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미 제미나이, 챗GPT, 커서 같은 AI 도구를 실무에서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클로드 코드 마스터』는 단순히 “새로운 AI 코딩 도구 하나 더 배워보자”는 느낌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책의 핵심은 클로드 코드라는 도구를 통해, 비개발 직군도 어떻게 기획·개발·검증의 흐름을 이해하고 자신의 업무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현재 기획자로 일하면서 커서를 활용해 게임 밸런스 툴을 직접 코딩해 실무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밸런스 데이터를 정리하고, 개발팀에 툴 제작을 요청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만 해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획자가 직접 간단한 툴을 만들고, 데이터를 검증하고,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기획자는 기획서만 쓰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게임기획자가 멀티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꽤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책에서 다루는 풀스택 TODO 앱 개발 실습은 겉으로 보면 흔한 예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TODO 앱은 개발 입문서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TODO 앱이라는 결과물이 아니라, 클로드 코드와 함께 백엔드, 프론트엔드, UI 설계, 테스트, 배포 흐름을 어떻게 밟아가는지입니다. 기획자 입장에서는 이 과정이 특히 의미 있습니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내부 운영툴, 밸런스 시뮬레이터, 이벤트 보상 계산기, QA 체크리스트 관리 페이지 같은 것들도 결국은 데이터를 입력하고, 처리하고, 보여주는 구조를 갖습니다. TODO 앱 실습을 통해 이런 기본 구조를 익히면, 단순 예제를 넘어 실무형 도구 제작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AI 챗봇 만들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AI 챗봇 개발을 다룬 책은 예전부터 많았습니다. 웹팀에서도 이미 AI 챗봇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면 “또 챗봇이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기존 챗봇 책과 다른 지점은 단순히 API를 연결해 답변을 출력하는 데 머물지 않고, 클로드 코드와 함께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기능을 쪼개고, 코드를 작성하고, 검증하는 바이브코딩의 흐름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예전의 챗봇 책이 “이 코드를 따라 치면 챗봇이 만들어집니다”에 가까웠다면, 이 책은 “AI와 대화하면서 내가 원하는 제품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완성도로 끌고 갈 것인가”에 더 가깝습니다.
제가 이미 사용 중인 다른 AI들과 비교해보면 역할도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제미나이는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연결해 문서, 메일, 업무 자료를 정리하고 요약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챗GPT와 코덱스는 로컬 드라이브의 업무 자동화나 코드 분석, 반복 작업 처리에 유용합니다. 커서는 코드 에디터 안에서 빠르게 수정하고 구현하는 데 강력합니다. 반면 클로드 코드는 프로젝트 단위의 흐름을 잡고, 작업을 나누고, 개발 과정 전체를 AI와 함께 밀고 나가는 방식에 초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즉, “코드 한 조각을 잘 만드는 도구”라기보다 “하나의 기능이나 서비스를 끝까지 만들어보게 하는 파트너”에 가깝습니다.
게임기획자에게 이런 역량은 생각보다 큰 경쟁력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신규 콘텐츠의 보상 밸런스를 설계할 때, 단순히 엑셀에 수치를 넣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웹 기반 밸런스 툴을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벤트 기획을 할 때도 참여 조건, 보상 테이블, 누적 재화량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내부 페이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운영팀이나 QA팀이 반복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체크리스트를 간단한 웹 앱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작업을 개발팀에 모두 요청하지 않고 기획자가 1차 버전을 직접 만들 수 있다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줄고 실험 속도는 훨씬 빨라집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바로 전문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문 개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개발의 언어를 이해하고 AI와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기획자가 코드의 구조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면 개발자와 대화할 때 요구사항이 훨씬 명확해지고, “이 기능이 왜 어려운지”, “어디까지는 툴로 자동화할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은 개발팀의 도움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차이가 실무에서는 꽤 큽니다.
『클로드 코드 마스터』는 AI 코딩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지만, 이미 챗GPT, 제미나이, 커서 등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더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AI의 편리함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다음 단계”를 상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 질문과 답변을 넘어, AI와 함께 기획하고, 구현하고, 테스트하며, 작은 제품을 완성하는 경험은 앞으로의 실무 방식에 큰 힌트를 줍니다.
결국 이 책의 가치는 클로드 코드 사용법 자체에만 있지 않습니다. 기획자도 AI를 활용해 직접 만들고, 검증하고, 개선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게임기획자가 기획서만 쓰는 원툴이 아니라, 데이터와 도구와 AI를 다루는 멀티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싶다면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특히 실무에서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고, 이제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내가 필요한 업무 도구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클로드 코드 마스터』는 꽤 현실적인 출발점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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