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남아 있어서 도서관에 가더라도 바로 빌려서 읽어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씨네 잡화점 우편함을 통해서 이뤄지는 고민 상담 이야기. 시작은 그 시대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었고, 영화의 후반부에 밝혀지는 비밀대로 그의 유언에 따라 기일인 딱 하루,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방황하는 청춘들인 주인공 3인방의 인생은 바로 바뀌지 않지만 마음가짐은 영화의 끝에 와서 크게 바뀌게 된다.
당장 뭔가를 남기지 못하고, 내 스스로가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내가 남긴 작은 흔적이 나비효과처럼 번져나가 다른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다. 생선가게 뮤지션은 그런 의미에서 분명 다른 사람들의 삶에 길이 길이 기억될 가닥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도서관 대기를 기다리지 못해 결국 구입해서 읽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다시 읽었는데, 당시 우울증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었던 내가 다시 기타를 손에 쥐고 싶게 만들어줬다.
이미 잘 지내고 있는 당신에게도 고민은 있다. 아주 사소한 고민부터 커다란 고민까지. 그것이 설령 지푸라기라도, 잡을 것이 있다면 잡고 싶은 절박한 마음까지. 현 시대에 있어서 이 고민들을 품고 사는 사람들에게 소설도 영화도 따뜻한 용기를 건네주는 트리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원작 소설에 비해서는 부족함이 많기 때문에 차라리 소설을 보는 것이 낫다라는 평도 있다. 하지만 원작이 워낙 훌륭하고 영화가 러닝타임상 원작의 에피소드를 전부 다 살리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그 따뜻함을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면 꼭 보면 좋을 영화. 잊은 꿈과 열정을 되찾게 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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