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우는 여자와 고양이를 키우는 남자.
남자친구와 헤어진 날, 우연히 만난 유기견이 자신의 수면제를 먹고 쓰러져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간 보은.
' 강아지가 많이 속상했나봐요. 수면제를 다 먹고. '
라는 수의사의 말이 웃기다.
주인이 없으면 살린 보람이 없다는 말에 강아지를 키우게 된 보은은 강아지에게 우주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친구들에게 억지로 끌려나온 우주는 공원에서 누군가 버리고 간 고양이를 발견하고 키우게 된다. 때마침 읽고 있던 만화책의 제목인 '고양이의 보은'에서 따서 고양이 이름을 보은이라고 짓는다. 그렇게 우주와 보은이는 서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와 강아지를 기르는 상대방을 동물병원에서 만나게 된다.
영화는 고양이같은 여자와 강아지 같은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서브로 유기동물 입양을 권유하는 내용도 다루고 있다.
남녀가 타고날적부터 다름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알려주었으나, 사람들은 책을 책으로만 볼 뿐, 마음 속 깊이 새기지는 않았는지, 아직도 남자랑 여자는 참으로 안 맞는다. 영화 보는 내내 답답한 부분이 어찌나 많았는지.
보은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가 아니라 장미를 사 온 우주에게 화를 내는 보은과, 보은이 싸온 김밥을 먹는데 우주가 오이를 모두 빼고 먹는 것 때문에 화를 내는 보은. 같이 화내는 우주. 그렇게 서로가 맞지 않는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세상에 100% 맞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가는 거지.
더불어 하나 더.
처음에는 깔끔한 모습이 좋다고 했다가 마음이 식으니까 깔끔떠는게 짜증난다고 하고
처음에는 마음 여린 모습이 좋다고 했다가 마음이 식으니까 툭하면 질질 짠다고 짜증난다고 하고
처음에는 털털한 모습이 귀엽다고 좋다고 했다가 마음이 식으니까 더럽다고 짜증난다하고
처음에는 입가에 뭍은 밥풀도 귀엽다고 좋다고 했다가 마음이 식으니까 더럽다고 짜증난다하고.
사실 서로는 변한 것이 전혀 없는데, 자신의 마음이 바뀌어서 상대방이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 크게 와 닿았다.
처음부터 똑같은 사람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서로에게 맞춰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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