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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의 실측

워낙에 무엇이든 계획대로 하는 걸 좋아한다. 전에 살던 빌라에 입주할 때도 그랬고 주거지를 바꿀 때마다 미리 실측을 하고 물건을 넣을 것을 계획해서 이사를 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러려고 했다. 미리 실측을 해야 집 사이즈를 보고 물건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퇴근하자마자 실측을 하러 달려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전히 커다란 집이었다. 실측을 해보니 실로 더 크더라. 실 평수만 15평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실측을 한다고 한시간쯤 있어보니 이 집의 문제점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1. 창문 밖의 1층 주택에서 냄새가 올라온다.
2. 물 소리가 들리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옆집 싱크대 소리였다.
3. 위 층에서 쿵쿵하고 걸어다니는 소리가 난다.
4. 중문이 없고 복도식이라서 복도에서 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린다.
5. 집 주인을 마주쳤는데 집 주인이 불편한 점들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말만 하면서 2년 계약하라고 꼬신다.
6. 옆집에 개가 산다. 놀랍게도 집주인과 이야기를 한다고 서 있지 않았으면 못 보았을텐데, 옆집에 개가 살더라. 개는 짖는다. 짖으니까 개지. 그럼 높은 확률로 여기서 살면 개짖는 소리에 괴로워질 것 같았다. 가뜩이나 방음도 잘 안되는데....
7. 이것은 차후에 안 사실이지만, 집 주인이 바로 옆집에 산다. 내가 가계약한 집이 204호인데, 집 주인이 205호에 사는 끔찍. 극혐.

아무튼 그래도 별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에 실측을 했다.


실측한 수치를 토대로 평면도를 그렸다. 평면도를 그리니까 더 더욱 집이 컸다. 이 넓은 집에 무엇을 넣을까 노트펜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계산을 해 보았는데 나는 이미 지금 거주지로 이사를 오면서 짐을 한트럭은 내다 버려서 이 넓은 집을 채울 것이 없었다. 그리고 사실 이 넓은 집을 채우기 위해서 억지로 돈을 쓰고 싶지도 않았고..

예전의 나라면 모르겠는데 지금의 나는 나름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어서 억지로 꾸역꾸역 가구를 들일 생각도 없었다. 집이 너무 넓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되어 버렸다. 집이 100% 마음에 들었다면 더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겠지만, 나는 이 집이 쏙 마음에 들지는 않았고 그래서 밤 늦게까지 부동산 어플을 뒤지는 일이 계속 됐다.

별다른 방도가 없으면 꼼짝없이 옆집에 개가 사는 이 집에 월세 40을 들여가면서 살아야한다. 이미 가계약금 20만원이 넘어가 버렸지만 앞으로 느낄 고통에 비하면 20만원 떡 사먹었다고 여겨도 무관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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