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일곱 번째 교리수업이 있었다. 이 날은 조금 특별한 날이었는데, 바로 봉사자님들이 아닌 보좌신부님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날이었다. 나는 언젠가 시간이 되면 꼭 묻고 싶은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노트에 열심히 메모를 해가며 수업을 들었다.
성당으로 가는 길. 예수님의 탄생일인 성탄절을 앞두고 성당 앞이 반짝반짝 전구 장식으로 빛나고 있었다. 게시대 앞에 있던 구조물은 나중에 보니 성당 2층 테라스에 장식이 되어 있더라.
성탄절을 앞두고 마리아님도 반짝 반짝 빛난다. 주변을 반짝이게 장식했지만, 정작 마리아상 자체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마리아상 주변의 전구들로 마리아님이 더 따뜻해 보이는 기분이 들었다. 가볍게 마리아님께 인사를 하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원래는 수요일 교리수업 전에 수요 저녁 미사를 드리고는 했는데, 지지난주에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다른 예비신자분들이 기다린 탓에 저녁 미사를 빠졌다. 주일 미사나 다른 날 평일 미사를 가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서 결국 오늘(12/13)까지 주일미사까지 2주 연속 빠졌다. 이쯤되면 오늘은 저녁미사라도 참여해야겠다는 조바심이 든다.
오늘은 6과. 인간의 죄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 배웠다. 하느님께서는 벌을 주시는 것 같지만 우리가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한 시련을 주시는 것이라고. 스스로 반성하고 회개할 시간을 위한 길을 열어주시는 거라고 하셨다.
사실 예전에 창세기에서 6일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이 쉬어서 일주일이 되었다라고 들었는데, 왜 우리는 한 주의 시작을 일요일에 하는걸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이날 수업을 하면서 그 의문이 풀렸다.
7일째 되는 날을 안식일로 정하고 쉰 것은 유대인의 전통이다. 그리고 유대인의 안식일은 토요일이다. 한 주는 일요일로 시작되고 토요일로 끝나는데, 그래서 유대인들을 토요일을 안식일로 하고 쉬었다. 우리는 그 전통을 가져와 예수님이 부활하신 일요일을 주일로 삼아 따르고 있다고 했다.
성경에서 말하는 유대인의 안식일은 토요일이지만, 우리의 주일은 일요일이므로 십계명의 주일을 거룩하게 보내라는 말은 '일요일'이 된다는 것.
수업 중에 주님께서 벌을 주지 않고 길을 열어주시는 거라면, 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켰느냐는 질문에는 이 과제와는 조금 다른 개념에서 접근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것은 다음에 다른 주제로 교리 공부를 더 하면서 말씀해주실 것 같다.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우리는 성경을 해석하고, 성경을 공부하게 되는데, 창세기를 비롯해 성경은 '비유와 은유'가 있는 책이므로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공부를 해서 참 뜻을 깨달아야한다고 하셨다.
수업이 끝난 이후, 나는 쭉 궁금해왔던 것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하나, 정신지체 장애가 있어서 주님과 예수님을 믿고 따를 수 없다면 천국에 갈 수 없나?
- 개신교에서는 예수님을 믿어야만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말을 하는데, 그렇다면 태어나자죽은 어린아이나 예수님을 모르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예수님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사람들은 모두 지옥에 가야한다. 가톨릭 교리에서는 천국은 열려있는 문이다. 주님과 예수님을 믿고 따르며 죄를 씻고 선행을 하여 천국에 가는 것도 가능하지만, 예수님을 모르더라도 그 스스로가 선행을 쌓고 선하게 살았다면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열린 문' 인 것이다!! 결국 최고의 교리는 '사랑'이라는 말로 귀결되는 걸까!
둘,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책에서 보았는데, 주님을 믿어야 하는 이유가 오로지 '천국'에 가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주님을 믿으나 믿지 않으나 그 삶이 같다면 믿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말에 '천국에 가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주임 신부님 말씀에 우리는 사람은 모두 하느님의 자식이라고 들었다. 부모를 자식이 공경하는데 '이유'가 있다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
- '천국'의 개념부터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신자분들이나 잘 모르는 분들은 '천국'에 대해서 다소 오해를 한다. '천국'은 장소가 아니다. (토르의 아스가르드는 장소가 아니다, 그런 이야긴가??) '천국'은 일종의 '상태'다. 주님 아래 모두가 동등해지고 남자와 여자의 구분 개념조차 없어지고 모두가 그냥 '사람'인 곳.
이 외에도 뭔가 여러가지 설명을 더 해주셨는데, 아직 예비신자인 내 머릿속에는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천국'이 장소가 아니란 것은 알겠다. 그리고 '예'를 들어서 주님과 우리를 부모와 자식으로 말한다는 것도 알겠다.
