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는데도 함께 있는 것이 아닌 것.
마치 마약같은 것.
성형수술을 드릴로 할 수 있는 세상.
침대 위의 내가 늙고 후줄근하게 변하여가도
생활을 하는 나는 언제까지나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제 내가 남자여도 여자의 몸으로 생활 할 수 있고,
신경을 통해 몸은 기계이지만, 아바타 같이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또 다른 나.
신기하다. 그리고 경이롭다. 그렇지만 이건 시시하잖아.
현실의 내가 정신불안과 심약으로 약물을 과다복용하고 있어도
생활하는 나는 아픈 곳 하나 없이 멀쩡한 모습.
다쳐도 상관없고, 사고가 나도 죽지 않으니
그 누구도 서로를 걱정하지도 않고, 배려하지도 않게 되는,
자신만 생각하게 되는 이기적인 사회가 되어버린다.
완벽하고 아름다운 이상적인 사회의 이면에, 시시하고 차갑고 재미없는 현실의 나.
실제의 진짜 나는 나의 현실도피로 인해 잊혀지고 있는 거다.
스스로에 의해서 지워지고 있는 거지.
DELETE.
물론 나도 나를 지우고 싶거나 부끄러웠던 일들을 전부 없던 것으로 되돌리고 싶던 적이
분명 있었지만.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살아있고,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체온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액션 영화이니만큼 액션 씬도 재미있었지만,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장면을 꼽아보자면.
하나는 주인공이 아내의 '써로게이트(대리로봇)'를 향해
[ 저 방 안 의자에 누워 있는 '진짜 내 아내'를 보고 싶다 ] 라고 말하는 부분.
다른 하나는 마지막에 실제 아내와 주인공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포옹을 하는 부분.
나도 모르게 남자친구의 손을 꼭 잡았다.
따뜻하다.
행복하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