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화요일. 현충일 저녁 경성대로 이동했다. 미리 예약한 호러연극 <흉터>를 보기 위해서인데, 날씨조차도 호러연극 보기 딱 알맞은 우중충한 날씨였다.
6시 공연에 5시 15분쯤 도착을 했는데 공연 20분전부터 티켓팅을 한다고 해서 계단 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축제소극장의 연극은 소극장 특유의 공간성을 활용해서 몰입감을 높이는 게 뛰어나기에 이번 연극도 무척 기대가 컸다. 그리고 후기들에도 무대를 잘 활용했다고 되어 있어서 어떤 느낌일까 기대를 해보기도 했다.
기다리다보니 뒤에 줄이 점점 더 길어지기 시작했다. 같은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았다. 소극장의 연극은 예약 순서에 관계없이 선착순으로 자리가 지정되기 때문에 연극 깨나 본 사람들은 다들 일찌감치 기다리는게 정석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특별히 일찍 왔다기 보단 생각보다 일찍 출발해서 일찍 와 버린 거였지만, 그래도 1등이었기에 나쁘지 않았다.
입장 기다리면서 찍은 포스터. 포스터의 분위기도 을씨년스럽다. 절대 놀라지 않을 거라고, 소리도 지르지 않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개뿔. 울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마침내 기다린 40분이 되고 극장에 들어서서 티켓팅을 했다. A열 10,11번석!! 위치가 끝내주게 좋다. 몇번이고 연극을 본 경험으로 미루어 볼때, 다른 장르는 몰라도 호러 연극은 무대랑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놀라기에 좋고 무대에 몰입하기에도 더 좋다.
대기실에 앉아서 팜플렛을 읽었다. 공포 심리 미스터리 연극 <흉터>. 다행히 추리를 할 필요는 없다. 관객의 리뷰와 연극의 간단한 줄거리가 적혀있다. 음. 줄거리. 줄거리 내용이 틀리지는 않은데, 정말 연출이 기가 막히다.
대학교 때부터 사랑과 우정 사이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이어 온 재용, 동훈, 지은. 위태로운 관계 속에서 세 사람은 등산을 시작한다. 등산 중 지은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돌연 죽음을 맞이한다. 8년 뒤, 재용과 동훈은 지은이가 죽었던 그 산을 다시 찾았다. 등산 중 재용은 부상을 입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갑작스럽게 길까지 잃게 된다. 두 사람은 가까스로 발견한 검은 산장에 들어가 구조대를 기다리기로 했다. 아무도 찾지 않았던 듯한 비밀스러운 산장에서 재용과 동훈은 지은과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과거에 벌어졌던 끔찍한 사고의 기억이 결국 그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는데...!
공연기간이 6월 11일로 이제 마지막 공연을 3일 앞두고 있으니, 이 포스팅을 본 날짜가 11일 이전이라면 서둘러서 공연을 꼭 보길 바란다. 진짜 핵잼, 꿀잼, 미라클잼!!!
기다림 끝에 극장 안에 입장을 했다. 어두운 조명에 에어컨을 틀었는지 차가운 공기가 연극의 장르에서 오는 싸늘함에 오싹함을 더했다. 다 낡은 산장에 당장이라도 혼자 움직일 것 같은 흔들의자와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벽난로가 긴장감을 더했다.
6시. 시작시간을 넘기고도 배우들이 관객의 긴장감을 한껏 올려놓았을 때, 갑자기 동훈 역의 배우 이종환님이 들어왔다. 옆집 오빠같은 등산복 차림. 새삼 소극장의 연극은 참 흥미로운 것이 소수의 배우와 최소한의 무대, 조명으로 시간과 공간을 들락날락 한다는 거다. 곧 동훈으로써 등장할 이 배우님은 관객들 대상으로 티켓 증정을 하는 작은 이벤트를 했는데, 첫번째는 <특별한 날>인 사람이 왜 특별한 날인지 설명하고 선물로 티켓을 받는 것. 다른 하나는 전체가 배우님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살아남는 사람이 선물로 티켓을 받는 것.
