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갈비집 - 옛날 선미 숯불갈비

오늘은 민군이 갈비를 먹고 싶다고 했다. 지갑이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지만, 갈비가 너무나 먹고 싶다고 하는데 떡갈비도시락 같은 걸 먹이기는 좀 그랬다. 그래서 갈비를 먹으러 나갔지. 일전에 갔었던 집 근처 유정갈비(드롭바 맞은편)에 가려고 했는데..!! 오늘 휴일이었다. 이 골목은 둘째 네째 일요일에 합심한듯이 휴일이었다. 어제 우리에게 슬픈 기억을 남겨 준 돼지국밥집만 문을 열고 있었다. 체념하듯 편의점 도시락이나 먹자고 말하는 민민을 데리고 나는 기억 속의 갈비집으로 향했다. 그 집 가서 먹어본 적은 없지만 수영맛집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집이기도 했고, 사람 바글바글하던 것을 본 적이 있었던 집, <선미숯불갈비>다.

가게는 그냥 평범하게 생겼다. 그리고 내부는 꽤 넓고 자리도 많으며 좌식이다. 참고로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어서 차 가지고 오는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위치도 적절. 사실 한번도 가 본적은 없었지만, 어렴풋이 맛있다는 소문은 들었었고, 보시다시피 집에서 먼 거리도 아니다. 그래서 민민을 끌고 가 보았지.

가격도 적절. 돼지양념갈비가 200g에 9천원이다. 가격이 9천원이라 좀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0g이라는 그람수가 마음에 든다. 유정갈비가 150g에 7천원인가 했으니까 크게 차이도 나지 않는다. 나머지 메뉴는 모르겠고, 돼지양념갈비를 3인분 주문했다. (최종적으로는 5인분+밥+된장)

갈비가 나왔다. 반송의 특미숯불갈비가 떠오르는 비주얼. 보기엔 일단 맛있어 보인다. 양도 푸짐하다. 그런데 갈비보다 더 만족스러운건...

바로 상차림이다. 유정갈비의 심플한 상차림과 달리 밥도 안 시켰는데 이 빵빵한 밑반찬들은 뭔가! 게다가 쌈도 다양하게 나온다. 젓갈과 데친 쌈야채, 다시마도 나온다. 오옹!

기본찬이 진짜 듬뿍 나온다. 바로 밥시켜서 먹어야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서빙하시는 직원분도 친절하다. 반찬들도 맛있었다. 자, 사실 가성비와 반찬 수에 대해 놀라더라도 갈비집에 왔으니 가장 중요한 건 고기 맛인 것이다.

고기를 굽는 숯불의 화력은 매우 만족스럽다. 그리고 불판도 잘 닦이고 눌러붙지 않는다.

단점, 화력이 좋아서 자른 뒤에 모서리에서 마저 구워야 타지 않는다.

비주얼이 생각보다 맛있어 보이지 않는데,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다. 고기 잡내도 나지 않고 부드럽고 연하면서도 고기맛이 담백하고 양념도 잘 어우러져 있다. 세상에! 사실 솔직히 별 기대 안했다. 처음 한 점 먹었을 때도 양념맛이 강하지가 않아서 별로인가? 싶었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 수록 맛있다. 양념이 강렬하지 않기 때문에 먹으면서도 질리거나 물리지 않고, 고기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우왕! 장사 잘 되면서 오래 오래 있는 집은 역시 다 이유가 있는 거였다. 간만에 맛집을 찾았고 제대로 잘 먹었다.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곳에 맛집 사진도 보낼 수 있었다. 사실 요즘 실패를 많이해서 더욱 기뻤던 성공 ㅋㅋㅋㅋㅋ 맛있었다. 이달은 지출이 많으니까 월급 받으면 또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