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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물의 숲 극장판

닌텐도 DS -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의 극장판. 여기엔 너굴 말고 우리 마을 사는 애는 하나도 없네요. 그보다 우리 마을하고 생긴 것도 다름. 주인공 캐릭터들 중 가장 사람같이 생긴 여자아이가 주인공. 게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웃으면서 볼 수 있지만, 게임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 물론 그런 사람은 아예 안 보겠지만 - 멍 때릴 수 있는 내용. 아기자기하고 이쁜 이야기이기는 한데, 이건 내용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것도 그렇다고 어른 눈높이에 맞춘 것도 아니고 어정쩡한 그 즈음에 머물러 있다. 팬이나 유저라면 자신의 마을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꼬마 니콜라

옆집 꼬맹이같은 녀석들의 이야기가 시작부터 끝까지 소탈한 웃음을 계속 끌어낸다. 영화는 커다란 감동이나 깨달음, 그런 걸 관객에게 주지도 않고 느끼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마치 내가 그들의 나이가 되어 느끼는 것처럼, 편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다양한 아이들의 성격이 섞이지 않고, 각각의 캐릭터가 분명하면서도 하나로 모이는 게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 시대의 느낌을 재연한 거리의 표현도 좋았고, 자연스러운 니콜라의 부모님도 좋았다. 동생이 생기면 숲에 버려질 것이라는 상상에 동생을 빼내어 숨겨놓고 몰래 돌보겠다는 발상이 아이들답고 순진해서 너무 귀엽다. 대사 하나 하나, 행동 하나 하나가 역시 아이의 생각이다라고 웃으면서 볼 수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지키며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점도 자연스럽다.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는 외계인은 정말 멋졌다고 생각한다. 도착해서 질식할 뻔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하고 말랑말랑한 웃음을 주는 영화다.

영화 500일의 썸머

우리 모두는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였나, 아마 그런 비슷한 말이 포스터에 적혀 있는데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보다 이런 말을 하려면 일단 "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으세요? " 라고 물어봐야할 것 같은데. 아무튼 대체로 누군가를 사귄 적이 있다면, 썸머와 사귄 적이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렇고 말이지.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 남,녀 사이에 친구라는 건 있을 수 없다는 말에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쪽은 편하고 프리한 관계를 원하고, 한 쪽은 겉으로만 프리한 척 그 사람에게 묶여 있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 결국은 한 쪽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불상사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자신의 마음을 말했고, 그가 그것에 동의했지만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그녀는 나쁜 여자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것을 현실에 빗대어 말할 수 있는 단어는 '어장'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사귀어 본 적 있는 그 '썸머'는 사람의 기대심리가 커져 결국 스스로를 가두는 '어장'. 남자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 결국 아무리 잘해봤자 소용없는 거야. 내가 잘해줘도 걔가 내가 싫으면 끝인 거지. ' 그건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런 마음을 겪으면서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이미 겪은 후에 안락함을 찾은 내가 말하는 건 염장질일까. p.s. 영화는 500일을 앞 뒤로 오가며 관객을 속여 넘기는 편이다. 장면에 속게 되면, 영화가 끝날 때 '헐?'하고 내뱉게 될지도..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이번엔 씨트러스!

지난번에 더블베리인가 베리베리인가의, 후레쉬베리 맛이 나는 걸 먹고 나서 기회가 되어서 신상품을 마저 마셔보기로 하였다.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씨트러스.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맛이다. 정말. 맛있다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

이승기의 연기에 내가 이승기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한효주라는 배우를 스타덤에 올린 드라마. 이승기의 쿨시크 도도연기도, 한효주의 잡초 연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었던건 [승미]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 와- 정말 쟤는 연기 너무 잘한다 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찬란한 유산 재탕중이다. 안 본 사람을 위해 대략의 스토리. 아버지가 새엄마랑 결혼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갑자기 어머니는 돌변, 나와 동생을 쫓아냈다.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아버지 보험금까지 빼돌리고 사실은 살아있었던 아버지의 존재를 은폐하여 연락을 못하도록하고 멀쩡한 동생을 갖다 버렸다. 그 와중 우연히 구한 할머니가 기업 사장이어서 졸지에 유산상속자가 되었는데, 그 손주내미가 싸가지 바가지더라. 어찌보니 그 손주내미는 새엄마 딸이 좋아하고, 새엄마는 그 놈의 할머니의 재산을 좋아하더라. 그런데 그 손주내미는 날 좋아함. 근데 나도 그 손주가 좋음. 새엄마딸과 새엄마가 날 손주에게서 떼어놓으려고 갖은 모략을 세우지만 다행스럽게도 손주는 날 믿어줌. 할머니도 날 믿어주는 것 같음. 결국 새엄마딸과 새엄마는 개과천선까지는 아니어도 조금 개념을 차리고 난 유학 감. 손주는 나를 찾아 뉴욕에 설렁탕 가게를 차림. 간단한 스토리에 등장인물들을 잘 엮어놓은 재미있는 드라마였고, 나름 부유층이던 이승기가 회를 거듭하면서 개념을 챙기게 되는 이야기가 멋졌다. '설렁탕 한그릇 할아버지의 박하사탕'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누난 내 여자니까'의 이승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드라마였다.

