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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팅 노트 - 마리아주 리슬링 2008

어제 눈물을 머금고 피노누아를 싱크대로 흘려보낸 뒤, 어제 사온 리슬링을 딱 뜯었지 말입니다. 리슬링이 제조방법에 따라 극드라이가 될 수도, 스위트 와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기 때문에 저는 스위트인줄 알고 덥석 집어왔지요. 30분쯤 세워두고 냉장고에 잠깐 넣어 차갑게 한 뒤, 잔에 따라서 마셔봤습니다.


여전히 저는 보르도 와인잔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와인잔을 종류별로 갖추고 싶은데, 그건 좀 사치스러워서... 아쉽지만, 계속 보르도 와인잔을 재탕 또 재탕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어제 저녁 막 따서 마셔본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단맛은 무슨.... 언듯 느낌이 소주와 비슷하달까요.. 해물파전에 잘 어울리도록 개발한 와인이라는데, 그냥 먹기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혹시 입이 텁텁해서 그런가하고 치즈를 한 입 먹었다가 입만 베렸습니다.
그래서 한 잔만 마시고 바로 잠을 자버렸죠.


다음 날 아침.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씻는 걸 깜박하고 그냥 둔 와인잔을 들어 무심코 향을 맡았습니다. 달콤한 과일향이 나더군요. 혹시 어제 내가 너무 급하게 먹은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빈티지도 2008. 아직 어린 와인. 리슬링이 숙성시켜 먹는 와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까베르네 쇼비뇽이었다면 먹으려면 좀 먼 그런 와인이죠.

저녁. 다시 테이스팅을 시도했습니다.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고 다시 잘 닦은 잔에 따랐습니다. 잔을 한번 흔들어주고 가만히 테이블 위에 놔뒀지요. 잠시 뒤 한입 마셔보니 역시나가 아니나다를까 였습니다. ㅎㅎ


ㅁ 색깔

연녹색과 노란색의 중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투명한 연녹색.


ㅁ 향

먼저 시큼한향. 상큼한 향이 뒤따른다. 달콤한 향은 나지 않음.
시원한 바람이 부는 한여름의 숲에 있는 것 같은 기분.
실제 실내 온도는 텁텁한데도 향을 맡으면 시원한 숲 속에 있는 것 같다.
풀냄새도 나는 것 같다.


ㅁ 맛

첫맛은 달콤하다고 느껴졌는데 이내 느껴지는 맛은 조금 시큼한 맛.
쓴맛과 신맛이 묘하게 섞여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스위트한 와인은 아니다.
가벼운 드라이 와인 느낌이랄까.
풀냄새.
입 안 가득 씁쓸한 맛이 가득.
그러면서도 묘한 향이 가득찬다.
씁쓸한데 계속 마시다보면 뭔가 궁금증을 피어오르게 만드는 맛.
싫지는 않지만 내 스타일은 좀 아닌 것 같긴 하다.
처음 마시는 사람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맛.
소주 좋아하는 아버님께 선물하면 괜찮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맛?


이 품종이 원래 만드는 것에 따라 맛이 드라이하기도 하고 스위트 해진다고도 하는데,
이건 극명하게 드라이 와인.
해물파전이랑 어울리게 만든 와인이라더니, 정말 딱 그 느낌.ㅎㅎ


나는 성의없게 대충 냉장고에 있는 소시지와 모듬버섯을 털어서 굴소스를 넣고 볶았다. 뭐, 이것도 같이 먹으니까 충분히 맛있더라.


오늘 한 병 다 비우려고 했는데, 오리가 갑자기 밖에서 야식을 먹자고 해서 블루넌화이트 한 병 들고 나가기로 했다.

이 다음으로는 바로 블루넌화이트의 시음기를 올려야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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