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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강] 대학 게임기획 강의

어째저째 세월이 흘러서 게임기획 4년차가 되어가고 있다. 어쩌다보니 대학 기획과목의 강의를 하게 되었다. 일단은 1학기 남은 기간을 맡게 될 것 같은데.. 이후는 모르겠다.

교재는 '아트 오브 게임디자인'.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책이지만, 실무경험이 없고 기획을 지망하는 지망생이 처음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쉬운 말로 해도 될 걸 굳이 어렵게 설명해 놓았고, 책이 '게임 기획'이 아닌 '기획'에 필요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획'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당연히 공부해야하는 책이기는 하다.

아무튼 해당 책이 교재이고, 교재 중심으로 수업을 하기로 했기에 수업 전날, 수업 준비를 했다. 2학년 담당이고, 하루에 3시간씩 두번 수업을 하는데, 수업 준비만 세시간이 걸림. ㅋㅋㅋ


교재의 '아이디어' 챕터를 참고하지만, 수업의 내용은 거의 90%가 책 밖의 내용. 책의 내용은 134P와 136P 의 각 한 줄 정도만 참고를 했다. 사실상 나머지는 전부 책 밖의 내용이고 이론+실무를 다루다보니 포스트잇과 메모지가 범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PPT를 작성해서 PPT로 수업하는 것보다, 칠판에 쓰고 그려가면서 수업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수업의 주제는 '아이디어와 기획'. 첫 수업이니 기본적이지만 많이들 간과하고 넘어가는 것을 다뤄보기로 했다.

1. 아이디어와 기획은 무엇이가? 아이디어와 기획이 다른 점.
- 아이디어를 요리 재료, 기획을 레시피로 예를 들어 설명.
-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고, 특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식재료처럼,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 아이디어를 빼앗길까봐 두렵다 / 나의 끝내주는 이 아이디어는 게임만 만들면 대박이 날 것이다.  : 구현하기 전까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 누구나 재료는 가지고 있다. 기본 아이디어가 같아도 기획의 상세화는 다르다. 
  ex) 다크에코와 마크오브닌자의 소리 시각화, 그림자맞추기 게임, 구글두들과 인그레스,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글리프)
- 아주 쓸모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라도 기획과 구현 단계에서 재미있는 것이 될 수 있다.

2. 신입기획자의 업무와 브레인스토밍
- 신입 기획자로써 입사하게 되면 기존의 기획, 남의 기획에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업무를 하게 된다.
-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키는 연습을 해보자.
- 브레인스토밍 : 준비물 - (1)굴러가는 머리 (2)필기도구 (3)적을 종이 (4)생각할 곳 (5)동료.굴러가는 머리가 있으면 좋음. 
  키워드를 정해서 마인드맵을 그린다. 오늘은 월요일이니 월요일을 키워드로 스무명의 학생들이 하나씩 단어를 말함.
  그 중에서 가장 월요일과 관계된 단어를 선택해서 다시 마인드맵을 그림. 10개 정도.
  나열 된 10개의 단어로 게임을 만들어 보자. (게임의 내용 한줄 요약. 게임의 장르. 게임의 배경 등등)
  장르를 선택했다면, 해당 게임이 그 장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무엇인지 이야기 해보기. ex)RPG라면 성장 같은.
  쓸모없어 보이는 아이디어지만 어떻게 구체화 시키느냐에 따라 쓸모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배운다.

브레이킹을 위한 퀴즈 타임. 아래의 설명을 듣고 어떤 게임인지 맞춰보자.
(1) 노란색 생물이 점들을 먹어치우는데 유령몬스터들이 쫓아온다. - 팩맨
(2) 배관공이 버섯 머리위로 뛰어다니며 여자친구를 찾는다. - 슈퍼마리오
(3) 왕자가 쓰레기공을 굴려서 더 큰 쓰레기공을 만들어서 별을 재건한다. - 괴혼
: 만약 무슨 게임인줄 몰랐다면 단순 나열된 문장은 재미를 보장할 수 없어 보이지만, 기획의 결과에 따라 재미있는 게임이 됨.

3. 기획자의 능력 = 기획의도 전달
- 기획자에게 기획은 자기 자식이나 마찬가지. 언제라도 자신의 기획의도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함.
- 자신의 '기획의도'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함.
- 기획서라는 것은 '기획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 말로 가능하다면 문서는 필요하지 않음. 기획전달의 수단은 중요하지 않음.
- 기획 문서 = 다른 파트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
  문서양식은 회사마다 다르고, 문서쓰기 스킬은 기획자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기술임.
  기획자가 문서를 얼마나 잘 쓰느냐 = 기획의도를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

기획의도 전달의 중요성을 알기 위한 실무에서의 기획자의 전달 오류 예시들.
(1) 그래픽
- 심플하면서 화려하게. 어두우면서 따뜻한 분위기. 귀여운 소년. 예쁜 여자. 파란 하늘
(2) 프로그래밍
- 부드럽게 이동. 스탯수치의 일관성 없음(HP는정수,공격력은 소수). 터치하면 이동. 피격시점 이후의 처리.
(3) 기획
- 밸런스를 깨뜨리는 인앱 아이템. 시스템 변경에 따른 사유를 다른 팀원이 납득할 수 없음(좌의정,우의정).
  다른 게임의 기획의도를 분석하지 않고, 겉보기의 UI만 그대로 베껴옴.(놀러와 마이홈 샵 UI)

4. 기타
- 게임기획자의 포트폴리오
-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역기획서 쓰는 법
- 콩코드 오류
- 시장조사의 오류(지프차 에피소드)
- 모바일게임과 PC게임의 차이. 모바일 게임을 기획할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
- 개인프로젝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서적 / 기획지망생이 독학하기에 좋은 서적
- 게임 개발 프로세스 (A반 설명 안함)

별 내용 안되는 것 같은데 세시간을 꽉꽉 채웠다.
A반을 우선 수업을 했는데, 본의 아니게 수업시간에 늦게 들어가게 되어서 빼먹은 부분이 좀 있음.

오늘의 전체적인 수업태도는 A반이 더 좋은편.



수업하러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어디로보나 교수의 행색은 아니다. 그냥 학교 가는 학생 행색이다.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학교 가는 중. 지하철역에서 학교가 너무 멀다. 아니, 이렇게 먼데 대체 왜 학교 이름이 지하철역 이름인것인가!!


학교 건물 1층에 새로 생긴 테라스에 앉아서 봄 날씨 즐기는 중.


원래 없었는데 저번에 공사하더니 이번에 와보니 다 만들어져 있었다.


학교 식당 밥이 가격이 저렴한데 맛있다. 다음주는 중간고사고 'ㅅ' 그 다음주는 또 무얼로 수업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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