그렇다. 생즉필사 사즉필생이라 하였는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그런지 당첨이 되어 버렸다. 배우님이 두 번 연속 주먹을 냈는데, 내가 두 번 연속 보를 낸 것이다. 어쩐지 2차에서 모두가 탈락을 하는 바람에 초대권을 받게 됐다. 호러연극 <괴담>. 이것도 <흉터>와 마찬가지로 <호러 연극>이고, <부산축제소극장>에서 공연을 한다. 공연 기간은 6월 21일부터 7월 30일까지!!
오늘 연극을 관람한 사람들에게 <나의PS파트너>, <괴담>의 쿠폰을 나누어 주었는데, <괴담>의 경우 1인은 무료이고 1인은 50% 할인을 받는 쿠폰이라서 15,000원으로 2인이 관람을 할 수 있는 티켓이었다. 재쑤!!!!!!! 지쟈스!!!! 이리하여 다음에 <괴담> 공연은 수영주민 패밀리와 함께 보러 오기로 약속을 잡았다.
자, 다시 연극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오늘의 라인업은 재용 역에 이호철 배우님. 지은 역에 백슬아 배우님. 동훈 역에 이종환 배우님이다. 이호철 배우님 프로필 사진은 말끔하신데 나중에 극 중 캐릭터로 나올때는 캐릭터 싱크로율 200%. 찌질함의 끝을 보여주신다.
연극 <흉터>는 재용과 지은의 관계. 그리고 동훈과 지은의 관계. 지은의 입장. 동훈의 입장. 그리고 재용의 입장. 세 사람의 심리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 단순히 복잡하게 얽힌 심리를 나열하는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활용해서 오락가락하며 그 심리를 풀어내는 방식이 독특하다. 언제 어느 시점으로 바뀔지를 모르니 관객들은 더 더욱 눈을 깜박일 틈도 없이 몰입하게 된다. 으스스한 분위기로 긴장감을 높여 놓고 코믹한 연기로 빵 터지게 만들지를 않나, 그렇게 방심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해 비명을 지르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극장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댄 1인으로써 <호러>라는 장르에 이렇게 충실할 수가 있는가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억지 웃음을 유도하거나 그저 깜짝 깜짝 놀래키는 것으로 사람들을 무섭게 하지도 않는다. 탄탄한 스토리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나는 웃음. 분명히 소극장 안에 앉아 있음에도 마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스무스한 화면(시점)의 전환. 이때 정말 감탄했다. 재용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이 부분에서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나오는 것을 들으며 나 혼자만 감탄한 것이 아님을 실감했다. 연극 <흉터>의 무대 연출은 정말 너무나도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소극장이라서가 아니라 소극장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격이었다고 크게 칭찬하고 싶다. 배우분들의 신들린듯한 탄탄한 연기도 한 몫했다. 분명 우리는 연극을 보았는데, 배우들이 우리 앞에서 움직이고 있었는데도 다 보고 난 뒤의 나는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착각에 빠져 버린다. 그리고 식스센스급 반전. 반전을 알고 나니 앞 전의 그 대사들, 행동들이 하나씩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연극이 끝나고 나서 민민과 같이 하나 하나 떡밥을 되새겨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재용이 그럴 줄은 알았지만 알고보니 동훈이...!!!!
모든 비밀을 알고 난 나는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무대 곳곳을 잘 활용한 훌륭한 연극 <흉터>. 정말 간만에 너무 재밌는 연극이었다. 배우, 연기, 연출, 무대, 음악. 그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 완벽한 연극!! 정말 극찬한다. 자세한 것은 연극을 직접 보도록 하자. 만약 11일이 지나서 이 포스팅을 보았고, 이미 공연이 종료되었다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애도를 보낸다. 다음 시즌을 기약하자.
