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새벽의 발견

19일.
그렇게 가계약금 20만원을 건 오피스텔의 입주일이 가까워져 오는데 마땅히 새로운 방도를 찾지 못하고 하루가 가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뒹굴거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지역이라면, 그게 설령 원룸이 아니더라도 일단 다 볼까? 하고. 그래서 부동산 어플 필터링을 '원룸' 한정에서 모든 매물로 변경했다. 그리고 그 매물을 찾았다.

보증금 300. 월세 관리비 포함 35. 그리고 내가 가장 워너비했던 위치에 있는 집. 조금 작아보였지만 구조는 좋아 보였다. 분리형이라 지금 가계약한 오피스텔보다 활용도도 좋아 보였다. 무려 새벽 두 시 반에 나는 부동산에 문자를 보냈다. 즉시 입주를 희망한다면서.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매물은 고작 이틀 전에 올라와 있었다. 그동안 내가 '원룸'으로 검색해서 보이지 않았던 건물. (나중에 알고보니 이 건물이 원룸이 아닌 다가구주택으로 되어 있어서 원룸 필터링에 의해 제외된 거였다.) 내가 집을 보고 계약을 하기로 한 다음날인 21일 토요일에 집을 보러 오겠다고 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너무 긴장됐다. 만약에 다른 사람에게 이 집을 빼앗기면 어쩌지 하고. 다른 부동산에도 전화를 해보니 이 건물에 매물이라고는 이 것 하나 뿐이었다. 마음이 급했다.

퇴근하고 바로 달려갔다. 그리고 집을 봤다. 실제로 본 집은 훨씬 깨끗하고 아늑했다. 건물 외관에 비해서 안은 연식이 좀 있어 보였지만 깔끔하고 깨끗했다. 창문도 이중창 샷시고, 중문도 있고, 베란다도 있고 세탁기도 통돌이!!! 다 좋았다. 욕실도 이정도면 좋았다. 무엇보다 위치가 가장 좋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이 좋아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래 살아야 할 집인데 뒤늦게 하자를 발견하는 실수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갔다.

1. 집의 구조 : 방. 주방. 화장실. 베란다
2. 창문의 방향 : 방의 창문은 남동, 베란다 창문은 북동. 하루 종일 밝고 햇빛이 잘 든다. 바란도 잘 듬
3. 욕실 환기 : 창문이 크게 있고 이중 샷시임
4. 벽의 두께 : 두꺼움. 단열처리가 잘 되어 있음
5. 방음 : 괜찮은 편
6. 엘리베이터 및 높이 : 엘리베이터 없지만 2층. 필로티 구조로 아래층 없음.
7. 주차 : 가능
8. 쓰레기 처리 : 일반쓰레기는 종량제 봉투. 그 외 쓰레기는 관리 내역 포함
9. 관리비 포함 내역 : 개인 전기, 도시 가스 외 전부 (공동 전기, 수도, 관리인 급여, 청소비, 인터넷 등)
10. 욕실 : 수압 좋음. 바닥 물 잘 빠짐. 환기 잘됨. 콘센트 2구 있음
11. 주방 : 팬후드 정상. 수압 좋음.
12. 보일러 연식 나쁘지 않음
13. 세탁기 상태 : 깨끗
14. 벽지 상태 : 깨끗한 편.
15. 습기 : 없음
16. 수납장 및 옵션 : 붙박이 옷장, TV장, TV, 에어컨, 세탁기, 가스렌지. + 전 세입자가 두고 간 전자렌지
17. 문 손잡이 : 정상
18. 창틀 : 틀어짐 없음
19. 청소 완료. 퇴실시 청소비 5만원 있음

하나 하나 다 확인을 하고 문제가 없어 계약을 하기로 했다. 하늘이 두쪽이 나지 않는 이상 입주할 마음 200%라서 첫달 월세 36만원을 계약금으로 걸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샷시문, 유리문, 현관문 방화문으로 교체비용, 방화문으로 바꾸는 가격

