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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읍 하야리야 부지 개방 방문기

한가을이 지나 늦자락으로 접어드는 10월의 마지막날, 남자친구와 함께 개방 마감을 며칠 앞둔 하야리야 부지를 방문했습니다. 시민공원을 조성하기 전 임시개방이라는데, 이 안에 사람이 있을 때부터 봐오던 곳이다보니 새삼 신기하네요.

-> 하야리야 부지는 뭐하는 곳일까요?
하야리아부대로 부르고 있는 지역은 범전동과 연지동 일대의 약 16만 5천 평으로 일제강점기에는 경마장이었고, 태평양전쟁 말기에는 일본의 전쟁물자를 이곳에 야적하기도 하였다.  8·15 광복 후 미군이 부산에 진주하자 부산지역의 미군을 통합 지휘하기 위해 주한미군 부산기지사령부가 이곳에 창설되었는데, 이 사령부를 하야리아부대라고 한다. 초대 사령관의 고향이 미국 '베이스 하야리야'였는데 그가 하야리야부대라고 이름지은 것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1948년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미군이 철수하자 사령부는 해체되고, 주한 미군사 고문단이 설치되어 이곳을 계속 사용하였다. 6·25전쟁 때는 다시 사령부가 설치되어 전쟁물자를 적재하고, 전쟁 수행을 위한 장성(將星)들의 작전회의가 이곳에서 자주 열렸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일본에 50년, 미국에 50년. 100년 가까이 우리나라 땅에 있으나 우리나라 마음대로 쓰지 못했던 이 넓은 땅덩이를, 이제 시민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하니, 그 근처 땅값 오르는 소리가 들리네요. 아.. 이미 오르고 있으려나.


혹여 제때 하야리야 부지를 방문하지 못했던 분이라면 이 포스팅이 그 대신이 되면 좋겠네요.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날씨도 화창한 10월의 마지막날, 그것도 오후 늦게, 귀찮은 마음을 뒤집어 쓰고 오리에게 끌려 터덜터덜 걸어갔다. (실제론 버스타고 갔다.) 당시엔 서면 근처에 살고 있어서 뭐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귀찮았을뿐.


이 앞은 원래 차가 밀린다만, 주말이기도 하고 또 부지 개방 때문에 가뜩이나 많은차가 더 많아서 정신이 없는 수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사진으로만 봐서는 내가 찾아갔던 이 날이 마지막 개방일이 아니었나싶다. 아무튼 정확하지 않지만, 기회가 없다며 멱살 잡혀 끌려갔으니 개방 마감이 임박했던 건 사실일듯..


늘 군인들이 지키고 있던던 부지 정문은 임시주차를 한 자동차들로 붐볐다. 별도의 주차장은 마련되어있지 않은듯했는데, 이 수많은 시민들은 어디서 나타난걸까. 그런데 애당초 루트 자체가 길어봤자 세시간이면 족한 루트라서 오래 걸릴 것도 아니었지만. 17시까지 개방하는데 오후 두시는 훌쩍 넘어서 찾아간 나는 정말 서두르고 서두를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멱살 잡혀 질질 끌리면서.



마치 여느 백화점이나 마트 주차장 온 것 같은 느낌의 출입구. 한쪽 구석에는 원래 있는 것인지 자전거 보관대도 있다. 아무래도 이때부터 자전거가 있었다면 자전거를 타고 왔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의 나는 게을러서 아마 있어도 안 탔을 것 같다.


날씨는 늦은 오후지만 쾌청했고, 남자친구는 서둘렀으며 나는 귀찮았다. 사람들은 즐거워했고 신기해했으며 물론 나도 신기했다. 그렇지만 역시 귀찮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뒤를 졸졸 쫓아 부지 안으로 들어섰다.



나중에 아래 지도에서 다시 한번 설명을 하겠지만, 위의 왼쪽 사진의 지점부터 길은 네갈래로 나뉜다. 여기서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루트는 복잡해질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사서 고생할 수도 있다. 정석은 오른쪽으로 틀어서 한바퀴 돌아 다시 가운데 직선 루트로 돌아오거나 아니면 더 크게 도는 방법. 남자친구와 나는 크게 돌았다.

의외로 음수대와 화장실등 필요한 시설은 잘 갖춰져 있었다. 물론, 저 물을 마셔도 되는 건지는 조금 의심을 해봤지만. (끝까지 마시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추억이 있어서 뱃속에서 천둥이 치지 않는 한 가지 않는 간이 화장실도 넉넉하게 두칸씩이나 있었지만, 아쉽게도 내가 들어가지 않는 관계로 내부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뭐 안 들어가도 어딜가나 똑같겠지만서도..


