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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무기력 대폭발'을 읽고

사람이 가끔씩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이미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욱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을 때가 있단 말이다. 책의 이름 그대로 무기력이 대폭발 할 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바로 그 때 읽으면 괜찮은 책이다.

물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는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멍을 때리는 것도 괜찮지만, 아무 생각없이 틀어 둔 TV를 넋을 놓고 보는 것처럼 <무기력 대폭발>은 정말 그렇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작가가 혹시라도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무언가 깊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면 미안한 일이지만, 내가 보기엔 아마 작가도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뭔가 깊은 생각을 하리라고 바라지는 않았을 것 같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스낵 게임이라고 부르듯, 이 잡문집에 있는 글들도 스낵처럼 가볍게 읽고 덮어둘 수 있다.


책의 사이즈도 한 손으로 들고 보기에 부담없는 아담한 사이즈고, 손글씨로 적어 넣은듯한 타이틀도 예쁘다. 책 자체는 깔끔하고 예쁘게 생긴 디자인이다. 표지만 보면 뭔가 자기계발서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고 심오한 깊은 세계가 있을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그렇게 어려운 책이 아니다.


책의 부제가 산문집도 수필집도 아닌 잡문집이라는 것에서 그 근거를 둘 수 있겠다.


뭔가 카테고리로 나누어 놓기는 했지만 사실 카테고리 안의 글들은 딱히 연관성이 없다. 어느 정도냐면 그냥 목차를 보고 제목을 보고 내키는 글 하나를 골라서 페이지를 펼치고 읽어 내려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첫 카테고리의 '엉덩이'라는 글을 읽으면 이 책의 글들이 얼마나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다.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날, 무기력이 넘쳐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그런데 누워서 자는 것은 영 비생산적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자. 작가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써내려간 글들을 읽으면서 너나 나나 다 무기력할 때가 있고 누구든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가르치지 않으려고 해서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 무기력이 폭발할 때에는 무기력 대폭발을 읽어 보자. 의외로 집 나간 기력이 돌아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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