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보드게임 디자인 라운드테이블 행사가 열렸다. 그전부터 소식을 듣고 주변에도 알리고 갈까말까 하고 있었는데, 1일차는 보드게임 전시 및 판매를 하고 2일차는 보드게임 개발자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라운드 테이블 행사가 치러진다. 사실 난 양일 모두 가려고 했었는데, 둘째날이 몸이 급 안 좋아지는 바람에 첫날 행사만 참여하게 되었다.
방문객에게는 팜플렛과 핀버튼을 제공한다.
첫번째로 플레이해본 게임은 '렛츠런'이라는 게임. 테이블의 말랑카우 때문에 여기부터 앉은 건 절대 아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의 눈치를 살피며 적당한 욕심을 부려가며 더 많은 점수 카드를 얻어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
셜록홈즈를 좋아하지만 구매는 하지 않았던 셜록홈즈 플레잉 카드 게임.
보드게임디자인 라운드테이블 행사는 부산콘텐츠코리아랩 센텀메인센터, BCC의 4층-5층에서 열렸다.
두번째 게임은 빙고 게임.
세번째 게임은 전략게임 아테나. 게임판이 화려해서 게임카드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게임의 오브젝트들이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다. 아마 아테나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잘 모르는 나도 재미는 있었다.
게임 플레이 후에 작가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작가분이 같이 플레이를 한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가격이면 구매를 할 거 같냐는 말들이 오갔다. 다들 한 마디씩 거들었다. 다른 보드게임과 빗대어 이 정도의 퀄리티면 5~6만원, 8만원도 할 수 있을 거 같다고들 말했다. 나는 3만원이라고 했다. 내가 쓸 수 있는 여력과 내가 그 돈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게임들과의 기회비용을 계산했을 때, 다른 게임이 아닌 이 게임을 구매하는 데 돈을 쓴다면 3만원 정도면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님은 행사장에서 게임을 팔겠다고 했다. 구매를 하면 테이블 매트도 같이 제공해주겠다고 하셨다. 재미있는 것은 그 게임에 대해 호평을 하며 가격을 높게 불러댔던 사람들 중 누구도 게임을 구매하지 않았고, 그 게임을 구매한 것은 나 뿐이었다는 것이다.
경쟁이란 건 그런 것 같다. 재화가 많아서 무엇이든 다 원하는대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정된 재화를 좀 더 효율적으로 소비하기 위해서 고민한다. 같은 가격대의 같은 종류의 물건이 있다면 어느물건을 사는 것이 더 후회없고 만족스러울 것인지 고민을 하고 구매를 결정한다. 내게 듣기 좋은 말을 건네든 가슴을 찌르는 비수같은 조언을 건네든 중요한 것은 상대가 '내게 지갑을 열어 줄' 상대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모든 유저는 중요하지만 결국 구매로 이루어지지 않는 유저보다는 구매로 이어지는 유저의 의견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 패치 및 업데이트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봤다.
시장경제(자본주의)를 게임으로 가르치는 플레이위드의 보드게임. 흥미로웠다.
출품한 게임을 모두 플레이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고 여러가지 영감도 많이 받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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