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그리고 인간.
[디스트릭트9]의 수많은 리뷰들에서 그렇듯이 내포한 것이 많은 영화다.
꼬집어 비트는 것도 많고 어찌보면 정치적이기도 한 영화.
나는 영화에 대해 잘 모르고, 국사라면 우리 나라 역사만 간간히 아는 사람이라
이 영화가 꼬집어 비트는 것에 대해서는 오리가 알려줘서 알 수 있었지만...
역사적인 측면과 연관시키지 않고 영화 자체로만 보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디스트릭트9의 외계인들. 그리고 그들을 하대하고 혐오하는 인간들.
언제나 지구를 침공하고 인간을 위협하는 외계인의 존재는,
실험실의 흰 쥐 마냥 실험대에 올라 해부당하고,
무기 테스트 용으로 가차없이 총에 맞아 살해되는 그런 존재로 비춰지고 있었다.
인간보다 우월한 문명을 가지고 있지만, 부족한 지능 때문에 부당하게 살고 있었다.
마치 바퀴벌레의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 얼굴과, 그 전체적인 생김새가 정이 가지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징그러운 외계인의 알을 거침없이 화염방사기로 불태우는 인간.
분명 보는 것만으로 징그러운 그 모습이 안타깝고, 인간이 참 잔인하게 느껴지던 그 장면.
타오르는 알의 장면에서 어딘가에서 울고 있을 그 알의 부모 외계인이 떠올랐다.
안타깝게도 부모 외계인의 복수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역시 사람이든 뭐든 상대방 입장이 되어봐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진리다.
그렇게 외계인 '프런'들을 괴롭혔던 주인공은
자신이 '프런'으로 변해가고 '프런'에 대한 지나친 학대를 보아가면서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낀다.
물론 가장 잘못 된 것은 자신의 모습이겠지만.
뒤바뀐 선과 악.
그리고 자기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겉돌기만 하며 남 얘기를 하는 사람들.
그 심각하고 우중충한 분위기 속에 작은 웃음거리들을 심어놓은 영화.
고양이캔을 좋아하는 외계인이라니...너무 귀엽잖아. (비록 생긴 건 바퀴벌레라도..)
특별나게 화려하고 눈에 띄게 멋지지는 않지만, 사람을 소소하게 놀라게 만드는
우주선 조작 장면.
와우!!
진짜 그건 SF마니아가 아니라도 멋지다고 생각할 것 같다.
DNA에 반응해서 나타나는 조작스크린과 터치로 이뤄지는 조작.
멋지다.
중간부터 화장실이 격하게 가고 싶어서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보았다.
나는 물론 돈주고 보지는 않았지만, 돈주고 봐도 아깝지는 않을 것 같다.
너무 잔인해서인지 미성년자 관람불가라 미성년자는 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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