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를 보고 왔다. 사실 본 것은 2016년인데 이래저래 바빠서 이제서야 쓰는 리뷰. 누군가는 판도라가 신파극이라서 싫다고 했다. 잘 만든 마지막에 신파를 끼얹었다고..
원전의 바로 옆에 살고 있는 나는 영화 상영 내내 마음이 아프고 불안했으며 먹먹했다. 원전사고가 났을때의 정치인들과 관계부처의 대처가 이 영화와 1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실제로 원전 사고가 나면 도망치기는 커녕, 그냥 그 자리에서 죽게 되겠지 라는 생각과 정작 책임자들과 정부가 아닌, 이미 상처받고 피해받은 사람들이 다시 '가족'을 담보로 한 영웅놀이를 해야하는 과정이...
그들은 '영웅'처럼 그려졌지만, 사실은 죄수다. '가족'의 생명이라는 담보가 없었다면 그들이 사지로 걸어들어가지는 않았을 거다.
누구도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김남길의 신파는 신파가 아니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가슴아픈, 어쩌면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를 이야기지.
국가는 원전을 추가로 지으려고 한다. 고리원전 1호기는 아직도 가동중이다.
원전사고가 난다면, 이 작은 땅덩이에서 비단 부산이나 인근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바람을 타고 방사능은 온 나라를 뒤덮을테니까.
남의 일이 아닌 이런 사실을 영화가 고스란히 보여주지만, 누군가에겐 아직 이것은 남의 일로만 느껴질지도 모른다.
무서운 일이다. 이 영화는 픽션이지만 픽션이 아니다.
정말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미 갈때까지 간 1호기를 다시 가동할거랍시고 해수를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관계부처 사람들은 어찌나 지들만 알고 어리석은가.
끝까지 관계부처 윗대가리들의 명을 따르다가 피폭되어 코피를 흘리는 소장이란 얼마나 어리석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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