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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위대한 게임 위대한 기획자' 쓸모있는 것은 아주 조금. 나머지는 무쓸모. 냄비받침 각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위대한 게임 위대한 기획자>라는 책을 찾았다. 사실 같이 구입한 <게임 크리에이터가 알아야 할 97가지(100가지도 아니고 97가지라는 애매한 숫자)>는 원래 사려고 했던 책이니 그렇다고 치고, 이 책은 그냥 보이길래 샀다. 사실 다 읽고 다시 되팔 생각이었는데, 새 책 가격이 24,000원이고 중고가격도 만원이었던 이 책의 매입가는 2천원이다. 중고서점에 팔러 가는 시간이 더 아까울 정도의 가격. 차라리 그 때 본 UX책이나 사 올 것을...이라며 폭풍후회했다. 그리고 지금은 사무실 책장 어딘가에 짱박혀 있음. 좋은 냄비받침이다.


<위대한 게임 위대한 기획자>라는 제목은 어쩐지 '기획자뽕'을 맞은 거 같은 제목인데,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도대체 제목을 왜 저렇게 낯부끄러운걸로 지었는지 모르겠으며 책 내용은 왜 이런가? <믿고 거르는 국내 필자 책>이라는 말에 한 몫 보태는 퀄의 책이다. 한 2010년도에 나온 것도 아니고 2014년에 나온 책이 이렇다는게 더 충격.


게임보다 쉬운 게임 기획의 첫걸음 이라고 말하며, 게임의 핵심은 재미이고 게임기획자는 재미를 추구하는 일인데 그 기획을 공부하는 책이 재미가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래서 이 책은 재미있게 읽으면서 게임기획의 경험치를 쌓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솔직히 이도저도 아닌 책이다.

게임의 핵심은 재미가 맞다. 왜 재미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공부가 필요하다. 재미를 만드는 직업이지만, 재미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공부와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게 기획자인데, 무턱대고 재밌으면 그만이라니 이 무슨 무책임한 말인가? 그리고 이 책은 재미도 없다.

엔도어즈 개발1본부장이 말한 게임 기획자는 유비를 닮았다는 말.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어찌보면 제일 약해보이지만 대의명분과 철학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라고. 대체 그는 어떤 기획자들과 만나서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니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대의명분과 철학으로 이빨을 털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면 그건 사기꾼이다. 기획자가 아니고.



이 책의 목차다. <게임기획 고수가 되기 위한 준비>, <게임의 뼈대 세우기>, <게임에 살 붙이기>, <잘 포장하고 시장에서 성공하기> 등의 대분류로 나누어져 있다. 파워 자신감 넘치는 제목에 구성은 좋은데, 문제는 내용이 많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내 지향점과도 너무나 동떨어져있고. 아래에 차례로 이야기를 하겠지만, <기획공부>를 하는 지망생이 맨 처음으로 접하는 책이 부디 이 책이 아니길 빈다.


이것이 이 책이 말하는 <재미>인 것 같은데, 정말 핵노잼이다. 차라리 이거보다 그냥 아재개그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앞전에 나온 문장에 돼지저금통 드립을 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억지스러워서 웃기지도 않는다. 아재개그를 듣고 정색치는 사람의 그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렇다. 기획자는 할 일이 졸라 많다. 자신의 스킬업을 위해서 계속 공부하고 노력하는 기획자라면 해도 해도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다른 문화콘텐츠를 접하면서 <WHY?>를 갖는 것은 매우 좋은 습관이다. 보통 <분석>한다고 한다. 이걸 왜 이렇게 했을까 라고 기획의도를 분석하는 것. 사실 소설이나 시를 작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의도와 의미를 피악하려고 해도 작가 본인이 아닌 이상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 것처럼, 게임이나 콘텐츠의 기획의도에 대해서는 연구를 해봐도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생각하고 데이터를 늘려감으로써 나중에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 고로 이 부분은 맞는 소리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부분은 책의 저자가 한 말은 아니다. 맨 앞부분에 아주 소량 포함되어 있는 인터뷰의 내용일 뿐.


