자주 쓰는 물건이 아니라서 안 쓸 때는 박스에 넣어두는데 무겁고 커서 보관하기 좀 불편함

- 무서움

   작두날이 너무 잘 들어서 손가락 잘릴까 봐 무서움

- 날 보호 테이프

작두날 보호 테이프가 책 썰 때 같이 잘려 나와서 책이나 작두날에 붙음 (떼기 귀찮)


결론.

그래도 책 스캔하려고 북스캐너를 구입했다면, 이왕 돈 쓴 김에 재단기 꼭 사자.

전자책 만들기는 북 스캐너 구입 전후와, 재단기 구입 전후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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