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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 얼마만큼 아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입니다. 그 예로 어려서부터 신화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보는 내내 즐거웠던 영화고, 신화에는 관심 없던 오리는 보다 중간 중간에 졸던 영화였죠. 게다가 오리는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레스를 헷갈리기까지 하면서 사자는 언제나오냐고 하였습니다. 여보세요, 매너 좀...

페르세우스의 이야기를 다루는  스토리인데, 본래 신화에서는 페르세우스 혼자 잘나서 잘 먹고 잘 살았다였던 부분을 인간적인 동료애로 포장한 영화입니다. 어차피 신화라는 게 구전으로 전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해석하는 사람 마음이고 재해석에 따라 어디까지던 달라질 수 있는 거겠지만, 사실 좀 짬뽕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본래의 페르세우스의 신화는 이러합니다.
아르고스의 왕의 무남독녀였던 다나에 공주가 [다나에의 자식이 왕을 죽인다]라는 신탁을 받고 탑에 갇혀 버립니다. 그러나 희대의 카사노바 제우스가 다나에를 임신시킵니다. 다나에가 애를 낳자 왕은 차마 죽이지 못하고 궤짝에 넣어서 바다에 던져 버렸는데, 다른 나라에서 건져집니다. 그런데 그 나라 왕이 어머니를 마음에 들어하여 어머니를 빼앗기기 싫어서, 결혼을 막기 위해 메두사의 머리를 갖다 주겠다고 합니다. 왕은 눈엣가시가 죽으면 누이좋고 매부좋기 때문에 그러라고 보냅니다. 페르세우스는 눈 하나를 번갈아 쓰는 세 마녀를 협박해서 모습을 숨기는 저승왕의 투구와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주머니, 헤르메스의 하늘을 나는 신발, 아테네의 거울 같이 비치는 방패를 빌려서 메두사의 목을 베는 데 성공합니다. 메두사의 피가 떨어진 파도거품에서 태어난 페가수스를 타고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돌아가다가 에티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가 산제물 신세가 된 것을 발견합니다. 안드로메다의 어머니 카시오페이아가 딸이 바다요정보다 아름답다고 바다요정을 까댔는데, 바다요정이 이에 빈정상해서 안드로메다를 산제물로 안 내놓으면 다 죽여버리겠다고 했죠. 페르세우스가 안드로메다를 잡아 먹으러 온 바다뱀을 죽이고 러브러브한 모드로 돌입, 메두사 머리 가지고 어머니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호색한 왕을 돌로 만들고 어머니는 자유의 몸이 됩니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는 결혼하여 페르세우스는 어느 나라 왕이 되더랍니다.

좀 길지만 이런 내용입니다.

신화에서는 [헤라 몰래 제우스랑 정분났다가 뽀록나서 살고 싶어 소로 변신해 도망친 '하얀 소 이오']가 영화에서는 [페르세우스가 어릴 때부터 그를 지켜보는 원조자]의 모습으로 나옵니다. 영화에서 그녀는 [신의 사랑을 거부한 죄로 영생의 벌을 받았다]라고 하는데, 애당초 신화에서의 이오는 요정입니다. 신과 인간의 중간격이죠. 게다가 페르세우스의 친부 제우스랑 정분 났었는데, 이건 사기죠. 게다가 마지막에는 전통 커플 안드로메다를 정말 안드로메다로 차 날려버리고 페르세우스랑 러브라인을 긋습니다. 신화를 토대로 하면 부자가 한 여자를 상대로 2:1이니 개막장 스토리.

페르세우스가 태어난 나라인 아르고스는 영화에서는 페르세우스가 난파선에서 구조 되어 가게 된 나라입니다. 이 영화에서의 페르세우스는 [나 혼자 잘난 영웅]보다는 [동료의 힘을 얻어 나아가는 인간성]이 돋보인달까요. 하기사, 영화인데 나혼자 잘났음은 스토리 쓰기 어렵겠죠.

끝까지 잘 살아남는 어머니는 바다에 버려진 궤짝 속에서 죽어버렸습니다. [반신]이라 살아남은 페르세우스만 어부 노파에게 구조되었지만, 그나마 새로 얻은 가족도 영화에서 하데스의 난리법석 쑈에 휩쓸려  바다에서 사망.

메두사의 피에서 태어난 페가수스는 영화에서는 뜬금없이 숲 속에서 다른 페가수스들을 협박하며 나타납니다. 그 시커먼 털색은 뭐란 말인가요?!

눈 하나 돌려 쓰는 세 마녀는 정말 표현 좋았어요. 이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신화에서 원래 동료들 없이 혼자 잘 하던 놈을 동료들을 붙여 준 것까지는 좋았는 데, 동료들 죽어나가는 타이밍이 너무 막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메두사 잡으러 가서 쌀쓸이 당하는 건 좀... 사막정령은 뜬금없이 나타나서 자폭해서 죽고 말이죠.

원작 파괴도 신선하고 좋았고 스케일도 컸고 재미있었습니다만, 등장인물을 너무 막죽이는 감이 없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별 세개 드립니다만, 신화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정말 지루할 것 같을 정도로 진행이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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