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와인 - 신세계와 구세계의 중간적인 맛

한때 아기 타다시 A,B의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가 이슈화 되면서, [신세계와 구세계의 중간적인 맛]이라는 말이 온라인 상에 장난식으로 떠돌던 때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아직 와인에 관심이 생기지 않았었기 때문에, [와인은 뭔가 있는 사람들의 비싼 음식에 곁들여 먹는 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떠도는 저 말을 듣고 웃으면서 '저게 왠 바보 같은 소리냐' 했었는데.. 내가 참 바보 같았다는 걸 오늘 느꼈다.

그 말을 비웃고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것은 물론, 마트에 가면 맥주나 전통주 쪽은 바라봐도 와인 쪽엔 관심도 주지 않았던 나는, 우연히 [헌혈의 집]에 헌혈하러 갔다가 읽을 것이 없어 꺼내 든 [신의 물방울]이라는 책에 아주 풍-덩- 하고 빠져버리고 만 것이다.

신의 물방울에 홀려서 귀가 얇은 나는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바보같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의 와인 매장에 갔다가 초보자가 절대 마시지 못할 풀바디의 드라이 와인을 라벨이 예쁘다는 이유로 들고 왔었다. 그것이 프랑스 메독 지방의 [노블 메독]이다. 물론 오리의 반대로 다시 환불은 했지만..

 그 이후 다시 마트의 와인 매장에 간 나는 와인에 대한 정보도 지식도 하나도 없이, 저렴한 1만원 내외의 가격대에서 와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만났다. [도나 죠세피나 까베르네 쇼비뇽]을. 까베르네 쇼비뇽은 강건하고 묵직한 맛이 다소 남성적인 품종인데, 특이하게도 요염한 붉은 드레스의 여성 그림이 라벨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한 7천원 대.
그 와인과 함께 나름 비싼 값의 보르도와인 글래스와 마개, 오프너를 구입했다. 그러나 오프너를 어떻게 쓰는 지 몰라서 나의 첫 와인은 부서진 코르크가 둥둥 떠다니게 됐다. 비록 어설픈 솜씨로 부서진 코르크가 둥둥 떠다니는 와인이었으나, 다행이도 나의 첫 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와인은 스위트한 와인이었기에, 나는 와인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사고 인터넷을 뒤지며, 계속 마시고 마셔가던 나날.

오늘 위에서 말한 [신세계와 구세계의 중간적인 맛]에 대한 해답을 알았다. 와인에 대해 오랜 전통을 가진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구세계에 속하고, 새롭게 와인 생산지로 떠오른 칠레나 미국, 호주 등이 신세계에 속한다. 와인은 포도에 따라 맛이 변한다. 같은 프랑스의 와인도 같은 품종이지만 어느 지역에서 재배되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데, 하물며 같은 품종이 나라가 확연히 달라지면 어떻겠는가. 신세계와 구세계의 중간적인 맛은, 결국 말 그대로의 뜻이었던 거다.
폼 재려고 나온 말이 아니고.

매일 장난식으로 " 나도 신세계와 구세계의 중간적인 맛을 느끼고 싶어. " 라고 했는데, 정말 저 맛을 느끼려면, 셀 수도 없이 많이 마시고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모르던 걸 하나 더 알아 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샷시문, 유리문, 현관문 방화문으로 교체비용, 방화문으로 바꾸는 가격

샷시문 방화문으로 교체. 유리문 방화문으로 교체. 현관문 철문 교체. 현관문 철문 가격. 내가 왜 이런것을 알아보았느냐면, 우리집에는 현관문이 2개가 있다. 1층 현관문과 2층 현관문. 2층 현관문은 보시다시피 알루미늄 샷시에 유리가 끼워져있는 매우 부실한 현관문이다. 물론 1층에도 현관문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여기는 지금 안락동집처럼 외부 창고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택배를 받기가 애매해서, 부피가 큰 택배를 받을때 1층 현관문을 열어두기 위해 2층 현관문을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집 문의 크기는 아래와 같다. (cm) 문틀포함 문높이 171 / 문틀포함 문폭 76 문틀비포함 문높이 172 / 문틀비포함 문폭 69 문틀면 폭 5~6 문윗 스틸 폭 10 / 문옆 스틸폭 7 / 문가운데 스틸폭 10 / 문아래 스틸폭 50 문윗유리 가로 54 / 문윗유리 세로 69 문아랫유리 가로 54 / 문아랫유리 세로 30 안락동집 근처 문마트라는 곳에 가서 사이즈와 사진을 보여주고 견적을 받았다. 지식인은 물론 카페와 블로그, 각종 사이트 등에서 나와 같은 경우를 찾아 보고 엄청나게 알아보았으나, 다들 교체비용이 40~50만원이 든다고 하더라. 집근처에 문마트가 있다는 걸 떠올리고 직접 견적을 내러 가보니 문틀 포함해서 시공비까지 27만원이라고 했다. 샷시문 철문으로 교체, 현관문 철문으로 교체하는게 27만원이면 충분하다. 주문하고 맞춤 제작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공 완료까지 일주일정도 소요가 된다고 한다. 나 말고도 막막하게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정보 공유차 글을 올려본다. 불안에 떨지말고, 문을 철문, 방화문 교체하는거 크게 비싸지 않다. 한달 월세만큼이면 충분하니 집주인하고 상의해보거나 해서 부산분이라면 교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철문이라고 해도 문에 틈이 있으면 장도리로 뚫리고, 홀커터로 털릴 수도 있는거라 완전한 안전지대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안하지 않은가. 더

