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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에 더빙판이라고 적혀 있으나 우리는 자막판을 보았다. |
너의 이름은.
아주 예전에 신카이마코토가 감독을 맡은 '학습지 광고'의 연장선상에 있는 애니메이션.
처음에 아무리 봐도 시골 소녀랑 도시 소년이라는 컨셉이 그 '학습지 광고'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이미지였다.
미츠하가 열심히 시골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모습조차도!
혼모노들에 대한 소문도 익히 들었고, 실제로 럽장판 보러 갔다가 당한 경험도 있어서 이번엔 아무리 명작이라고 해도 나중에 집에서 다운로드 받아서 (물론 정식 다운로드이야기임) 볼 생각이었다.
BTV에 올라올 때 쯤이면 네이버 영화 같은데에도 올라오겠지 싶었고.
그래서 별 긴장감없이 스포를 보이는대로 다 보고 있었는데, 어쨌든 무스비 드립이나, 각종 너의 이름은 관련 드립들을 보고 같이 웃으려면 '스포'정도로는 안되는 것이다.
혹자는 타키와 미츠하가 사랑에 빠지는데에 너무 빠른것 같다라고 하는데...
모쏠 아니고서야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딱히 기간이나 엄청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다들 공감할 것이고, 무엇보다 서로 은밀한 신체를 보고, 직접 느끼고(?) 공유한 사이에서 애정이 안생기는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미츠하의 머리끈으로 보이는 것을 팔찌로 하고 있는 타키나, 그 팔찌를 보고도 미츠하가 자기꺼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약간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고..(흔한 물건이 아닌데 말이지) 결국 그것이 '무스비'가 되는데, 그런 아이템에 대한 자각이 너무나도 없다는 것은 타키는 몰라도 그 끈을 건네줬고, 실제로 그 매듭끈을 만드는 미츠하에겐 좀 억지스럽지 않았는가...
판타스틱 매직한 '황혼의 시간'에서 이름을 쓰다가 펜이 바닥에 떨어지는 연출은 기가 막혔다고 생각한다.
미츠하가 머리를 자르고 나올때부터 뭔가 있겠다 싶었지만, 감독이 워낙에 시간을 잘 꼬아둔 덕분에 타키가 미츠하를 살리기 위해서 다시 미츠하 몸에 들어간 뒤에야(찌찌 쭈물쭈물) 그 사정을 알 수 있었다. 둘 사이에 3년이라는 갭이 있고, 그걸 실연이라고 생각한 미츠하는 자기가 준 머리끈을 조금만 더 눈여겨 보았으면... 타키 팔찌를 조금만 눈여겨 보았으면 둘 사이에 차이점을 눈치챌 수 있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네 놈들 서로 다이어리 교환하면서 왜 날짜만 보고 연도는 보지 않는거야. 진작에 알 수 있었잖아...
그리고 미츠하는 유성을 못봤어도 3년 후의 타키는 유성을 이미 진작에 봤을텐데, 왜 그게 이상하다는걸 눈치를 못채...
이 상바보들..
타임슬립을 다룬 작품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구멍은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너무 억지스러운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봄.
물론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지만, OST는 혼모노들이 감격하면서 부르는 것을 공감할만큼 좋지 않았다. 내가 영화보고 오면 왠만하면 블로그 배경 음악 하나씩 깔짝거리는데, 집에 와서도 OST 1도 생각나지 않음. 극장에서 보기에 충분한 영화고 충분히 재미있었고 영상미도 아름다웠지만(사실 영상은 '언어의 정원'이 끝판왕이었음) 별점 10점 만점에 10점으로 칭찬을 좔좔 흘러낼만큼의 수작은 아니었다는 거지.
적당히 재밌었다.
p.s. 너의이름은 영화포스터 중에 그냥 A4용지인것이 있고, 펼치면 A2 포스터가 되는 것이 있다. 나는 그 A2가 되는 포스터 챙겨왔는데 그거 모르고 안 챙겨가는 사람들 꽤 있더라고.
한정판콤보 특전 챙기기 전에 그거나 챙기는건 어떨까. 공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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