샷시문 방화문으로 교체. 유리문 방화문으로 교체. 현관문 철문 교체. 현관문 철문 가격. 내가 왜 이런것을 알아보았느냐면, 우리집에는 현관문이 2개가 있다. 1층 현관문과 2층 현관문. 2층 현관문은 보시다시피 알루미늄 샷시에 유리가 끼워져있는 매우 부실한 현관문이다. 물론 1층에도 현관문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여기는 지금 안락동집처럼 외부 창고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택배를 받기가 애매해서, 부피가 큰 택배를 받을때 1층 현관문을 열어두기 위해 2층 현관문을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집 문의 크기는 아래와 같다. (cm) 문틀포함 문높이 171 / 문틀포함 문폭 76 문틀비포함 문높이 172 / 문틀비포함 문폭 69 문틀면 폭 5~6 문윗 스틸 폭 10 / 문옆 스틸폭 7 / 문가운데 스틸폭 10 / 문아래 스틸폭 50 문윗유리 가로 54 / 문윗유리 세로 69 문아랫유리 가로 54 / 문아랫유리 세로 30 안락동집 근처 문마트라는 곳에 가서 사이즈와 사진을 보여주고 견적을 받았다. 지식인은 물론 카페와 블로그, 각종 사이트 등에서 나와 같은 경우를 찾아 보고 엄청나게 알아보았으나, 다들 교체비용이 40~50만원이 든다고 하더라. 집근처에 문마트가 있다는 걸 떠올리고 직접 견적을 내러 가보니 문틀 포함해서 시공비까지 27만원이라고 했다. 샷시문 철문으로 교체, 현관문 철문으로 교체하는게 27만원이면 충분하다. 주문하고 맞춤 제작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공 완료까지 일주일정도 소요가 된다고 한다. 나 말고도 막막하게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정보 공유차 글을 올려본다. 불안에 떨지말고, 문을 철문, 방화문 교체하는거 크게 비싸지 않다. 한달 월세만큼이면 충분하니 집주인하고 상의해보거나 해서 부산분이라면 교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철문이라고 해도 문에 틈이 있으면 장도리로 뚫리고, 홀커터로 털릴 수도 있는거라 완전한 안전지대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안하지 않은가. 더

천주교 성경책 구입

수요일 교리를 마치고도 봉사자님께 질문을 드렸었지만, 천주교는 개신교와는 성경이 다르다. 사실 나는 9월 말에 프리마켓에서 중고로 구입한 '개신교 성경책'이 있다. 그때만해도 내가 몇주 뒤에 성당에 다니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교양서 읽듯이 읽어보려고 샀었다. 하지만 '우리말 성경'이라고 해놓고서 번역이 엉망진창이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했다. 제대로 보지 못하고 구석에 처박힌 개신교 성경은 뒤로하고, 천주교 성경이 필요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신자의 가정에 비치해야할 물건에는, 성경책, 가톨릭기도서, 성가집, 십자고상, 성모상, 묵주 가 있다고 했다. 사실 교재 공부를 할 때도 성경이 필요해서 성경책을 하나 구입하려고는 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달랑 대,중,소에 1단, 2단 이렇게 쓰여져 있는데 무슨 소린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지퍼가 있고 없고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곁에 두고 자주 읽을 책이니 직접 보고 결정하기로 마음 먹었다. 천주교 수영성당으로 향했다. 2단으로 된 성경책을 사가지고 왔다. 재미있게도 이 성경책은 모든 곳에서 판매가가 29,000원이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신기한 일이다. 세로 22cm, 가로는 15.5cm 정도 된다. 2단이지만 폰트가 깔끔하고 읽기 편하게 되어 있다. 굵기도 적당해서 수시로 펴고 읽기에 좋았다. 개신교 성경처럼 화려하지도 장식이 있지도 않지만, 표지는 감촉이 좋고 책장 넘김도 좋고 책갈피 줄도 두 줄이나 있다. 크기도 딱 적당하다. 매우 마음에 든다. 이렇게 나의 첫 신앙물품은 당연하게도 성경책이 됐다. 교회 공용으로 사용하는 성경이 있다니. 이것도 천주교라서 가능한 걸까. 내가 구입한 책은 2017년 5월 1일에 재판된 책이다. 이제 공부 준비는 충분한 것 같다. 책상 위 나와 가장 가까운 위치의 책꽂이에 성경책과 교재를 꼽아 두었다. 언제라도 꺼내서 볼 수 있도록. 사실 성경책은 그날의 독서에

화장실 문이 잠겼을 때 여는 방법

10일. 손님이 왔다가 갔다. 손님이 화장실을 사용했는데, 나중에 손님이 집에 간 뒤 들어가려고 보니까 화장실 문이 안에서 잠겼다. 이런 망할. 일단 급한대로 가까운 지하철역 화장실에 다녀왔다. 현관문에 붙어 있는 열쇠상에 다 전화를 돌렸지만, 새벽 한 시에 와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슈퍼가서 손톱가는 것을 사와서 집에 있는 클립과 함께 진지하게 화장실 문따기를 시작했다. 우리집 화장실은 안쪽으로 열리는 타입이라 턱이 있어서 난이도가 좀 있었다. 손톱 가는 것과 클립 펼친 것과 제본 표지였던 플라스틱 접은 것으로 사투 끝에 문을 여는데에 성공했다. 문을 열고 원인을 확인해보니, 보통은 화장실 문은 잠그고서 안에서 문고리를 돌리면 같이 열리는데, 이 문은 안에서 문고리를 돌리면 열리기는 하는데 잠금은 안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닫힌 뒤에 밖에서는 열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앞으로 손님이 올 때는 이점을 꼭 당부를 드려야겠다. 진짜 식겁했다. 아무튼 문을 따고 나서 이쪽으로 전직을 해야하는 걸까나 라는 그런 생각을 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