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를 잘못 끼워 넣었을 때부터 끊어지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는
결국 셔츠를 버리면서 마무리를 짓는다.
류승완 감독의 기대작 부당거래.
형의 영화라서 더 애착을 갖고 임하는 걸까 류승범의 캐릭터는 재밌고도 현실적이다.
권위주위적이고 자존심 강한 대한민국의 검사.
우직하지만 경찰대 출신들의 연줄에 밀려 출세에선 늘 뒷전인 만년 형사반장.
같은 경찰서 안, 같은 팀안에서 그 출신에 따라 세력이 나뉘는 것이나
검찰은 사건에 연루되어 빵 터져도 연줄만 닿으면 조용히 가라 앉는 일이라거나.
실제로도 있었던 사건을 일부 가져와 각색을 해서 더욱 와닿지 않았나 싶다.
대국민 퍼포먼스 같은.
대기업과 검사, 사회 어두운 부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대한민국 공무원의 이야기.
서로가 껄끄러운 검찰과 경찰.
가장 와닿고 씁쓸했던 대목은 유해진의 대사였다.
가짜 범인을 만드는 중 그는 정신감정을 들먹이며 이런 말을 한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아무리 쳐죽일 짓을 해도 정신감정하면 다 봐주는 나라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내용.
실제로도 문제시 되고 있는 성폭행범에게 너무 낮은 형벌이
계속되는 재범이나 우발범죄 및 모방범죄를 낳고 있기도 하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최반장의 시도는 결국 최반장 자신에게 돌아온다.
목적이 그 과정을 지나는 중에 변질되어 결국 자신의 목을 잡았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무튼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씁쓸함 그 자체.
난 즐겁고 행복하고 살기 좋다고 여기지만, 이런 영화를 볼 때면
만약 내가 이런 것에 노출되어 있다면 과연 이 나라를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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