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페이지 '부산공감' 초청으로 'BNK조은극장' 1관에서 공연중인 연극 <옥탑방 고양이'를 보고 왔다. 예전에 드라마로도 있던 이름인데, 드라마랑은 전혀 다른 내용이다. 드라마와 등장인물의 이름은 같지만, 일단 이 연극에서는 옥탑방 이중계약으로 인해 네집 내집을 걸고 싸우는 걸로 처음 만남. 아무래도 드라마에 비해서 호흡이 빠른 연극이다보니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지만,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정도로 연출을 정말 신경 썼다는 느낌이 드는 연극이다.
아무래도 예매한 곳에 따라서 객석의 위치가 정해지는 것 같다. 초청으로 연극을 보러 가면 대부분은 뒤쪽 좌석에 앉게 된다. 그런데 BNK조은극장에서 몇번 연극을 보고 나니, 적당히 뒷자리가 무대 전체를 눈에 넣기에 더 좋은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연극은 무대 양쪽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너무 앞에서 보면 그 모든 것에 시선을 두기 쉽지 않다.
연극 티켓을 소지하고 다른 연극을 보면 50% 할인이 된다. 3만원이기 때문에 인당 1만 5천원에 연극을 볼 수 있다. 아마 이런 편의점 때문에 연극을 한 번 본 사람들이 또 극장을 찾게 되고 그러는 게 아닐까 싶다. 나도 그렇고.
오늘의 캐스팅은 이렇다. 남주 경민과 여주 정은. 귀여운 겨양이(여주 라이벌 멀티녀). 바보같지만 정이 가는 뭉치(게이 캐릭터, 여주 친구 등등 멀티남).
소극장의 연극은 언제나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이 된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경우 대부분 그 역할 하나만을 맡는 것 같은데, 이번 연극도 다른 두 배우는 멀티역할을 맡았다. 메인은 옥탑에 살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인 겨양이와 뭉치인데, 우리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지만, 남주와 여주는 그들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음에서 발생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이날 겨양이 역의 진슬 배우님은 정말 한마리의 고양이 같았다.
어쩌면 다들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멀티역을 맡은 배우의 빠른 캐릭터 변환과 재치있는 연기가 빛을 발한다. 연기력만을 두고 본다면 주인공 배우들보다는 멀티역을 맡은 배우가 훨씬 더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다양한 배역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화시킬 수 있다니.
특히 남자 멀티배우인 김성락님은 여주 아버지에, 집주인 아저씨에, 열쇠 아저씨에, 배달부 아저씨에, 귀여운 뭉치에. 거기에 여주의 연애를 돕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이인 남자사람친구 역할까지. 캐릭터 변신이 너무나 다재다능해서 너무 놀랬다. 어쩜 저렇게 자연스럽게 잘 하고, 어쩜 저렇게 순식간에 캐릭터에 몰입하시지? 배우분들이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시거나, 고양이의 행동에 대해서 많이 공부를 하신 것 같았다. 고양이 역할 하실때 너무나 자연스럽더라. 특히 겨양이 맡으신 진슬님은 한마리의 고양이였음. 레알.
광고가 종료되고 연극 시작 전 무대에 조명이 들어왔을때, 사람들은 너도 나도 무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펼쳤다가 접었다가 할 수 있는 옥탑방 세트도 신기했지만, 이 조명이 정말 너무 예술이었다. 무대 위를 보고 있는데, 눈 앞에 5층 다락방의 아침부터 밤이 그대로 녹아 들어있다. 조명을 어쩜 저렇게 잘 썼을까. 조명을 활용한 시간대의 변화도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연극을 보고 있는게 아니라, 그들의 곁에서 그들의 일상을 숨어보고 있는 것 같은 그런 흥미진진함까지 있었다. 연출 진짜 완전 끝장남!
연기도 연기고, 연출도 연출이고, 무대도 무대고!!! 배우들 진짜 완전 훌륭하고. 스토리도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잘 잡은 연극이었다. 유명한만큼 보지 않으면 안될 그런 연극. 연극은 캐스팅 배우가 누구인지에 따라서도 크게 분위기가 바뀌는데, 오늘의 캐스팅은 정말 너무 좋았다. 특히 뭉치와 겨양이!!
자, 좋았던 점들을 이야기 했으니 이제부터는 좀 시리어스한 이야기를 해보자.
연극은 극이 진행되는 내내 불필요하게 남주가 많이 벗는다. 굳이 저렇게 벗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을정도로 과하게 벗는다. 극중 남주는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잘생긴 외모를 어필하고 옷을 벗고 근육을 보여주고 여주를 들었다놨다(물리적으로) 하면서 신체적 강함을 어필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내 뒤의 여자는 환호성과 박수를 치면서 너무나 좋아했다.