공개 준비가 힘에 부쳤던 건지, 아님 불필요하다고 느낀건지 모르겠지만 부지 내에는 이렇게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무척 많았다. 관사는 물론이고 건물이나 이렇게 길 자체를 막아놓은 곳도 수두룩.

문제는 출입금지 구역이던 말던, 드라마 찍기 딱 좋게 나무들이 우거져있는 그 길들을 철 없는 커플들은 그냥 두지 않았다는 거다.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혹여라도 지뢰라도 심어져 있다면, 숨겨진 지뢰를 밟고 죽어도 할 말이 없단 거다. 가지 말란 데를 들어 갔으니.

자고로 공포영화든 액션영화든, 하지 말라는 거 하는 놈이 제일 먼저 죽으니 아무쪼록 호기심 갖지 말고 하지 말라는 건 그냥 안 했으면 좋겠다.

못 들어가보는 건 아쉬웠지만, 저렇게 마음대로 나대는 사람들 때문에 경비 아저씨 소란하게 구는 게 더 짜증났으니까.


무려 시민 공원 조성 사업 개요. 미래의 하야리야 부대의 모습.. 저런데가 만들어지면 물론 좋겠지. 지금의 온천천 산책로처럼. 근데 왠지 난 저 조성도를 보면서 저게 다 만들어지면 여기가 잘못하면 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단 기분이 들었다. 애당초 지금도 나무가 너무 빽빽한데 말이지... 범죄의 온상이 아니더라도, 지난번에 어린이 대공원에 갔을 때 입구에서부터 발 돌리게 만들었던 낯간지러운 소리를 내는 커플들의 밤문화의 장소가 되지는 않을지도 걱정. 내가 너무 비약적인걸까.


아무튼 현재 개방된 부지는 이런 모습. 개방된 곳은 아주 아주 쥐톨만하고 전체에 비하면 고작 3분의 1 정도가 오픈되었나 싶다. 그 마저도 그 안에서 출입금지 지역이 수두룩하니 따지고보면 개방된 부분은 극히 일부.


아무튼 이렇게 생겼다. (아마도 이건 위성사진인듯..) 정문으로부터의 직선코스 밑에 사병클럽이 있는데 그쪽이 하야리야부지의 후문이다. 빨간색 루트는 한시간 반 정도. 파란색 루트는 두시간 정도. 남자친구와 나는 정문에서 파란색 루트로 출발하여 다시 사병클럽까지 직선코스로 내려 왔다. 중간 중간에 사진찍고 뻘짓한다고 시간을 잡아 먹어서 세시간 정도는 걸린듯 하다.


슬프게도 가는 곳마다 대부분이 저렇게 노란줄로 출입금지라서 많이 둘러보지는 못했다.


초소라고 생각되는 곳. 이 넓은 곳이 전부 미군만 쓰는 곳이었는데 굳이 왜 저기에 초소가 있어야하나 싶다만....


여기도 또 출입금지 구역.


일단 출입금지는 출입금지고, 남자친구와 나는 오른쪽으로 돌아 관람객 전용 루트로 향했다.



가는 길에도 관사나 기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으나, 관람동이 아니라 출입이 금지되고 있었다. 별다른 비밀이야 없겠지만, 조사중이라고 적힌 하얀색 종이가 붙어 있는 걸로 보아 혹시나 모를 위험이 있을 수 있어 출입을 금지시키지 않았을까 싶다. 하긴, 공무원들이 그 시기에 이넓은 곳을 다 조사했으리라고 기대하진 않지만.



마치 사람 손바닥 같은 멋진 나무가 즐비한 길의 끝에는 기와지붕 같은 것이 얹힌 건물이 보였으나 여기 또한 출입금지 구역이라 다가갈 수 없었다.



조금 더 가다보니 갈림길이 나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쪽 길은 또 통행금지 구역이라서 아무런 고민없이 남자친구와 나는  왼쪽길로 향했다.



조금 더 가니 관람동이라는 곳이 나왔다. 말마따나 구경해도 좋다고 허락이 된 곳. 관사라고 하는 것을 보니 군인들이 숙소로 쓰던 곳인가 보다. 이후에 보면 학교나 교회, 유치원들도 있으니 아마 가족단위의 군인이 살지 않았을까 싶다.



