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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 충남 보령 성주계곡

한 달여 전부터 약속했었던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마침 민민도 그 날짜로 여름휴가를 비워 놓았기에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일요일 오전에 계곡에서 모여 놀기로 한거라, 우리는 부산이다 보니 전날인 토요일 오후에 먼저 올라갔다.


일주일 전부터 미리 티켓을 예매를 해 놓아서 시외우등 할인을 받고 인당 25,600원에 갈 수 있었다.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나, 나중에 돌아올 때 예매를 변경하는 바람에 올 때는 제 값 다 주고 왔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가족 단톡방에서 연락이 왔는데, 오늘 바로 계곡으로 간다지 무언가! 원래 계획은 내일 아침에 출발하는 거였는데 갑자기 민박집 잡고 1박 2일로 가는 일정으로 바뀌었다.


이번에 가게 된 곳은 충남 보령의 성주계곡. 그 근처의 민박집이다. 원래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데 당일날 급하게 연락을 했더니 방이 없어서 민박집 안채를 빌리게 되었다. 민박집은 1박에 30만원인데(다른 지역보다 좀 비쌈) 방 하나는 주인집이 쓰고 방 두개랑 거실을 우리 일행이 쓰는 조건으로 조금 불편하니까 25만원에 해준 것 같다.


밤 10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 민박집. 짐을 풀고 계곡 앞 평상으로 짐을 옮겼다. 그래도 평상까지 해서 25만원이면 나쁘지 않았다. 바로 앞에 물가이기도 했고. 물은 그렇게 많이 깊지는 않았고 허리정도 깊이였다. 어른들이 놀기도 적당했고 아이들이 놀기도 적당하다. 바닥에 종종 높은 돌이 있지만 그렇게 많지 않고 대부분 바닥이 평평한 편이라 괜찮았던 것 같다.



이 야밤 늦은 시각에 바베큐 파티를 준비하는 일행. 커다란 아이스 박스 통째로 들고 내려가려다 사람 여럿 잡을 뻔 했다. ㅋㅋㅋㅋㅋ 아이스박스 아래다 내려다놓으면 막 음식 없어지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는데 밤 사이 아무 일도 없었음.

다음날 보니까 다른 집들은 민박이랑 같이 요리도 팔아서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이 집은 민박이랑 슈퍼만 해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평상 두 개 차지하면서 편하게 놀았다.



다른 한쪽에서 상추라던지 쌈장이라던지 상차림에 한창인 그 때, 바베큐통에 숯을 넣고 고기랑 가리비를 굽기 시작했다.



불이 약해서 목에 걸고 있던 휴대폰 선풍기로 공기구멍에 바람을 불어넣었더니 이내 불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손풍기 굳굳. 이런 용도로도 쓸 수 있군.


활활 타오르는 숯불에 고기와 가리비가 맛깔나게 익어가고 있다. 확실히 고기는 숯불바베큐가 짱이다. 고기 너무 맛있었음. 조개도 맛있었다.



한쪽은 고기굽기 삼매경, 다른 한쪽은 상차리기 삼매경. 쌈무 꺼내고 김치 썰고, 쌈장 덜고, 야채 덜고, 아이스박스에서 술 꺼내고 난리가 났다.



고기만 올라가면 완벽할 것 같은 상차림. 언듯 보면 너무 풀만 많아서 푸릇푸릇하다. ㅋㅋㅋ 쌈장 너무 맛있어서 집에서 쌈밥 먹게 싸달라고 했더니 새로 만들어 주셨다.


술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서 아이스 박스의 얼음 속에 묻고 있는 언니와 손 다친다고 그만 하라고 말리는 엄마. 이번 여름휴가는 총 다섯 커플이 갔다. 엄마,아빠 커플. 언니,언니남친 커플. 나랑 민민 커플. 여동생과 여동생 남친 커플. 남동생과 남동생 여친 커플. 재밌었다.


삼각대와 블루투스 셔터를 준비 해 온 여동생 덕분에 이런 사진도 남길 수 있었다. 온가족이 다같이 식사하는 사진. 푸짐한 고기와 함께 무척 맛있고 즐거운 휴가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술판으로 나는 술병이 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 남친이 만들어 준 양념 가리비구이. 와우. 진짜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잘해~



술을 진탕 마셨는데 다음날 오묘하게 일찍 일어났다. 8시인가 일어나서 밖에 나와보니 날씨가 매우 꾸물꾸물했다. 다행히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매우 꾸물꾸물.


아직 해가 덜 떠서 그런걸까라고 하기엔 많이 꾸물꾸물하다. 사실 계곡물이 어마무시하게 차갑기 때문에 햇살이 쨍쨍하게 비쳐줘야 물놀이 할 맛이 나는데, 햇볕이 약해서 물놀이를 오래 하기엔 좀 추웠다.


요 사진에 보이는 방 세 개가 원래의 민박집. 1박 30만원짜리 그 집이다. 뭐, 계곡 민박 장사라는게 여름 한철 장사이고 여름 아니면 장사할 방법이 없으니 그 가격이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긴 한다. 사시사철 관광객이 오는 게 아니니까. 앞에 보이는 평상 뒤쪽으로 계곡이 있다.



어제의 음주가무가 꿈이었나 의심이 될 정도로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테이블. 정말 깨끗하다. 언제 이렇게까지 치웠지. 언니는 대충 치우고 내일 치우자라고 했던 거 같은데 성격 깔끔한 여동생 남친이 다 치워버린 것 같다. 깔끔하네 정말.


평상 반대쪽. 이렇게나 많은 평상이 있음에도 요리를 따로 팔지 않고 슈퍼만 있다보니 민박집을 운영하더라도 음식을 준비해서 오는 번거로움이 싫은 사람들은 요리도 취급하는 옆집들로 다 몰려간 것 같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평상에 누워서 계곡 물구경을 하고 있는데, 옆집들은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라.



그 수가 넘치도록 많은 평상과 깨끗한 계곡물.





물이 별로 깊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보면 성인 기준 허리 위로 올라온다. 물놀이 하기에도 충분하고 애들도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물살이 그렇게 세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지도 않다. 하지만 허리 깊이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다이빙은 금지 ㅋㅋㅋ

아침에 계곡 구경을 하고 술병이 나서 누워있다가 아주 잠깐 물놀이를 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물놀이 사진이 없다. 엄청 시원하고 재밌었는데, 햇빛이 약해서 너무 추웠다. 좀 더 쨍쨍한 날씨에 놀기 좋을 것 같은 느낌이야.

집에 돌아오는 길에 판교에 들려서 판교냉면을 먹었다. 이건 언니 남자친구가 샀다.


언제 먹어도 맛있고 양이 많은 판교냉면. 술병 나서 속 안 좋아서 안 먹으려고 했지만, 이건 여기 아니면 먹을 수 없으니까 챙겨 먹었다. 맛있었어.

냉면 먹고 이제 모두 각자의 위치로 헤어졌다. 이때가 다섯시 쯤이라서, 내일 출근해야하는 여동생과 여동생 남자친구는 본래 살던 윗 지역으로 떠났다. 나는 내일 버스라서 남동생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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