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작은방 대청소를 했다.
화장실도 떼어내서 깨끗하게 닦고 바닥도 구석구석 쓸고 닦고
잡동사니를 치우고 정리해서 애들 부딪히거나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치우기도 하고
가끔씩 누전으로 불이 안들어오는데, 어두워서 등도 하나 달았다.
구석에 토해놓고 굳은 헤어볼을 긁어 닦아내며
" 빈이 이 놈은 토해놔도 구석탱이에 토해놓노. 안보이게... "
라고 가만히 있는 빈이를 흘겨주기도 하며 그렇게 쌀쌀한 가을 날씨에 구슬땀을 흘리며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한 후의 모습.
어찌나 뿌듯하던지.
이내 빈이가 화장실에서 묻혀 온 모래를 한움큼 바닥에 털어 냈지만,
아무렴 어떠랴, 오늘의 청소는 끝이니라.
하면서 태평하게 뒷정리를 했지.
주변에서, 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는 깨닫지도 못한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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