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를 작성해서 부동산에 갖다주러 갔다. 월요일에 서류 처리를 한다길래 더 늦기 전에 미리 갖다줬는데, 간 김에 겸사 겸사 일전의 베란다 누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일단 옥상의 방수 공사는 모두 끝났으며, 장마철이 시작되었으니 3일 연속으로 비가 많이 오면 가서 상태를 살펴 볼 예정이라고 한다. 그 사이 셀프인테리어 카페에서 찾아 본 정보가 있어서, '코킹 시공'하는 거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비가 오면 뒷베란다(주차장쪽)에서 물이 졸졸 흐르는 문제라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부동산에서 소장의 대답을 통해 작업자를 연계하여 시공하려는 작업이 '코킹'이라는 것을 확정할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시공 견적이 100만원이나 나올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조용히 넘겼다.
조심히 인테리어 사무실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인테리어 사무실은 따로 없고 부동산 한쪽에서 사모님(사무장)은 부동산 일을 맡고 소장님은 인테리어 일을 맡는다고만 하셨다. 어디를 고칠 생각이냐고 물으셔서 그냥 셀프로 고칠 생각이라고 하니, 해본 적이 있느냐 물어서 이전에 주택에 살 때 혼자 싹 고치고 살았었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니 한 번 해보았으니 잘 할 거라고 하셨고 그렇게 인사를 드리고 부동산을 나왔다.
집에 와서 '숨고' 어플을 켜고 견적 요청서를 작성했다.
시공 희망일은 잔금일 치룬 이후인 8월 27일 이후부터 9월 1일 사이. 시공이 필요한 평수는 뒷베란다 약 8평. 재시공이고 완전 제거 후 보수로 요청을 넣었다. 하루 사이에 총 4개의 업체에서 견적을 보내줬는데 각각 A,B,C,D 업체이다.
가장 먼저 A업체에서 연락이 왔고 시간차를 두고 다른 업체들도 견적을 보냈다. 일단 기존 실리콘을 제거하고 코킹 작업을 하는 것은 평당 가격이 15,000원~20,000원으로 비슷했다. 쟁점은 탑층 추가 비용과 방범창의 문제였는데, C 업체는 도면과 건물 내 외부의 사진을 보냈는데 답변이 너무 느리고 기본 단가가 가장 비싼데, 후기도 3개 뿐이라서 목록에서 제외했다.
D업체는 부산의 업체인데 24평 완전 제거 시공시 48만원에 탑층 비용 포함해서 55만원이라고 했다. 서재 방 창문의 방범창이 있는 부분은 실리콘 시공이 제대로 되지 않으므로 탄탄이라는 특허 제품을 같이 시공하는 방법으로 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름으로 보면 '탄성코트'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추가 비용을 계산하기 전에 이미 55만원이라서 여기도 제외했다.
이제 A 업체와 B 업체가 남았고, 사실 누수 문제가 두드러지는 뒷 베란다만 시공 계획을 세웠을 때에는 가장 먼저 연락이 왔던 A 업체와 견적 비용 28만원으로 시공을 하기로 했었다. 이후 연락이 온 B 업체가 창호 새로 시공하고 뒷베란다에 문제가 있는 거면, 같은 시기 시공이면 아마 앞베란다 측도 노후가 있어서 시공을 함께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처음에는 견적 키울려고 영업하는 건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창문 실리콘 노후화는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부분이라서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앞 베란다 측이나 어쩌면 서재 창문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누수 문제가 있는 뒷 베란다만 하는 경우 25만원이고, 앞 뒤 베란다(서재 포함)를 모두 하는 경우 45만원이라고 한다. 기존 실리콘을 모두 제거하고 시공하는 금액이다.
혹시나 싶어서 A 업체에게도 앞뒤 모두 시공을 하면 금액이 어떻게 되느냐 물으니 45만원이라고 한다. 결국 금액은 동일해졌다. 두 업체 모두 후기도 많고 평점도 좋다. 고민이 되는 순간이다.
업체 선택의 갈림길에서 내가 결국 B 업체를 선택한 것은 서재방의 '방범창' 때문이었는데, '방범창'에 대해서 물으니, A 업체는 방범창이 붙어 있으면 작업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고, B 업체는 방범창을 탈착하고 코킹 후 부착하는 방법과, 방범창을 아예 제거하고 시공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예시로 들 수 있는 방범창의 사진도 보여주셨다.
이미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 방범창 사진을 부탁하니(구조가 같다) 사진을 보내주어서 B업체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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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창 연결부 확인 |
해당 방범창은 볼트 체결이 아니기 때문에 탈부착이 되지 않고 제거만 가능하다고 한다. 뭐, 탑층이라서...도둑이 줄을 타고 내려와 침입하겠다고 하면 이미 그 시점에 답이 없으므로, 방범창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A 업체는 같은 동네고, B 업체는 김해에 있지만, 뭐 시공 잘 안됐다고 가깝다고 가서 따질 것도 아니니... 친절하게 예외사항에 대해 상담해 준 B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최종 견적은 24평 앞뒤 베란다 (서재방 포함) 기존 실리콘 제거 후 코킹 시공 40만원. 탑층 추가 비용 5만원. 방범창 제거 비용 5만원. 총합 50만원이다.
부동산에서는 뒷베란다만 100만원이라고 했는데, 앞뒤 다 하는 걸 고려하면 4배나 견적이 차이가 나는 게 되어 버린다.
아무튼 8월 29일을 시공일자로 예약하고, 숨고 고용을 하고 마무리를 했다. 이제 또 뭘 더 알아보면 좋으려나. 내 집을 사고 이사를 가려니 즐겁기는 한데, 신경쓸 게 너무 많다. 자본주의는 턴키에 맡기면 더 속이 시원하다지만, 턴키라고 무조건 잘한다는 보장이 없고 내 눈으로 직접 시공 업체를 보고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아마 이번 집은 계속 셀프 인테리어로 진행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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