여자를 벗기면 '여성을 성적 대상화! 빼액!!' 하는 분위기에도 남자를 벗기고 남자 몸을 보여주는건 괜찮다. 오히려 좋은 반응을 보인다. 벗은게 여주였어도 그랬을까.
극중에서 게이인 캐릭터(여주 친구)가 남주를 좋아하게 되어서 그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기습키스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남주가 몸자랑 할때는 박수와 환호성을 아끼지 않던 객석에서, 키스장면에 심한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 내 뒷자리의 여자가 '더러워' 라고 내뱉는 걸 똑똑하게 들었다. 씁쓸했다. 남주가 극중에 지나칠만큼 외모어필을 해서 나는 좀 불편할 정도였는데 그걸 환호하면서 게이캐릭터 키스씬에 더럽다라니. 차별과 혐오가 너무나 넘쳐나는구나 싶었다.
연극을 먹고 저녁을 먹고 집에 오는 길에, 지하철에 동남아 외국인이 타고 있었는데 아무도 그 옆에는 앉지 않더라. 그 외국인 옆으로 한칸 옆에 여자친구와 같이 탄 남자가 우리가 둘이 타서 민민만 자리에 앉으니 옆으로 옮겨주려고 쳐다봤다가 외국인을 보고 정색하는 그 표정을 내가 그대로 보고 말았다. 그 이후로도 아무도 거기 앉지 않았다. 타는 사람은 많았지만 아무도 그 자리에 앉지 않았다. 결국 민민하고 하던 이야기는 내려서 하기로 하고 그냥 내가 앉았다. 티비에서만 봤는데 눈앞에서 외국인 차별을 경험하니 씁쓰름했다.
내 주변에 '게이'나 성적 소수자, 외국인 등에 대해서 차별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나는 잘 몰랐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았다. 내 주변에 없다고 소수를 혐오하고 다른 것을 혐오하는 그런 사람들이 없다고 하면 안된다. 그들은 이렇게 버젓히 사회 안에 존재한다. 그것도 아주 다수가. 진짜 여러가지 깨달음을 얻은 하루였다.
근데 뭐 그거랑은 별개로 연극은 무척 재미있었고, 이벤트로 연극 <행아웃> 무료초대권도 받았기 때문에 다시 연극을 보러 갈 예정이다. 이번 티켓으로 50% 할인받아서!! ㅎㅎ 전에는 무료초대권을 줄 때 두장을 줬는데, 이제 1장만 주기 때문에 커플이나 일행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추가 티켓을 구매하게 되었다. 연극인들을 위한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연극 <옥탑방 고양이> 짱 재밌습니다. 두번 보세요!
아무래도 예매한 곳에 따라서 객석의 위치가 정해지는 것 같다. 초청으로 연극을 보러 가면 대부분은 뒤쪽 좌석에 앉게 된다. 그런데 BNK조은극장에서 몇번 연극을 보고 나니, 적당히 뒷자리가 무대 전체를 눈에 넣기에 더 좋은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연극은 무대 양쪽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너무 앞에서 보면 그 모든 것에 시선을 두기 쉽지 않다.
연극 티켓을 소지하고 다른 연극을 보면 50% 할인이 된다. 3만원이기 때문에 인당 1만 5천원에 연극을 볼 수 있다. 아마 이런 편의점 때문에 연극을 한 번 본 사람들이 또 극장을 찾게 되고 그러는 게 아닐까 싶다. 나도 그렇고.
오늘의 캐스팅은 이렇다. 남주 경민과 여주 정은. 귀여운 겨양이(여주 라이벌 멀티녀). 바보같지만 정이 가는 뭉치(게이 캐릭터, 여주 친구 등등 멀티남).
소극장의 연극은 언제나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이 된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경우 대부분 그 역할 하나만을 맡는 것 같은데, 이번 연극도 다른 두 배우는 멀티역할을 맡았다. 메인은 옥탑에 살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인 겨양이와 뭉치인데, 우리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지만, 남주와 여주는 그들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음에서 발생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이날 겨양이 역의 진슬 배우님은 정말 한마리의 고양이 같았다.
어쩌면 다들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멀티역을 맡은 배우의 빠른 캐릭터 변환과 재치있는 연기가 빛을 발한다. 연기력만을 두고 본다면 주인공 배우들보다는 멀티역을 맡은 배우가 훨씬 더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다양한 배역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화시킬 수 있다니.
