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부경대 경성대 이쁜 카페 <은하수다방> - 드라이플라워와 마루, 작은 방이 있는 아지트같은 공간

현충일. 경성대 축제소극장에서 연극을 보고 나서, 저녁을 먹고 교수님의 소개로 경대 이 곳 저 곳 분위기 좋은 곳을 구경하고 있었다. 문화골목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교수님 최고에요!! 매번 경성대 부경대 근처에 가면 너무 넓고 화려하고 이 것 저 것 많아서 인터넷이나 검색해보다가 맛집 못 건지고 돌아가는게 일상이었던 우리에게 곳곳에 숨어 있는 맛집과 이쁜 카페, 분위기 좋은 공간들을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저녁을 먹고 나니 시간이 이미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어서 늦게까지 문을 여는 카페를 찾다가 11시까지 하는 분위기 좋은 카페 <은하수다방>에 가게 되었다.


주택을 개조해서 카페로 만든 것 같아 보이는 <은하수다방>. 지붕 밑 테라스가 있는 오묘한 구조의 넓은 카페다. 테라스에도 테이블이 많고 담을 둘러 초록이 식물들도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데다, 적당한 밝기의 조명이 비춰주고 있어서 모기 걱정이 없는 계절이라면 밖에 앉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지붕 아래 테라스. 안쪽까지 4인, 2인, 3인 다양한 테이블이 놓여져 있다. 적당히 삐그덕 거리는 마루 바닥을 밟는 것도 이런 분위기라면 더욱 운치있고 좋은 것! 낮에 오면 더 이쁠 것 같지만, 밤은 밤대로의 매력이 있다.


가게 안 담벼락은 나무로 만들어져 벽 앞에 크고 작은 화분들로 장식이 되어 있다. 갓등 모양의 따뜻한 색을 가진 조명이 공간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다. 과하지 않지만 어둡지는 않은 오묘하면서 포근하면서 따뜻한 분위기. 시끄러운 경성대 골목들 사이에 이런 집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정말 조용하다.


가게 안은 곳곳이 드라이플라워로 장식이 되어 있다. 문턱. 천정. 벽. 방 입구. 벽면. 곳곳에 손 수 말린 듯한 드라이플라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강렬한 향은 아니지만, 드라이플라워의 은은한 향과 커피향이 어우러져 마음이 푸근해진다. 공간을 보다 넓게 보이게 하기 위함인지 천장을 터서 오픈형 천장을 갖고 있는데,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서 그런지 물샘이라던지 균열 등이 눈에 들어와서 조금 아쉬웠다.


이 카페는 바닥이 마루로 되어 있는 곳이 많았는데, 드라이플라워로 장식 된 작은 문턱을 지나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앉는 마루 공간도 있었다. 나름 이것도 아늑한 것!!

우리는 그 옆의 작은 방 같은 곳에 들어갔다.



좁아서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입구 외에는 안쪽으로 길쭉하고, 바닥에 카페트도 깔려 있고 연인끼리 오붓하게 앉아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참으로 좋아보이는 자리였다.


오로지 나무벽과 카페트. 그리고 나무 원목 테이블만 있는 곳이고 공간 자체가 보다시피 넓지가 않아서 운치를 즐기러 온 사람이라면 권할만한 자리는 아니다. 속에 쏙 들어가서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나 커플에게는 나름 괜찮아보이는 자리였다.


이 카페는 화장실이 좀 독특했다. 가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통일되도록 화장실로 드라이플라워로 장식이 되어 있었고, 엔틱한 테이블 위에 심플한 도자기 세면대가 올라가 있었다. 거울마저도 엔틱하다. 마치 엔틱 파우더룸 같아 보이기도 하는 이 공간은 화장실이다.


그것도 파우더룸과 화장실이 별개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엔틱한 팔걸이 의자 바로 옆에 좌변기가 놓여져 있다. 문을 딱 열고 들어오면 보이는 그 오묘한 미스매치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변기는 평범한 좌변기이고 특별히 엔틱하다거나 사진을 올릴만한 가치가 있어 보이는 외양은 아니므로 화장실 사진은 이정도에 그친다. 어차피 둘 이상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인데, 의자는 왜 있는 걸까 궁금해지긴 하더라. 남자 화장실은 안 들어가봐서 모르겠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 오렌지 에이드. 오레오아포카토. 자몽요거트쉐이크. 테이블이 노란빛을 띄는 원목 테이블이라 메뉴에 아무리 이쁜 티 코스터를 깔고 있어도 사진이 고급져 보이지는 않는다.


오레오 아포카토. 오레오를 다 집어 먹고나서 아이스크림 위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냠냠. 음료와 함께 나온 기본 간식으로 일반적인 프레즐 같은 게 아니라 초콜릿이 나왔는데, 우리가 주문한 메뉴들하고는 궁합이 좀 별로였다.


숟가락은 귀여웠어


씁쓸한 자몽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자몽 요거트쉐이크. 이름이 이게 맞나 모르겠네. 아무튼 그렇다. 자몽이 한 조각 올라가 있다. 우유의 풍미도 나고 자몽의 과육도 씹히고 쌉싸름한 자몽향도 제대로다. 맛있네. 가격이 5천원 정도이지만 맛있어서 괜찮았다. 어차피 카페의 음료 가격은 자리값이 아니던가.

