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하고 세련된 도시여성의 숨겨진 귀여움을 남김없이 발산하는 '산드라 블록'양을 보고 왔습니다.
그러니까 예전에 '키아누 리브스'와 [스피드]라는 영화에서 본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본 그녀는 볼살이 쑥 빠져서 나름 강한 인상이 되셨더군요.
누가 나오는 지, 어떤 내용인지 일말의 정보도 없이 그냥 오리가 끊어서 보고 왔는데,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영화소개에도 있겠지만, 계약결혼을 넘어 진짜 사랑에 빠지는 남녀의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이 정말 딱 두 사람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특별하네요.
보통 영화들은 등장인물들을 따닥따닥 엮는 걸 좋아라하는데,
이 영화는 엮지도 꼬지도 않고, 딱 두사람의 감정변화만을 표현해냅니다.
어떤 과정을 겪어 이 둘이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지, 3일만에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 빠른 진행에도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도록 말입니다.
예를 들어 빠른 연애스토리로 따지면,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짱이었습니다.
뭔가 계기도 없이 갑자기 사랑에 빠져버렸죠.
아무튼 앤드류의 옛 여자친구가 마가렛의 질투심을 불러 일으키는 데에는 일조하지만,
정작 그 옛 여자친구씨는 앤드류를 좋아하는데도 연적으로써 불타오르지도 않고,
표정만은 '그 여자가 떠나서 잘됐다'라는 표정을 하면서도 '그녀를 붙잡아'라고 말합니다.
연기력이 부족한 건지, 내가 해석력이 부족한 건지...
확실히 드라마도 아니고 짧다면 짧은 영화 안에서 삼각관계를 풀어나가려면,
정말 보여줘야 할 부분에서 부족해지기 마련이죠.
그래서 이 영화는 그 흔한 사랑의 삼각관계도 없이, 오로지 두 사람에게만 포커스를 맞춥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3일간의 빠른 연애 진행에도 전혀 억지스럽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큰 감동이 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소소한 재미를 주는 요소가 적절히 숨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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