게임을 좋아하는 것과 기획을 잘한다는 것은 다르다.
맞다. 일단 구분을 좀 해야한다.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게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할 거라고 장담하면 안된다. 개발과정이 늘 즐겁지만은 않고 이런 굴곡을 견디고 개발을 할 수 있게 하는건, 오로지 게임 만드는걸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 때문이니까. 덧붙여 아이디어를 잘 내기 때문에 기획자를 하겠다는 것도 개소리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와 깊은 대화를 위해 통찰을 하고 이 일을 시작해도 된다. 게임을 하는게 좋은건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건지. 참고로 쿤씨는 후자다.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원활한 의사 소통은 사실 기획자의 기본능력이다. <기획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같이 개발을 하는 동료에게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문서로 설명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해야 한다.

근거가 존재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학문적인 공부가 필요하고, 그렇기에 기획자는 끊임없이 공부해야한다. 프로그래밍과 아티스트의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이해하고 있어야 하지만, 심리학, 통계학 등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한다. 그렇기에 기획 공부는 어렵다. <재미>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재미>의 원초적인 부분까지 공부를 해야한다. 그러니 <재미>를 만드는 사람들이 재미없는 책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맞지 않기에 재미있는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말은 매우 일리가 없다. (그리고 솔직히 이 책은 그저 겉핥기식이고 재미도 없다) 공부하지 않는 개발자는 도태된다. 그리고 그들은 실력없는 꼰대가 되고, 이윽고 <기획자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의 근거가 되어준다.


어설프게 기술의 한계를 지어 버리는 것. 외에도 프로그래밍 좀 안다고 프로그래머한테 잘난 척, 아는 척 하는 것도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프로그래밍 깔짝 한 기획자>의 문제점이다.

할 줄 아는 게 없는 기획자는 무시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공부를 계속 해야한다. 모든 팀원은 각 파트를 맡은 팀원을 서로 돕고 신뢰해야한다. 프로그래밍을 맡은 사람은 프로그래머고 그가 담당자이자 전문가이기 때문에 동료를 믿어야한다. 안다고 지식을 뽐내거나 <이거 이렇게 하면 될 거 같은데 왜  못해요?> 따위의 말을 해서 트러블을 일으키지 말자. 그러려고 프로그래밍 공부하는 거 아니잖은가.


플랫폼에 따라 기획자가 알아두어야 할 차이점. 아무래도 책 자체에서 다루는 게 아니라 인터뷰에서만 다루는 부분이라서 내용이 부실하기는 하다. 하지만 맞는 말들.


좋은 재료가 좋은 요리가 되는 것이 아니듯, 좋은 기획자는 좋은 재료를 제대로 써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 레시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요리하는 사람이 알아먹을 수 있도록.

삼국지 등장인물과 비교해서 기획자를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어찌 보면 제일 약한 것 같지만 이라고 폄하하는 건, 솔까 지금까지 만난 기획자들을 욕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할 줄 아는 게 없긴. 다른 파트에 비해서 눈에 명확하게 보이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심 이 책을 보고 분노한 부분. 책에서 예제 미션이랍시고 이런 걸 가르치니까 지금의 국내 게임판이 이 모양 이 꼴이다. 창작자로써 다른 창작자의 창작품을 모방하고 베끼는 것. 남이 선행해서 몸으로 부딪히고 검증을 한 아이디어를 그대로 가지고 와 숟가락  얻는 것. 개발자의 자존심을 걸고 하면 개발자가 카피캣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 부분뿐만이 아니라 책의 대부분 미션에서는 다른 게임의 아이디어를 흉내내고 섞어서 뭔가 만들어내는 식으로 가르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책은 그런 방식이 유용하다라고 설명하고 있지, 공부에만 쓰고 실전에는 쓰지 말라는 그런 권고도 없다. 카피캣을 방조하는 책인 셈. 개인적으로 카피캣과 노력하지 않는 기획자를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이 책은 정말 불쏘시개로 써도 모자란 책이다.