관사를 구경하고 또 걷다보니 오른쪽으로 보이는 집들. 아마도 이것들도 모두 관사가 아닐까 싶다. 생각보다 집들이 옹기종기 귀엽게 모여 있었다. 그리고 질리지도 않는지 조금 가다가 출입금지 구역을 또 만났다. 내가 보기엔 저 길은 파란색 루트를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곳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역시 가지마라고 하니 그냥 지나쳤다.


또 다시 만난 또 다른 관사. 관사들은 입구나 그 안의 내부 방 구조 등등 소소한 것들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로 넓고 방이 여러개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것은 관사의 주방. 리뉴얼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정도면 꽤 현대식 주방에 수납 공간 넉넉에 팬후드까지 있어!!! 우리 집에도 없는 팬후드가 ;ㅅ;

욕실이 따로 있는 관사도 있었고 욕실 겸 화장실이 있는 관사도 있었는데, 대체로 화장실만 있는 곳은 엄청나게 좁았다. 그야말로 볼일만 보고 나올 수준. 외국인들 화장실에서 신문 보고 그러는 건 다 픽션이었는 듯...



관사와 관사 사이에 있는 이 나무는 나무 기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뭇잎이 감싸고 있었다. 정말. 나무 귀신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포스.


관사를 지나서 관사들이 주루룩 있는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문득 길 옆을 보니 철조망이 얹힌 담벼락이 보인다. 늘 저 담벼락 너머에서 이 안을 궁금해 했었는데, 막상 이 안에서 저 담벼락을 보니 기분이 참 묘했다.


질리지도 않고 또 다시 금지구역.


마치 사람 손바닥 같은 괴기하다면 괴기하고 신기하기도 한 나무들을 죽 따라가면서 마치 저 나무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것 같은 모양이라, 한창 유향하던 흑형의 'ㅇㅇ 좋쿤?' 포즈를 해보니 오리가 개드립 치지 말라며 핍박을 준다. 그렇게 길을 따라 가다보니,


겨우 반도 못왔다. 사진의 현위치까지 왔다. 가운데의 마권판매소이자 홍보관을 구경하기로 했다.


뭐하는 곳인지 모르나 일단 장교클럽이란다.


옛 마권판매소의 모습.


가운데 성조기 위장한답시고 이것 저것 붙여 놨다해도 사실 저 천장의 그림은 욱일승천기가 아닐까싶다. 딱히 가이드가 있는 건 아니라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제강점기 시대에 이 곳이 경마장이었고, 이곳이 구 마권 판매소이니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안에는 이렇게 넓은 홀에 마치 스낵 같은 것을 팔았을 것 같은 바도 있다.


장교클럽이라는 곳을 나와 또다시 터덜터덜 걷는다. 다 갈라진 아스팔트 길은 가도 가도 어째 끝이 없는 것 같다만... 남자친구는 쉬지 않으니 나도 그저 갈 수 밖에..


헬기장이 보이고 저 너머로 태극기가 팔락팔락하는 게 보이는데, 어차피 저기는 조금있다가 갈 거니까 패스.


드디어 파란색 루트에서 턴을 해서 도는 길. 길 끝에 흰색 건물에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소방서란다. 아무래도 학교와 교회, 극장까지 따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부지였으니 소방서 하나 따로 있다고 별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천장에 뚫린 창으로 빛이 새어들어 오고 있었는데, 그게 다라서 엄청 어둡고 무서웠다. 물론 이젠 철수후라 소방차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지만.



잘 모르겠는 방이 서너개 있었는데 전부 어둑어둑해서 당장 귀신이 튀어나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같은 분위기였다. 뒷쪽에는 무슨 애완동물 기를 것 같은 곳도 있었는데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다.



소방서 뒷쪽으로도 길이 있었고 건물들이 있었는데, 풀숲에 가려 지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서 소방서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조금전에 반대편에서 본 태극기 팔락팔락거리는 이 곳은,


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입구에 지붕은 어디가고 골대만 남아있다.





사령부는 대체로 조명이 없는데 창문까지 작아서 어둡고 음침했다. 바로 위에 사진처럼 저렇게 어두운 방들도 있어서 별로 오래있고 싶은 기분이 안드는 건물이었다. 다시 파란색 루트로 복귀해서 걷고 있는데 수상쩍은 넓은 터가 나왔다. 무엇을 호송하는 데 쓴 곳 같다.

쾌청한 하늘 아래 을씨년스러운 전신주가 참 언밸런스한데도 멋지다고 여겨졌다.


사령부 부속건물 근처는 또다시 출입 금지.


