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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닌자 리뷰

이 책은 작가의 데뷔작이다. 도서관에 갔다가 신간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이 책이 거기에 있었다. 어제, 토요일에 빌려와서 그러니까 오늘 일요일 방금 전까지 이 책을 읽어서 전부 다 읽었다. 책 자체는 아주 매끄럽고 읽기 쉽게 되어 있다. 장면 장면의 묘사와 캐릭터의 성격 등이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게 되어 있어서 어느정도 책을 읽다보면 정말로 마치 드라마나 영화 한편을 보고 있는 것 같이 빠져들고 만다.

어제 잠들기 전 조금 읽다가 덮은 것 외엔, 오늘 펼친 이후로는 한번에 다 읽었다. 할일이 없었던게 아님에도 계속 빠져들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더라.


주인공은 직장에서는 물론 사회에서 사라져버리기로 한 주인공 옌센이다. 스웨덴의 자전거 헬멧 회사의 마케팅 팀장으로 있지만, 회사의 일은 모두 엘리자베스가 하고 있다. 단락단락을 나누어 직장생활에서 오는 부조리함들을 풍자하고 재미있게 풀어나간 책이지만, 중간 중간 그래서 도대체 왜? 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마지막에 들어서 현실에서 벗어나 소프토피아에 가려던 주인공은 왜 헐크코스프레를 한 이가 난장판을 만든 사무실에서 그대로 일어난건지 그래서 약을 먹고 창고 안 텐트에 누운 엘리자베스는 어떻게 된 것인지,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새로운 삶'과 '자유'는 그래서 어떻게 진행이 된 것인지. 책을 다 읽고 나면 주인공 얀센과 함께 꿈을 꾸다가 깬 것 같은 몽롱한 기분이 되고 만다. 그래도 얀센이 그의 아버지가 쥐어준 카드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독자에 대한 배려같기도 하다. 만약 그걸 선택했으면 심각한 배신감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어딘가의 직장생활의 부질없음을 느낄 또다른 제2의 얀센을 마지막으로 책은 깔끔하지 않은 마무리를 짓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은 '열린 결말'이나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겠어요'의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에게 '무료함', '부질없음'이라는 마약같은 마음을 심어주는 것 같다. 하마터면 나도 에코빈스커피를 마시고 현실에서 벗어날 뻔 했잖아!!

자아. 물론 현실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건 괜찮을지도 모른다. 죽은사람이 되어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도 재미있을 수도 있지. 그렇다면 살아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이지. 그럴거면 그냥 죽은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이지. 사회적 신분으로 여러가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금수저 아버지의 도움으로 신분을 위조할 수 있다면 모를까.. 신분이 하나도 없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보통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난 어쨌든 오늘 하루를 즐기는 사람이니까. (내일은 내일 산다.)

이 책의 '나른함'에 빠지지 않도록 오늘 하루를 또 즐겁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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