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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포카페거리 카츠와라 - SNS맛집은 믿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준 가게

미리 말해두지만, 핵노맛이었다. 전포카페거리에 카츠와라 돈까스. 일본식 수제 돈까스 전문점이라고 하는데 솔까 '인스타용'인 것 같다. '취식용'이 아니라 '디스플레이용'이라는 얘기다. 모른다. 누군가는 맛있게 먹을지도. 여섯조각 중에서 두개 정도 먹어보고 도저히 아니다 싶어서 나왔고, 돈 아깝다며 꾸역꾸역 먹는 민군을 뜯어말리고 나왔다. 물론 계산은 하고 나왔다.

맛이라는건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평가이니, 맛이 없었다는 이유로 돈을 내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이건 '돈'이 아까운게 아니라, 이 가게를 선택한 내 '시간'이 아깝고 내 '혀'가 아까운 가게였다. 여기 SNS에서 맛집이라고 유명한 곳이었는데, SNS 맛집은 신뢰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딱 비쥬얼만.


가게 외양은 이쁘지만 사실 이 골목을 두어번 지나쳤음에도 세번째에서야 알아볼정도로 눈에 띄지는 않는다. 대체로 이 근처가 다 거무죽죽해서 그럴 수도 있다. SNS에서 소문난 가게인것 치고는 저녁 시간임에도 자리가 꽤 많았다. 전포카페거리에 맛집이 한두개가 아니니 그럴 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혼자 외서 2인석에 앉는 손님을 구석자리로 보내버리더라. 혼자 와서도 넉넉한 테이블에서 편하게 먹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텐데, 주방 앞의 구석자리로 보내버리는 걸 보고 심히 별로라고 생각했다.


제주산 고기만을 사용하는지 안하는지는 중요한게 아니다. 수입산 돼지고기를 써도 맛이 있어야하는 것이다. 좋은 재료가 아니라, '맛'이 음식점의 기본이 아닌가? 내가 집에서 해먹어도, 냉동식품보다 못할 것 같은 맛이면 굳이 돈주고 음식점까지 가서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치즈돈까스와 매운돈까스를 주문했다.


이 집은 전생이 설탕을 못 먹고 죽은 귀신이 요리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기본으로 나온 장국부터 무척 달았다. 음식 먹고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 먹는 것인데, 손이 안가더라. 근데 나중엔 그나마 여기서 김치 다음으로는 장국이 제일 맛있었다고 인정하게 됐다.



인스타그램각. 비쥬얼로는 손색없는 치즈돈까스가 나왔다. 8500원인가 한다. 접시에 그릇을 얹어서 나오는데, 일단 샐러드가 심하게 부실하다. 돈까스는 비주얼이 이쁘다. 돈까스 김밥에 들어갈듯한 길쭉한 타원형의 돈까스를 반으로 갈라서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것 같다. 일단 치즈맛이 심하게 별로였다. 무슨 치즈를 쓰는지는 알바 아니지만, 치즈 별로. 더군다나 함께 나왔던 돈까스 소스 3종 중에 하나는 꿀이었는데, 웃긴게 나머지 다른 두 소스들이 더 달았다. 그마저도 다른 두 소스들은 굳이 왜 두개나 나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그저 그런 맛이었다. 오뚜기 돈까스소스에 겨자를 뿌려먹어도 저거보단 맛있었을것 같다.

돈까스는 간간히 덜익어 분홍속살이 보였는데, 이게 난 덜익은건지 가게 조명 때문인지 헷갈려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중요한 점은 아주 매우 심각하게 별로였다. 내 인생에 가장 실패한 집은 한입 먹고 그대로 계산하고 나온 경성대정문 앞 '오이시라멘'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든 먹어보려고 두 조각째 씹다가 때려쳤다. 이것을 계속 먹으면 내 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민군은 아무래도 '히노아지'나 '하루엔소쿠'의 매운돈까스를 생각했던 것 같다. 솔직히 일본정통방식이라고 하는데, 나름 미식가라는 일본 사람들이 이런 것을 먹었을리가 없다. 우리 나라랑은 달리 혼자서 혼술, 사케에 다양한 안주를 즐기는 그런 나라라고, 거기가. 맛없으면 안먹어! 매운 돈까스는 매운맛조차 없었다. 돈까스 양념은 매우 달았고 슬펐다. 빨갛기는 한데 매운맛은 1도 없었다. 그보다 같이 나온 콩나물인지 숙주 때문인지 이것이 아구찜인가 헷갈릴정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든 메뉴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물론 우리가 고른 메뉴가 이 가게 최악의 메뉴이고, 다른 사람들은 맛있게 먹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솔직히 왠만하면 먹는 나나 민군이 먹다가 때려치고 나갈 정도면, 좀 심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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