특히 남자 멀티배우인 김성락님은 여주 아버지에, 집주인 아저씨에, 열쇠 아저씨에, 배달부 아저씨에, 귀여운 뭉치에. 거기에 여주의 연애를 돕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이인 남자사람친구 역할까지. 캐릭터 변신이 너무나 다재다능해서 너무 놀랬다. 어쩜 저렇게 자연스럽게 잘 하고, 어쩜 저렇게 순식간에 캐릭터에 몰입하시지? 배우분들이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시거나, 고양이의 행동에 대해서 많이 공부를 하신 것 같았다. 고양이 역할 하실때 너무나 자연스럽더라. 특히 겨양이 맡으신 진슬님은 한마리의 고양이였음. 레알.
광고가 종료되고 연극 시작 전 무대에 조명이 들어왔을때, 사람들은 너도 나도 무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펼쳤다가 접었다가 할 수 있는 옥탑방 세트도 신기했지만, 이 조명이 정말 너무 예술이었다. 무대 위를 보고 있는데, 눈 앞에 5층 다락방의 아침부터 밤이 그대로 녹아 들어있다. 조명을 어쩜 저렇게 잘 썼을까. 조명을 활용한 시간대의 변화도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연극을 보고 있는게 아니라, 그들의 곁에서 그들의 일상을 숨어보고 있는 것 같은 그런 흥미진진함까지 있었다. 연출 진짜 완전 끝장남!
연기도 연기고, 연출도 연출이고, 무대도 무대고!!! 배우들 진짜 완전 훌륭하고. 스토리도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잘 잡은 연극이었다. 유명한만큼 보지 않으면 안될 그런 연극. 연극은 캐스팅 배우가 누구인지에 따라서도 크게 분위기가 바뀌는데, 오늘의 캐스팅은 정말 너무 좋았다. 특히 뭉치와 겨양이!!
자, 좋았던 점들을 이야기 했으니 이제부터는 좀 시리어스한 이야기를 해보자.
연극은 극이 진행되는 내내 불필요하게 남주가 많이 벗는다. 굳이 저렇게 벗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을정도로 과하게 벗는다. 극중 남주는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잘생긴 외모를 어필하고 옷을 벗고 근육을 보여주고 여주를 들었다놨다(물리적으로) 하면서 신체적 강함을 어필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내 뒤의 여자는 환호성과 박수를 치면서 너무나 좋아했다.
여자를 벗기면 '여성을 성적 대상화! 빼액!!' 하는 분위기에도 남자를 벗기고 남자 몸을 보여주는건 괜찮다. 오히려 좋은 반응을 보인다. 벗은게 여주였어도 그랬을까.
극중에서 게이인 캐릭터(여주 친구)가 남주를 좋아하게 되어서 그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기습키스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남주가 몸자랑 할때는 박수와 환호성을 아끼지 않던 객석에서, 키스장면에 심한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 내 뒷자리의 여자가 '더러워' 라고 내뱉는 걸 똑똑하게 들었다. 씁쓸했다. 남주가 극중에 지나칠만큼 외모어필을 해서 나는 좀 불편할 정도였는데 그걸 환호하면서 게이캐릭터 키스씬에 더럽다라니. 차별과 혐오가 너무나 넘쳐나는구나 싶었다.
연극을 먹고 저녁을 먹고 집에 오는 길에, 지하철에 동남아 외국인이 타고 있었는데 아무도 그 옆에는 앉지 않더라. 그 외국인 옆으로 한칸 옆에 여자친구와 같이 탄 남자가 우리가 둘이 타서 민민만 자리에 앉으니 옆으로 옮겨주려고 쳐다봤다가 외국인을 보고 정색하는 그 표정을 내가 그대로 보고 말았다. 그 이후로도 아무도 거기 앉지 않았다. 타는 사람은 많았지만 아무도 그 자리에 앉지 않았다. 결국 민민하고 하던 이야기는 내려서 하기로 하고 그냥 내가 앉았다. 티비에서만 봤는데 눈앞에서 외국인 차별을 경험하니 씁쓰름했다.
내 주변에 '게이'나 성적 소수자, 외국인 등에 대해서 차별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나는 잘 몰랐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았다. 내 주변에 없다고 소수를 혐오하고 다른 것을 혐오하는 그런 사람들이 없다고 하면 안된다. 그들은 이렇게 버젓히 사회 안에 존재한다. 그것도 아주 다수가. 진짜 여러가지 깨달음을 얻은 하루였다.
근데 뭐 그거랑은 별개로 연극은 무척 재미있었고, 이벤트로 연극 <행아웃> 무료초대권도 받았기 때문에 다시 연극을 보러 갈 예정이다. 이번 티켓으로 50% 할인받아서!! ㅎㅎ 전에는 무료초대권을 줄 때 두장을 줬는데, 이제 1장만 주기 때문에 커플이나 일행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추가 티켓을 구매하게 되었다. 연극인들을 위한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연극 <옥탑방 고양이> 짱 재밌습니다. 두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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