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영화 '컨택트'를 보고 왔다.
페이스북의 지인들이 극찬했던 영화였다. 대체로 평가도 좋았고.
인터넷 평점을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인듯하다.
누군가는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지루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온 입장에서는 지루했다고하는 사람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흐름이 매우 느릿느릿하긴 하다.
'시간여행자의 아내' 때보다 더 들쭉날쭉한 미래와 현재를 오가는 연출이.
자칫 아주 잠깐만 흐름을 놓쳐도 이 이야기가 지금 어디를 흘러가고 있는가 멍 때리게 되는 것이다.
보통 과거와 현재, 미래를 분명하게 나누고 그 흐름이 과거-현재-미래로 한방향으로 순차적으로 흐르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의 시간은 들쭉날쭉이다. 미래가 현재가 되고, 현재가 미래가 되고, 과거가 미래가 되기도 한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보여주려고 노력한 것 같으나,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팝콘과 콜라에 잠시만 정신을 팔아도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나는 집중해서 봤지만, 그래도 그녀의 미래와 현재가 많이 헷갈렸다.
영화의 마지막에 가서 나는 그녀가 결혼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음에도 기꺼이 다시 그 길을 선택했다.
생각이 많아 졌다.
이 것은 외계에서 지구를 침공해 온, 혹은 방문을 하러 온 외계인 친구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SF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한 편의 인생드라마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전 생애를 알게 된다면, 그래도 같은 선택을 하겠는가?
글쎄. 그녀가 힘든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그 길을 그대로 가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힘든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분명 행복하고 따뜻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기억 때문에 다시금 그 길을 가기로 마음 먹었던 게 아닐까.
우린 미래를 읽을 수 없고, 볼 수도 없지만 그렇기에 하루 하루가 더 재미있고 사는 의미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이 힘든 하루에도 분명 무언가 작은 좋은 일이 있고,
아주 가끔 '참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일들이 함께 하고 있기에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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