영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부성도 모성도 아닌 그 무엇. 처음부터 여자였으나 남자의 몸에 갇혀있었던 그녀는 여자의 모습이 되었지만, 여자로서 사랑을 이루려는 찰나에 남자의 몸에 갇혀있던 시절에 생긴 아들이 나타난다. 다시 한 번 여러가지로 혼란을 겪게 되는 지현. 총소리와 카메라 소리로 부자지간을 다시 엮는 모습은 인상 깊었다. 일전에 본 어느 영화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던 게 오버랩된다. 남자의 몸에 갇혀 있던 과거를 등지고 현실에만 몰두하던 그녀의 삶이 바뀌어가는 과정. 그런데 딱히 성 소수자에 대한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는 않고 살짝 두루뭉실 끝을 맺는다. 전혀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이나영이 어떠한 사정으로 누군가의 대신 아빠 노릇을 하고 있을거라 짐작했던 나같은 사람은 깜짝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영화 속 지현의 존재 자체부터, 이 영화의 내용까지 전부 혐오를 느낀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일단 난 아니었으니 제쳐두고. 여러가지로 현실과 동떨어졌지만,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웠달까. 영화는 물론 해피엔딩이 좋지만, 마무리가 너무 서둘렀다거나, 두루뭉실하게 만든 느낌이 있었다. 무엇보다 막판의 등장인물들의 어설픈 개그가 영화의 끝을 하늘로 날려버리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보는 흥수씨는 진지하고 속깊은 대사를 내뱉는 한편으로, 끝없이 차를 팔려하는 모습을 보여 관객들이 짐작을 하면서도 다시 또 웃게되는 역할이 되었던 것 같다. 진지함과 개그는 동떨어진 포인트임에도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점이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흥수씨를 봐서 반가웠다.

바쿠만1 리뷰

꼭 지네들 이야기 같아 라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게 하고, 그림을 조금이라도 그려보고 한때라도 만화가의 꿈을 품은 사람에겐 동경의 이야기. 아 확실히 얘들은 이렇게 노력하고 한가지만 파고 들잖아? 그런데 난 이것저것 파고 들잖아. 뭐, 사람이 한 우물만 파서 대성하기도 하지만 원래 요즘엔 멀티플레이어가 좋은겨 라고 자기위안.

학원 앨리스 리뷰

초등학생이 보기 딱 좋은, 그 정도의 만화지만 역시 은근히 다음권이 궁금해진다. 드라마와 만화의 공통점은 뒤가 어떻게 될지 결론은 뻔한데도 계속 보게되는거랄까. 자신의 예상과 이야기의 흐름이 일치하는지 하지 않는지 확인하려는 절차같기도 하고. 얼마전에 18권을 본 것 같은데 벌써 19권 나왔댄다. 만화책은 영혼을 울리는 특정한 작품 외에는 수집을 안하고. 예전에 수집욕으로 사모았다가 남 준 기억이 많아서, 현재 소장한 시리즈는 그나마도 고향집에 있는 [오란고교]인데, 이게 지금 무사히 있는지나 모르겠다. 아무튼,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은데 끝날 듯 끝날 듯 안 끝나는 만화.

디트로이트 메탈시티 리뷰

[ 정말 병신같지만 멋있어 ]의 느낌. 아, 남자친구 추천이 아니었다면 이런 책 안봤겠지만. 막상 보고 나면 정말 할 말이 없다. '뭐냐'하면서도 계속 읽는 나를 보게 된다. 네기시의 이중인격도 인격이지만, 개그센스가 좋다.

테이스팅 노트 - 발레벨보 모스카토 다스티

여기까지 마시고, 다음번에는 저렴하다고 모스카토 다스티를 몽땅 사들여오는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전 콰트로는 고무코르크였는데, 이번 코르크는 재생코르크. 일전에 콰트로를 마시면서 고무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코르크 때문이라는 걸 알았달까. 몸으로 하나씩 배우는 중인가보다. 코르크의 재질이 와인향에 미치는 영향을 먹어서 체험. -ㅅ-;;;; 달콤하기는 한데, 당도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 탄산도 약한 편. 콰트로가 약간 미끈미끈한 뒷맛을 낸다면, 확실히 뒷맛은 좀 더 깔끔하다. 다만, 병 목에 캡실이 눌어붙어서 마시는 동안 계속 캡실찌거기가 잔에 섞여 나왔다. 닦아지지는 않는 게 잔에는 섞여나오니.....-_-;;; 코르크는 아래쪽에만 와인이 묻어있었으니, 끓어넘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왜이런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맛나게 마시고 이제 한병 남았다. 빈티지가 있는 모스카토. 그거까지 마시면, 당분간은 모스카토는 사지 말아야지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