어쩐지 낮에도 한 번 와보고 싶은 카페였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샷시문, 유리문, 현관문 방화문으로 교체비용, 방화문으로 바꾸는 가격

샷시문 방화문으로 교체. 유리문 방화문으로 교체. 현관문 철문 교체. 현관문 철문 가격. 내가 왜 이런것을 알아보았느냐면, 우리집에는 현관문이 2개가 있다. 1층 현관문과 2층 현관문. 2층 현관문은 보시다시피 알루미늄 샷시에 유리가 끼워져있는 매우 부실한 현관문이다. 물론 1층에도 현관문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여기는 지금 안락동집처럼 외부 창고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택배를 받기가 애매해서, 부피가 큰 택배를 받을때 1층 현관문을 열어두기 위해 2층 현관문을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집 문의 크기는 아래와 같다. (cm) 문틀포함 문높이 171 / 문틀포함 문폭 76 문틀비포함 문높이 172 / 문틀비포함 문폭 69 문틀면 폭 5~6 문윗 스틸 폭 10 / 문옆 스틸폭 7 / 문가운데 스틸폭 10 / 문아래 스틸폭 50 문윗유리 가로 54 / 문윗유리 세로 69 문아랫유리 가로 54 / 문아랫유리 세로 30 안락동집 근처 문마트라는 곳에 가서 사이즈와 사진을 보여주고 견적을 받았다. 지식인은 물론 카페와 블로그, 각종 사이트 등에서 나와 같은 경우를 찾아 보고 엄청나게 알아보았으나, 다들 교체비용이 40~50만원이 든다고 하더라. 집근처에 문마트가 있다는 걸 떠올리고 직접 견적을 내러 가보니 문틀 포함해서 시공비까지 27만원이라고 했다. 샷시문 철문으로 교체, 현관문 철문으로 교체하는게 27만원이면 충분하다. 주문하고 맞춤 제작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공 완료까지 일주일정도 소요가 된다고 한다. 나 말고도 막막하게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정보 공유차 글을 올려본다. 불안에 떨지말고, 문을 철문, 방화문 교체하는거 크게 비싸지 않다. 한달 월세만큼이면 충분하니 집주인하고 상의해보거나 해서 부산분이라면 교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철문이라고 해도 문에 틈이 있으면 장도리로 뚫리고, 홀커터로 털릴 수도 있는거라 완전한 안전지대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안하지 않은가. 더

천주교 성경책 구입

수요일 교리를 마치고도 봉사자님께 질문을 드렸었지만, 천주교는 개신교와는 성경이 다르다. 사실 나는 9월 말에 프리마켓에서 중고로 구입한 '개신교 성경책'이 있다. 그때만해도 내가 몇주 뒤에 성당에 다니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교양서 읽듯이 읽어보려고 샀었다. 하지만 '우리말 성경'이라고 해놓고서 번역이 엉망진창이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했다. 제대로 보지 못하고 구석에 처박힌 개신교 성경은 뒤로하고, 천주교 성경이 필요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신자의 가정에 비치해야할 물건에는, 성경책, 가톨릭기도서, 성가집, 십자고상, 성모상, 묵주 가 있다고 했다. 사실 교재 공부를 할 때도 성경이 필요해서 성경책을 하나 구입하려고는 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달랑 대,중,소에 1단, 2단 이렇게 쓰여져 있는데 무슨 소린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지퍼가 있고 없고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곁에 두고 자주 읽을 책이니 직접 보고 결정하기로 마음 먹었다. 천주교 수영성당으로 향했다. 2단으로 된 성경책을 사가지고 왔다. 재미있게도 이 성경책은 모든 곳에서 판매가가 29,000원이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신기한 일이다. 세로 22cm, 가로는 15.5cm 정도 된다. 2단이지만 폰트가 깔끔하고 읽기 편하게 되어 있다. 굵기도 적당해서 수시로 펴고 읽기에 좋았다. 개신교 성경처럼 화려하지도 장식이 있지도 않지만, 표지는 감촉이 좋고 책장 넘김도 좋고 책갈피 줄도 두 줄이나 있다. 크기도 딱 적당하다. 매우 마음에 든다. 이렇게 나의 첫 신앙물품은 당연하게도 성경책이 됐다. 교회 공용으로 사용하는 성경이 있다니. 이것도 천주교라서 가능한 걸까. 내가 구입한 책은 2017년 5월 1일에 재판된 책이다. 이제 공부 준비는 충분한 것 같다. 책상 위 나와 가장 가까운 위치의 책꽂이에 성경책과 교재를 꼽아 두었다. 언제라도 꺼내서 볼 수 있도록. 사실 성경책은 그날의 독서에

화장실 문이 잠겼을 때 여는 방법

10일. 손님이 왔다가 갔다. 손님이 화장실을 사용했는데, 나중에 손님이 집에 간 뒤 들어가려고 보니까 화장실 문이 안에서 잠겼다. 이런 망할. 일단 급한대로 가까운 지하철역 화장실에 다녀왔다. 현관문에 붙어 있는 열쇠상에 다 전화를 돌렸지만, 새벽 한 시에 와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슈퍼가서 손톱가는 것을 사와서 집에 있는 클립과 함께 진지하게 화장실 문따기를 시작했다. 우리집 화장실은 안쪽으로 열리는 타입이라 턱이 있어서 난이도가 좀 있었다. 손톱 가는 것과 클립 펼친 것과 제본 표지였던 플라스틱 접은 것으로 사투 끝에 문을 여는데에 성공했다. 문을 열고 원인을 확인해보니, 보통은 화장실 문은 잠그고서 안에서 문고리를 돌리면 같이 열리는데, 이 문은 안에서 문고리를 돌리면 열리기는 하는데 잠금은 안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닫힌 뒤에 밖에서는 열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앞으로 손님이 올 때는 이점을 꼭 당부를 드려야겠다. 진짜 식겁했다. 아무튼 문을 따고 나서 이쪽으로 전직을 해야하는 걸까나 라는 그런 생각을 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