6시 공연에 5시 15분쯤 도착을 했는데 공연 20분전부터 티켓팅을 한다고 해서 계단 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축제소극장의 연극은 소극장 특유의 공간성을 활용해서 몰입감을 높이는 게 뛰어나기에 이번 연극도 무척 기대가 컸다. 그리고 후기들에도 무대를 잘 활용했다고 되어 있어서 어떤 느낌일까 기대를 해보기도 했다.
기다리다보니 뒤에 줄이 점점 더 길어지기 시작했다. 같은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았다. 소극장의 연극은 예약 순서에 관계없이 선착순으로 자리가 지정되기 때문에 연극 깨나 본 사람들은 다들 일찌감치 기다리는게 정석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특별히 일찍 왔다기 보단 생각보다 일찍 출발해서 일찍 와 버린 거였지만, 그래도 1등이었기에 나쁘지 않았다.
입장 기다리면서 찍은 포스터. 포스터의 분위기도 을씨년스럽다. 절대 놀라지 않을 거라고, 소리도 지르지 않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개뿔. 울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마침내 기다린 40분이 되고 극장에 들어서서 티켓팅을 했다. A열 10,11번석!! 위치가 끝내주게 좋다. 몇번이고 연극을 본 경험으로 미루어 볼때, 다른 장르는 몰라도 호러 연극은 무대랑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놀라기에 좋고 무대에 몰입하기에도 더 좋다.
대기실에 앉아서 팜플렛을 읽었다. 공포 심리 미스터리 연극 <흉터>. 다행히 추리를 할 필요는 없다. 관객의 리뷰와 연극의 간단한 줄거리가 적혀있다. 음. 줄거리. 줄거리 내용이 틀리지는 않은데, 정말 연출이 기가 막히다.
대학교 때부터 사랑과 우정 사이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이어 온 재용, 동훈, 지은. 위태로운 관계 속에서 세 사람은 등산을 시작한다. 등산 중 지은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돌연 죽음을 맞이한다. 8년 뒤, 재용과 동훈은 지은이가 죽었던 그 산을 다시 찾았다. 등산 중 재용은 부상을 입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갑작스럽게 길까지 잃게 된다. 두 사람은 가까스로 발견한 검은 산장에 들어가 구조대를 기다리기로 했다. 아무도 찾지 않았던 듯한 비밀스러운 산장에서 재용과 동훈은 지은과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과거에 벌어졌던 끔찍한 사고의 기억이 결국 그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는데...!
"너는 알면 안돼. 이 모든 비밀을 알고 나면... 감당 할 수 있겠어...?"80분의 나름 긴 러닝타임이 결코 길지 않게 느껴지는 몰입감!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일품이었다. 이제서야 뒤늦게 러닝타임이 80분이라는 것을 전단에서 보고 놀랐다. 작중의 여러가지 표현(애벌레라던가) 때문인지 만 14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공연기간이 6월 11일로 이제 마지막 공연을 3일 앞두고 있으니, 이 포스팅을 본 날짜가 11일 이전이라면 서둘러서 공연을 꼭 보길 바란다. 진짜 핵잼, 꿀잼, 미라클잼!!!
기다림 끝에 극장 안에 입장을 했다. 어두운 조명에 에어컨을 틀었는지 차가운 공기가 연극의 장르에서 오는 싸늘함에 오싹함을 더했다. 다 낡은 산장에 당장이라도 혼자 움직일 것 같은 흔들의자와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벽난로가 긴장감을 더했다.
6시. 시작시간을 넘기고도 배우들이 관객의 긴장감을 한껏 올려놓았을 때, 갑자기 동훈 역의 배우 이종환님이 들어왔다. 옆집 오빠같은 등산복 차림. 새삼 소극장의 연극은 참 흥미로운 것이 소수의 배우와 최소한의 무대, 조명으로 시간과 공간을 들락날락 한다는 거다. 곧 동훈으로써 등장할 이 배우님은 관객들 대상으로 티켓 증정을 하는 작은 이벤트를 했는데, 첫번째는 <특별한 날>인 사람이 왜 특별한 날인지 설명하고 선물로 티켓을 받는 것. 다른 하나는 전체가 배우님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살아남는 사람이 선물로 티켓을 받는 것.
