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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혼전야 - 스포일러 있음


결혼전야에는 결혼을 앞둔 총 네 커플의 이야기가 나온다.
막상 연애할때는 몰랐는데 결혼을 앞두니 복잡해지는 커플들의 이야기.
그 등장인물들은 각각이 얽혀있는데, 그 얽힘 구조가 신선하지는 않지만 억지스럽지가 않아서 보기에 재미있었다.

7년을 오랫동안 연애를 해오다 자연스럽게 이제 결혼할까? 해서 결혼하게 되는 커플과
클럽에서 만나 사랑을 하고 아기가 생겨 결혼을 하게 된 커플과
아쿠아리움에서 만난 13살 연하의 외국인 여성에게 뿅 반해 결혼을 결심한 꽃집 사장님 커플과
악연을 거듭해 만났으나 오해와 불화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커플.
이렇게 총 네 커플의 이야기이다.


먼저, 외국인 비카와 꽃집 노총각 건호 커플.


우크라이나에서 온 미녀 비카를 아쿠아리움에 꽃배달하러 갔다가 보고 한눈에 반한 건호는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을 앞두게 된다. 그러나 결혼전야의 긴장감으로 발기부전이 찾아오고 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외국인 체류 비자에 대한 시위 현장에 있는 비카를 목격하게 되고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은 너무 예쁘고 어린 그녀가 비자를 목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오해를 품게 된다.
그러나 한국에 올 수 없는 부모님을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한 비카는 건호의 행동에 실망을 품게 되고....
뭐 그래도 결국 둘의 오해가 풀리면서 발기부전도 치료가 된다는 해피엔딩.



두번째는, 악연을 거듭한 오해와 불화의 커플, 야구코치 태규와 비뇨기과 의사 주영.


결혼을 결심한 태규는 우연히 만난 친구로인해 예비신부 주영이 이혼경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 자신의 기억 속 주영은 순수하고 그런 이미지였는데 자신말고 다른 남자와 살았다니 참을 수가 없어서 태규는 제대로 삐뚫어지기 시작한다.

주영이 다른 남자와 1년 결혼을 하고 이혼, 태규는 다른 여자와 3년 동거하고 헤어진 것에 대해 주영이 말하자, 태규는 아주 못나게도 "남자랑 여자가 같니?" 라는 말을 내뱉어 버린다.
이로써 여자관객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버리기를 자처하는 태규.
주영의 전남편을 찾아가 난동을 부리기까지 하는데, 결국은 둘 사이에 얽혀있던 과거를 알게 되고 반성하지만 이미 돌아선 주영의 마음을 돌릴 수가 없다.
김효진의 연기로 주영의 아픈 마음이 절절하게 와닿아서 가슴 아팠던 커플.



세번째는 자신의 결혼만은 완벽해야했던 웨딩플래너 이라와 비뇨기과 카운터를 보는 대복 커플.


혼전순결 맹새를 하고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목사님의 딸로 자란 이라는 자신에 대한 아버지의 기대와 이혼한 목사라는 아버지에 대한 주변 시선을 의식하여 철저한 이중생활을 한다.
남의 결혼을 행복하게 설계해주는 웨딩플래너로써 자신의 결혼만은 최고로 멋지게 하고 싶었던 그녀.
클럽에서 만난 대복의 아이를 갖게 되고, 그냥 말해준다는 식으로 전한 임신소식에 야구장에서 프로포즈를 하는 그.
그렇게 둘은 결혼 준비를 하게 되는데 사사건건 집안 문제로 얽히는 게 많다.
사실 결혼에 있어서는 이 둘이 가장 현실적인 부분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결혼을 앞두고 여자가 불안해하는 부분. 그리고 서로의 집안이 엮이면서 생기는 마찰.
무엇보다 결혼해서 살 집에 시어머니가 다짜고짜 들어와서 집안 가구를 촌빨날리게 맞춰놓고는 돈은 이라보고 내라하고 대복이 독남이고 결혼을 서울에서 하니 경비는 다 이라쪽에서 책임져야하며, 친척들 많으니 선물도 섭섭치않게 준비하라고 하고 아주 그냥 보는 내내 내가 이 둘의 결혼을 엎고 싶었음.
'아니 저걸 왜 엄마 있는데서 말을 안해!' 할 정도로 시어머니가 이라를 쪼으는데 남편될 사람은 그냥 꿀먹은 벙어리로 곤란한 표정만 짓고 있음.

둘이 어찌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하는데, 나는 정말 이 결혼 반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7년차 커플의 결혼전야.


7년동안 알아왔고 서로의 잠버릇, 단점들도 모두 알고 있는 7년차 커플.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보다는 '익숙함'이 더 컸던 모양이다.
그 '익숙함' 안에도 분명 '사랑'은 있음에도 소미는 자신을 찾아온 새로운 '사랑'에 흔들리게 된다.
사실 7년동안 함께 해 왔기 때문에 눈빛만 보더라도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원철은 그녀가 좋아하고 잘하는 네일아트를 결혼하고나서는 그만하기를 원한다.
결혼을 앞두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네일아트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제주도를 향하고, 그곳에서 가이드인척, 웹툰작가로 있는 경수를 만나게 된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그녀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네일아트를 '예술'이라고 표현을 하며 인정을 해준다. 그리고 그 부분을 포함해서 그녀는 조금씩 조금씩 경수에게 흔들리고 결국 결혼식 당일 결혼을 엎고 경수에게로 간다.


8년차 커플이었던 나. 언제 결혼하냐고 물어보면 언제든 때 되면 하겠지요 라고 했던 나.
작년 가을에 결혼할 예정이었던 나. 작년 1월에 햇수로 8년차, 7년차 연인과 헤어진 나.
사실 나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익숙함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것이 끝내야할 익숙함임에도 불안한 마음에 질질 끌고 있었다. 둘이 아닌 제3의 난입으로 둘 사이가 끝났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보다는 더 이상 함께 할 이유를 찾지 못함에 그렇게 헤어졌다.
눈빛만 보아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있었던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고.
미워할 일도 아팠던 일도 억울한 일도 많았지만, 의외로 끝난 뒤에 다른 사람을 만나고는 그 감정들마저 잊혀졌다.
그저 그 사람은 내 과거의 사람이 되었다. 미움도 사랑도,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은 것 같은.

이 커플이 행보에 대해서 가장 궁금했지만, 저렇게 끝나기를 바라지는 또 않았었다.
그러나 여지없이 소미는 경수에게 향했고, 원철은 그녀의 변해버린 마음을 인지하고 그녀를 떠나보내준다.
원철이 소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원철은 소미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더 이상 원철을 사랑하지 않기에 보내주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자신보다는 경수와 함께 있는 것을 더 행복해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실제로 저렇게 쿨하게 7년을 함께 해온 여자친구를 보낼 수 있는 남자가 현실에 얼마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근데 곧 싫증날지도 몰라. 저 드넓은 수평선 위로 여전히 바다거든.'

새로움을 찾아, 사랑을 찾아 원철을 떠나 경수에게로 간 그녀가 앞으로도 경수와 함께 영원히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다시 '익숙함'과 섞여버린 '사랑'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갈망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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