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스포부터 풀어놓자면, 이 영화의 류승룡은 결국 사형선고를 받고 죽는다.
너무도 억울하고 답답하게.
7번방의 기적은, 절대로 불가능한 '딸아이의 교도소 출퇴근'이 기적인 것이지
누명을 뒤집어 쓴 그가 무죄를 증명받고 딸과 행복하게 사는 기적은 아니었다.
제목 때문에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결론은 바뀌지않았다.
지체장애. 하지만 딸을 키우며 열심히 살던 아빠.
배운대로 행했던 응급처치는 그를 성범죄자로 몰았고 증인도 없고 스스로의 무죄를 증명하기도 어려웠던 그는 결국 살인범으로 내몰려 사형대에 오른다.
그를 만나면서 변해갔던 7번방 사람들과 교도소 사람들..
부녀가 기구를 타고 떠나갈때 내심 속으로는 그대로 그들이 떠나기를 바랬던 속마음들..
그래서 기구가 담에 걸려 멈추었을때, 겉으로 싸우던 것을 멈추고 허망하게 바라보던 한결같았던 속마음들..
그는 살지 못했지만, 그들 마음 속에서 잘 살아남고 있는거다.
그랬다. 기적은 그가 아니라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것이다.
딸을 잃은 경찰서장.
자신에게 악감정을 품고 자기 딸을 해쳤다고 생각을 굳힌 그는 끝까지 류승룡의 딸을 빌미로 삼아 순순히 죄값을 받으라고 한다.
죄를 짓지 않았으나 죄의 대가를 받아라.
이 부당한 요구에 오로지 자신의 딸을 지켜야한다는 마음만 있었던 그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기회를 스스로 버린다.
경찰서장이 주인공 시점에서는 악역이지만, 경찰서장의 마음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이 흐른 후, 변호사가 된 딸이 그의 무죄를 증명해주어도
이미 그는 돌아올 수 없지만..
그래도 무죄를 인정받음으로써 자신의 아버지가 범죄자가 아님을,
사람을 위하고 사랑했던 더없이 좋은 사람이었음을 증명해 낸 딸의 마음이, 그 당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 절절하게 와닿는 좋은 영화였다.
사실 티켓을 무료로 받아서 시청한 영화였는데, 정말 너무 감동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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