그렇다. 생즉필사 사즉필생이라 하였는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그런지 당첨이 되어 버렸다. 배우님이 두 번 연속 주먹을 냈는데, 내가 두 번 연속 보를 낸 것이다. 어쩐지 2차에서 모두가 탈락을 하는 바람에 초대권을 받게 됐다. 호러연극 <괴담>. 이것도 <흉터>와 마찬가지로 <호러 연극>이고, <부산축제소극장>에서 공연을 한다. 공연 기간은 6월 21일부터 7월 30일까지!!
오늘 연극을 관람한 사람들에게 <나의PS파트너>, <괴담>의 쿠폰을 나누어 주었는데, <괴담>의 경우 1인은 무료이고 1인은 50% 할인을 받는 쿠폰이라서 15,000원으로 2인이 관람을 할 수 있는 티켓이었다. 재쑤!!!!!!! 지쟈스!!!! 이리하여 다음에 <괴담> 공연은 수영주민 패밀리와 함께 보러 오기로 약속을 잡았다.
자, 다시 연극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오늘의 라인업은 재용 역에 이호철 배우님. 지은 역에 백슬아 배우님. 동훈 역에 이종환 배우님이다. 이호철 배우님 프로필 사진은 말끔하신데 나중에 극 중 캐릭터로 나올때는 캐릭터 싱크로율 200%. 찌질함의 끝을 보여주신다.
연극 <흉터>는 재용과 지은의 관계. 그리고 동훈과 지은의 관계. 지은의 입장. 동훈의 입장. 그리고 재용의 입장. 세 사람의 심리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 단순히 복잡하게 얽힌 심리를 나열하는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활용해서 오락가락하며 그 심리를 풀어내는 방식이 독특하다. 언제 어느 시점으로 바뀔지를 모르니 관객들은 더 더욱 눈을 깜박일 틈도 없이 몰입하게 된다. 으스스한 분위기로 긴장감을 높여 놓고 코믹한 연기로 빵 터지게 만들지를 않나, 그렇게 방심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해 비명을 지르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극장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댄 1인으로써 <호러>라는 장르에 이렇게 충실할 수가 있는가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억지 웃음을 유도하거나 그저 깜짝 깜짝 놀래키는 것으로 사람들을 무섭게 하지도 않는다. 탄탄한 스토리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나는 웃음. 분명히 소극장 안에 앉아 있음에도 마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스무스한 화면(시점)의 전환. 이때 정말 감탄했다. 재용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이 부분에서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나오는 것을 들으며 나 혼자만 감탄한 것이 아님을 실감했다. 연극 <흉터>의 무대 연출은 정말 너무나도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소극장이라서가 아니라 소극장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격이었다고 크게 칭찬하고 싶다. 배우분들의 신들린듯한 탄탄한 연기도 한 몫했다. 분명 우리는 연극을 보았는데, 배우들이 우리 앞에서 움직이고 있었는데도 다 보고 난 뒤의 나는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착각에 빠져 버린다. 그리고 식스센스급 반전. 반전을 알고 나니 앞 전의 그 대사들, 행동들이 하나씩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연극이 끝나고 나서 민민과 같이 하나 하나 떡밥을 되새겨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재용이 그럴 줄은 알았지만 알고보니 동훈이...!!!!
모든 비밀을 알고 난 나는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무대 곳곳을 잘 활용한 훌륭한 연극 <흉터>. 정말 간만에 너무 재밌는 연극이었다. 배우, 연기, 연출, 무대, 음악. 그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 완벽한 연극!! 정말 극찬한다. 자세한 것은 연극을 직접 보도록 하자. 만약 11일이 지나서 이 포스팅을 보았고, 이미 공연이 종료되었다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애도를 보낸다. 다음 시즌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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