그렇게 파란 루트를 반바퀴 돌아, 후문 근처에 도착했고, 그 곳에는 사병클럽이라는 이 있었다. 남자친구가 왜 이런 곳(관사에서도 멀리 떨어져있고 후문에 가까운 곳)에 사병클럽이 있는 건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해줬지만, 풍문에 가깝고 별로 좋은 내용도 아니니 마음 속에 접어 두겠다.


자, 그럼 일단 사병 클럽 안 엘 들어가보자.


웰컴 투 광란의 시간.


독신자 숙소. 아마도 가족이 없는 군인은 이 곳에서 살았는가보다. 넓은 주차장. 사진을 너무 작게 편집해서 뭐하는 건물인지 모르겠는 건물. 여전히 뭔지 모르겠지만, 보통 유치원이 그랬듯이 저렇게 땅색(?)으로 위장하고 있는 건물은 교육기관이었다. 그리고 종교시설. 올레. 왜 갑자기 보자마자 초코파이가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교회 앞과 옆은 또 질리지도 않는 금지구역. 여기서 어떤 커플이 금지구역 안에 들어갔다가 경비 아저씨가 뛰어오고 소리치는 소동이 있어서 시끄러웠다. 아마도 예배당이 아닐까 싶은 넓은 홀.

금지구역 너머 풍경들이 너무도 멋있어서 비개념 관람자들 마음은 이해를 하겠지만... 뜬금없지만, 왠지 드라마 같은 거 찍을 때 배경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역시 뜬금없지만, 다닥다닥 열린 솔방울.

이것은 아마도 아까 본 독신자 숙소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다. 금지구역 너머로 보이는 건물. 뭘까. 뭔가 지붕이 기와가 아닌 것만 빼면 한국적인 건물인데 말이지...

그런 금지구역 너머로 들어가 놀고 계시는 비개념 커플.


돌고 돌아, 이제 학교와 극장을 앞에두고 있었다. 학교 앞의 커다란 공장.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뭔가 보관하는 곳 같음.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극장. 뭔지 잘 모르겠는 건물. 큰 굴뚝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학교 건물.

대단하다. 넓긴 넓지만, 이 부지 안에 학교, 유치원, 교회, 집, 아파트, 극장까지 있다. 신기해!!


학교 체육관 안은 엄청나게 넓은 마루바닥과 수많은 농구골대들이 반겨주었다.


한쪽벽에는 이렇게 작은 방들이 여러개 있었는데 운동부 부실 같은 건가 보다.



체육관을 지나 나가는 통로. 가는 길에 본 공간. 마치 조리실습실이나 혹은 식당? 혹은 실험실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리지도 않는 출입금지 공간들..







내 기억대로 여긴 유치원이다. 외벽 색과 생긴 모습 때문에 위에서보면 뭔가 건물이 있는지도 모를거 같다. 이 앞에는 무려 유치원 앞이라고 아기자기한 장식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극장. '하야리야의 과거 현재 미래'로 뭔가 상영을 하고 있었던 거 같은데, 이쯤 왔을때 이미 개방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는 구경할 수 없었다. 건물의 좌측에는 무려 장애인을 위한 출입구도 마련되어 있었다. 어찌보면 당연한건데도 신기했다.



이건 뭘까. 버스 정류장?!


한바퀴 돌아 다시 온 정문. 그런데 남자친구와 나는 정문으로 갈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여기서 꺽어 다시 후문쪽으로 향했다. 사실 아까 파란색 루트는 가운데 직선코스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걸 보려고 다시 간 것도 있다.


쭉 뻗은 가로수길.


두번째로 온 후문.

후문 밖 모습. 이게 늘 보아왔던 담벼락 밖에서의 하야리야 부대의 모습이었고, 사실 그전에는 이쪽 길로는 올 일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쪽으로 와봤자, 있는거라곤 하야리야 후문 뿐이었으니까..

후문으로 나옴. 드디어 한바퀴 다 돌았다. 신난다!!


부지 후문은 미군이 주 고객이다보니 간판이 모두 영어로 되어 있었다. 외국인을 상대하던 가게들. 이제 부대가 없어지고 여기에 공원이 들어서게 되면, 건물 주인들이야 입이 찢어지겠지만, 여기 세입자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후문을 나와 육교를 지나 집에 돌아왔다. 육교 밑으로 부전역이 보인다.

일년 사이에도 훌쩍 훌쩍 변하는 부산을 보며 참 신기하다. 이사를 가면서 서면에 잘 가지 않게 되었는데 반년사이 짓고 있던 건물이 완공이 된 것을 보고 묘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부디 시민공원 조성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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