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만남을 거듭해가며 그려내는 옴니버스식 영화.
사고로 죽은 여자친구와의 추억을 그리며 전철 운전을 하는 감우성과
그의 해맑은 여자친구로 나오는 최강희.
여자친구가 계기가 되어 6년동안 프리허그를 하고 다닌 엄태웅.
6년전 엄태웅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계기로 만나게 된 임정은.
임정은이 한결같이 쫓아 다니는 애딸린 홀아비 류승룡.
사람 얼굴 잘 기억 못하고 여자친구한테 차여서 휴학했다가 돌아 온 정일우.
그 휴학했다 돌아 온 선배를 기다리고 기다린 이연희.
먼저 감우성과 최강의 커플 이야기.
얼마나 저리도 동화같이 이쁜지 모르겠다.
영화를 보던 중에 오리가
'지하철 문도 마음대로 따고 들어가는 애가 사고 났을때는 왜 못나왔을까, 쟤는 멍청해서 죽은거다' 라고 해서
산통이 깨졌지만.
그래도 알고보니 그에게 관심없는 척 굴었던 그녀가 사실은 그가 그녀를 알기 전부터 그를 좋아했었다는 진실.
그녀가 마지막까지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지의 진심들이 예쁘게 녹아내린 영화였다.
소주 한병까지만 술을 가르쳐달라고 정일우에게 부탁하는 이연희.
이 둘의 이야기도 참 애틋하게 예쁘지 않았나 싶다.
나중에 빗속의 기억과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 그는 이연희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참 아주 오글오글하게 예쁜 커플이다.
결국 6년 후 일식때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았지만
그녀는 이미 결혼한지 오래였던 엄태웅의 이야기도,
그와 공감하는 임정은의 이야기도.
북극성같은 존재가 있음에 행복하다는 그 말도.
죽은 아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류승룡과
그와 그 아들을 보살피며 한결같이 마음을 다하는 임정은.
그리고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결국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는 류승룡.
잊지 않고 지우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공존해갈뿐.
초 호화 캐스팅인데, 호화스럽지 않고 나긋하고 차분하고 알콩살콩 따뜻한 동화책 같은 영화였다.
재미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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