천주교 성경책 구입

수요일 교리를 마치고도 봉사자님께 질문을 드렸었지만, 천주교는 개신교와는 성경이 다르다. 사실 나는 9월 말에 프리마켓에서 중고로 구입한 '개신교 성경책'이 있다. 그때만해도 내가 몇주 뒤에 성당에 다니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교양서 읽듯이 읽어보려고 샀었다. 하지만 '우리말 성경'이라고 해놓고서 번역이 엉망진창이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했다. 제대로 보지 못하고 구석에 처박힌 개신교 성경은 뒤로하고, 천주교 성경이 필요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신자의 가정에 비치해야할 물건에는, 성경책, 가톨릭기도서, 성가집, 십자고상, 성모상, 묵주 가 있다고 했다. 사실 교재 공부를 할 때도 성경이 필요해서 성경책을 하나 구입하려고는 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달랑 대,중,소에 1단, 2단 이렇게 쓰여져 있는데 무슨 소린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지퍼가 있고 없고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곁에 두고 자주 읽을 책이니 직접 보고 결정하기로 마음 먹었다. 천주교 수영성당으로 향했다. 2단으로 된 성경책을 사가지고 왔다. 재미있게도 이 성경책은 모든 곳에서 판매가가 29,000원이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신기한 일이다. 세로 22cm, 가로는 15.5cm 정도 된다. 2단이지만 폰트가 깔끔하고 읽기 편하게 되어 있다. 굵기도 적당해서 수시로 펴고 읽기에 좋았다. 개신교 성경처럼 화려하지도 장식이 있지도 않지만, 표지는 감촉이 좋고 책장 넘김도 좋고 책갈피 줄도 두 줄이나 있다. 크기도 딱 적당하다. 매우 마음에 든다. 이렇게 나의 첫 신앙물품은 당연하게도 성경책이 됐다. 교회 공용으로 사용하는 성경이 있다니. 이것도 천주교라서 가능한 걸까. 내가 구입한 책은 2017년 5월 1일에 재판된 책이다. 이제 공부 준비는 충분한 것 같다. 책상 위 나와 가장 가까운 위치의 책꽂이에 성경책과 교재를 꼽아 두었다. 언제라도 꺼내서 볼 수 있도록. 사실 성경책은 그날의 독서에

화장실 문이 잠겼을 때 여는 방법

10일. 손님이 왔다가 갔다. 손님이 화장실을 사용했는데, 나중에 손님이 집에 간 뒤 들어가려고 보니까 화장실 문이 안에서 잠겼다. 이런 망할. 일단 급한대로 가까운 지하철역 화장실에 다녀왔다. 현관문에 붙어 있는 열쇠상에 다 전화를 돌렸지만, 새벽 한 시에 와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슈퍼가서 손톱가는 것을 사와서 집에 있는 클립과 함께 진지하게 화장실 문따기를 시작했다. 우리집 화장실은 안쪽으로 열리는 타입이라 턱이 있어서 난이도가 좀 있었다. 손톱 가는 것과 클립 펼친 것과 제본 표지였던 플라스틱 접은 것으로 사투 끝에 문을 여는데에 성공했다. 문을 열고 원인을 확인해보니, 보통은 화장실 문은 잠그고서 안에서 문고리를 돌리면 같이 열리는데, 이 문은 안에서 문고리를 돌리면 열리기는 하는데 잠금은 안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닫힌 뒤에 밖에서는 열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앞으로 손님이 올 때는 이점을 꼭 당부를 드려야겠다. 진짜 식겁했다. 아무튼 문을 따고 나서 이쪽으로 전직을 해야하는 걸까나 라는 그런 생각을 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