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입니다. 사람이 아닙니다.
누구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잘 알고 있는 그.
끝까지 이름 하나 받지 못했지만 주인공 프랭크와 그 누구보다 깊은 마음을 나누었을 로봇.
사람들이 힐링 힐링 노래를 해대는 이 시점에서 이 것보다 더 따뜻하고 이것처럼 억지스럽지 않은 영화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억지로 가르치려고 하지도 않고 억지로 뺨을 두들기며 울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잔잔하게 돌아보게 만듭니다.
리얼 힐링 영화..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다시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간단하게 로봇이 말해주었습니다.
모두 지워지면 어때. 잊어버리면 어때. 다시 시작하면 되지.
프랭크에게 로봇은 자신이 치매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 그런 존재였습니다.
단언컨데 제가 본 영화들 중 '시작'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따뜻하게 말해주는 영화는 처음이었지 않나싶어요.
제가 많은 영화를 보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요.
프랭크와 로봇의 이야기와 별도로,
치매로 기억을 잃은 프랭크가 호감을 갖던 멋진 여인이 자신의 전부인이었다는 점이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정말 사랑하면, 기억을 잃어도 다시 사랑하게 되나봅니다..
뇌가 그걸 기억하지 못해도, 몸과 마음이 기억하게 되는 건가봐요.
PS. 이 영화의 별 다섯개는 영화 그 자체에 주는 별점입니다.
지나가는 초딩도 놀라 자빠질 그 자막은 잊어버리는게 상책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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