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2009년 개봉작인데 이제 봤습니다.
가시나무왕.
안경잡이에 부들부들하게 생긴 여자애가 주인공이라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요.
이야기의 베이스는 아마도 '잠 자는 숲 속의 공주'인 듯 하고,
' 잠 자는 숲 속의 공주는 아마, 영원히 잠 자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몰라. 꿈은 자기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으니까. '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야기인듯 합니다.
꿈이란 걸 알아도 마음대로 못하고, 꿈 속에서도 인라인 스케이트를 못타며, 하늘도 날지 못하는 쿰쿤씨에겐 별로 와닿는 이론은 아니네요.
주인공 카스미는 메두사 바이러스의 치료제가 개발될 미래까지 잠에 빠지기로 합니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나보니 세상은 가시나무 덩굴로 뒤덮여 있고
갑자기 나타난 몬스터에 사람들은 잡아 먹혀 버리고 몇 없는 생존자조차 하나 둘씩 죽어 나갑니다.
최상층을 향해서 오르고 오르면서 일행과 주인공은 하나의 진리에 가까워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상층에 도달한 카스미가 마주한 진실은...
특별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메두사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 발병을 하며,
그런 사람들 중 적합자는 상상하고 꿈 꾸는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 힘을 위해 만들어 진 기업, 비너스는 적합자를 찾기 위해 메두사 바이러스에 감염 된 사람들을 차출해 콜드슬립으로 부릅니다.
냉동인간이 된다 이거죠.
부모님을 메두사 바이러스로 잃고 쌍둥이인 시즈쿠와 단 둘이 된 카스미.
안타깝게도 둘 모두 같은 병에 감염이 되고, 카스미만 선별자가 되자 시즈쿠를 보내기 위해 카스미는 자살기도를 합니다.
그러나 시즈쿠의 설득으로 함께 콜드슬립 본부로 오게되죠.
그러나 혼자서만 살아남고 싶지 않았던 카스미는 그런 카스미라도 보내고 싶었던 시즈쿠와 다투다가 절벽으로 추락하고 시즈쿠만 살아 남게 됩니다.
절벽 아래 떨어져 죽은 카스미를 본 시즈쿠는 레벨0로 각성을 하게 되고, 콜드슬립 센터의 가장 최상층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거기에서 폭주를 해서 고작 48시간만에 센터는 초토화가 되죠.
처음에 앨리스 시스템이 100년은 거뜬하다라고 이야기를 흘리는 것은,
이 영화를 본 사람들도 100년정도는 시간이 흐른 다음일거다라고 예상하게 만들기 위한 함정입니다.
폭주한 시즈쿠는 자신의 상상으로 죽은 카스미를 현실화 시키고, 카스미를 지키기 위한 사람들도 조종을 합니다.
카스미는 일행들을 하나씩 잃어가며 결국 최상층에 도달하고, 그곳에서 잠들어 있는 시즈쿠를 만납니다.
시즈쿠의 정신은 시즈쿠를 깨우지 말라고, 제발 깨우지말라고 사정하지만, 고집불통 카스미는 시즈쿠를 깨워버리고, 사실은 자신은 죽었다는 것과, 현재의 자신은 시즈쿠가 현실화 시킨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무너져 가는 성. 시즈쿠의 의지와도 같던 가시나무는 마지막까지 카스미를 지킨 뒤, 석화되어 사라집니다.
결국 이건 카스미가 살아있는 것을 간절히 바랐던 시즈쿠가 카스미를 만들어낸 건데,
문제는 너무 이기적이라서 카스미만 살리면 그만이라는 거죠.
그렇게 가시나무 덤불을 만들 힘이면 다른 사람도 좀 구해주지, 가차없이 다 죽여버리고...
하기사 미성년자인데 그런 세계평화주의적인 생각까지 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잠 자는 숲 속의 공주는 꿈에서 깨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꿈 속에서는 계속 볼 수 있고, 꿈 속에서는 계속 함께 할 수 있었고,
현실에서는 죽었더라도 그 꿈 속에서는 늘 살아있을테니까.
그래서 아무도 자신을 깨울 수 없도록 가시나무 덩굴로 자신의 주변과 성을 모두 칭칭 감쌌습니다.
그렇게 공주님은 영원한 잠을 잤습니다. 아주 행복하게.
재미있었습니다.
이걸 보고 있을때 저는 트위터에서 '지금 보고 있는 애니가 당신의 환생 후 삶'이라는 글을 보고 있었는데...
환생한 다음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이 발달한 세계'이길.
'메두사 바이러스가 횡횡하는 세계' 말고 말이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