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첫날. 남자친구랑 같이 짐을 싸고 느긋하게 집을 나서서 시장의 닭강정까지 사먹었으나, 지하철을 타고 보니 늦었다. 버스 시간이 너무나 아슬아슬할 것 같아서 배산역에서 내려서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 기사아저씨가 버스 시간을 듣더니 정말 미친듯이 내달려 주셔서 다행히 버스 출발 10분 전에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뎅이라던가 주전부리 주워먹을 시간은 없었지만, 화장실 갔다와서 버스 탈 정도의 시간은 벌었다. (이 이후엔 정말 다 매진이라서 놓치면 아예 못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했던 군산행 버스의 티켓팅을 성공하고 화장실에 갔다가 자리에 앉은 우리. 네시간 이상의 버스 이동을 앞두고 있었고, 나는 곧 잠들었다. 중간에 늘 들르는 산청휴게소에 들러서 주전부리를 사 먹고 물도 사 마시고, 다시 창 밖 구경을 하다가 잠들었다가 하면서 군산에 도착했다. 군산에 도착했더니 마중 나오기로 하신 아빠가 안 보였다. 오 마이갇 'ㅅ' 전화를 하는데 연락도 안되었다. 한참 전화를 하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빠가 오고 계셨다. 남자친구랑은 내가 등 돌린 사이 이미 인사를 하신듯. 아빠 차를 타고 아빠 농장으로 이동을 했다.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서 저녁꺼리 때울 것을 좀 사고 농장 도착! 대충 끼니를 때우고 아빠랑 남자친구랑 같이 셋이서 농장 뒤쪽 산에서 고사리를 땄다. 나물이 아닌 살아있는 고사리를 보는 게 처음이었는데, 똑같이 처음 보는 남자친구는 고사리를 풀 숲 속에서 잘 찾더라. 집에 와서 아빠가 고사리를 삶는 동안, 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집을 나왔다. 내가 예전에 살았던 집, 내가 자주 가던 공원, 우리 집 뒤의 산책로 등등. 남자친구가 모르던 시절의 나의 생활터전을 보여주기도 하고 같이 야경을 보면서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남자친구랑 우리집, 내 고향에 와 있다는 것이 참 오묘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공원에는 부산에서는 볼 수 없는 왕벚꽃들이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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