안쓰럽다. 2014년 책이니 지금도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들이 교육자의 위치에 있다고 한다. 씁쓸...


개발 프로세스 맛보기.



앵그리버드를 베껴서 만든 앵그리 포테이토. 무려 게임 마켓에 올려 서비스를 개시하라는 문구까지 있다.
이런거 하지 말라고 좀...


제대로 된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있는 경험>을 전달하려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니까. 그렇기에 더더욱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론들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한다. 재미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 아이러니지만, 재미라는 것은 사람의 <심리>의 일부이다. 남의 심리. 타인의 심리를 파악하고 마음을 움직이는데 무턱대고 맨 땅에서 만들어 낼 수는 없지 않은가?

자기가 좋아하지 않고 재미있지 않고 즐겁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 즐거울 리는 없다. 하지만 내가 즐겁다고 해서 남이 즐겁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게임 개발이 어렵다.


로비오는 물론 존경할만한 회사고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시점의 스타트업에게 칠전팔기를 권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 해보라고는 하겠지만. 51전 51패를 하는 동안의 고통과 가난과 굶주림과 어려움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52기의 성공만을 말한다. 게임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재밌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51번이나 도전하라고 말 할 수는 없다. 그들이 여유로운 상황에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51번이나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을테니까.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 최대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진행을 하는 것. 기획자는 언제든 기획을 뜯어 고칠 수 있고 다른 파트는 그걸 이해해야한다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모두가, 함께, 같이 하는 것이다.


솔직히 재미없다. 지망생에게 내가 이 책을 권할리도 없겠지만, 재미도 없고 도움도 안 될 것 같은 미션들이 이 책이 가장 형편없는 이유다. 카피캣을 만들지도 말고, 베끼려면 좀 제대로 알고 베끼는 노력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원작의 기획의도나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밥숟가락 얹으려는 시도는 딱 질색이며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아...비운의 아타리쇼크...


확실한 것. 이 책의 사용성은 매우 나쁘다.
<카트라이더>가 아닌 원작인 <마리오카트>로 설명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재미로 보는'이 붙어 있지 않았다면...


경쟁 업체 게임을 분석하기 위한 기본 틀이라고 한다. 물론 경쟁게임하고 비교하고 차별화 요소를 분석하는건 좋은데, 그 끝이 기승전 카피캣으로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쓸만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 게임기획자로써 내 자신을 SWOT분석 해보기.
내부요인으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 외적인 요인으로 기회와 위협.


현재 오픈 마켓의 경우는 자율심의라서 19세 성인 게임이 아닌 이상은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오픈마켓이라고 해도 설문에 따라서 등급이 분류가 된다. 고로, 대상연령과 타겟을 명확히 했다면 대상연령을 초과하지 않도록 기획할 때 고려를 해야한다.


8비트 사운드를 랜덤으로 생성해주거나, 브금 랜덤 생성 사이트처럼 시나리오의 기본 토대를 만들어 주는 스토리헬퍼.


게임시스템기획. 지대넓얕도 아니고 정말 얕게 설명하고 넘어간다. 전체적인 기획도 기획이지만, 시스템 기획에 대해서는 다른 책으로 공부하기를 권한다.


인터페이스 점검 항목.
1. 설치 관련 인터페이스
2. 현재 상태에 대한 정보 제공 인터페이스
3. 인터페이스 형식의 일관성
4. 인터페이스 기능에 대한 손쉬운 이해
5. 게임 옵션 설정에 관한 인터페이스
6. 사용자의 실수 방지 및 비정상적인 사용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인터페이스
7. 인터페이스의 가독성과 디자인 체크 항목
8. 고객지원 관련 인터페이스
9. 게임 내에서의 오류 및 안내에 대한 인터페이스


맵과 스테이지의 구분.




그냥 좀 총체적난국이었던 책. 내 학생은 물론이고 지망생들에게 절대 권하고 싶지 않은 책. 아니 거를 수 있다면 거르는 게 좋다고 생각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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