교리라는 것은 너무 어렵다. 아직 예비신자 어린양에 불과한 나는 아직 다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사랑'을 실천하고 '선'을 쌓아야 한다는 것은 알겠다. 그리고 읽다가 때려 친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질문이 이어지는 바람에 수업 시간이 꽤 길어졌다. 바쁜 일이 있음에도 질문에 진심으로 깊게 응답해주신 것에 대해 보좌신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무척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성당을 나오다보니 1층 게시판에 이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잊지말고 이번 달 안에 꼭 가보아야겠다.
토요일 저녁 7시에는 주일 미사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전 미사가 있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주임신부님과의 수업시간이 있는데, 이달은 12월 17일 일요일이다.
추가로 1월 28일, 2월 25일에 예정되어 있다고 봉사자님이 말씀해주셨다.
주일미사를 못갈 것 같으면 토요일에라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당으로 가는 길. 예수님의 탄생일인 성탄절을 앞두고 성당 앞이 반짝반짝 전구 장식으로 빛나고 있었다. 게시대 앞에 있던 구조물은 나중에 보니 성당 2층 테라스에 장식이 되어 있더라.
원래는 수요일 교리수업 전에 수요 저녁 미사를 드리고는 했는데, 지지난주에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다른 예비신자분들이 기다린 탓에 저녁 미사를 빠졌다. 주일 미사나 다른 날 평일 미사를 가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서 결국 오늘(12/13)까지 주일미사까지 2주 연속 빠졌다. 이쯤되면 오늘은 저녁미사라도 참여해야겠다는 조바심이 든다.
오늘은 6과. 인간의 죄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 배웠다. 하느님께서는 벌을 주시는 것 같지만 우리가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한 시련을 주시는 것이라고. 스스로 반성하고 회개할 시간을 위한 길을 열어주시는 거라고 하셨다.
사실 예전에 창세기에서 6일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이 쉬어서 일주일이 되었다라고 들었는데, 왜 우리는 한 주의 시작을 일요일에 하는걸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이날 수업을 하면서 그 의문이 풀렸다.
7일째 되는 날을 안식일로 정하고 쉰 것은 유대인의 전통이다. 그리고 유대인의 안식일은 토요일이다. 한 주는 일요일로 시작되고 토요일로 끝나는데, 그래서 유대인들을 토요일을 안식일로 하고 쉬었다. 우리는 그 전통을 가져와 예수님이 부활하신 일요일을 주일로 삼아 따르고 있다고 했다.
성경에서 말하는 유대인의 안식일은 토요일이지만, 우리의 주일은 일요일이므로 십계명의 주일을 거룩하게 보내라는 말은 '일요일'이 된다는 것.
수업 중에 주님께서 벌을 주지 않고 길을 열어주시는 거라면, 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켰느냐는 질문에는 이 과제와는 조금 다른 개념에서 접근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것은 다음에 다른 주제로 교리 공부를 더 하면서 말씀해주실 것 같다.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우리는 성경을 해석하고, 성경을 공부하게 되는데, 창세기를 비롯해 성경은 '비유와 은유'가 있는 책이므로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공부를 해서 참 뜻을 깨달아야한다고 하셨다.
수업이 끝난 이후, 나는 쭉 궁금해왔던 것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하나, 정신지체 장애가 있어서 주님과 예수님을 믿고 따를 수 없다면 천국에 갈 수 없나?
- 개신교에서는 예수님을 믿어야만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말을 하는데, 그렇다면 태어나자죽은 어린아이나 예수님을 모르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예수님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사람들은 모두 지옥에 가야한다. 가톨릭 교리에서는 천국은 열려있는 문이다. 주님과 예수님을 믿고 따르며 죄를 씻고 선행을 하여 천국에 가는 것도 가능하지만, 예수님을 모르더라도 그 스스로가 선행을 쌓고 선하게 살았다면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열린 문' 인 것이다!! 결국 최고의 교리는 '사랑'이라는 말로 귀결되는 걸까!
둘,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책에서 보았는데, 주님을 믿어야 하는 이유가 오로지 '천국'에 가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주님을 믿으나 믿지 않으나 그 삶이 같다면 믿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말에 '천국에 가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주임 신부님 말씀에 우리는 사람은 모두 하느님의 자식이라고 들었다. 부모를 자식이 공경하는데 '이유'가 있다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
- '천국'의 개념부터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신자분들이나 잘 모르는 분들은 '천국'에 대해서 다소 오해를 한다. '천국'은 장소가 아니다. (토르의 아스가르드는 장소가 아니다, 그런 이야긴가??) '천국'은 일종의 '상태'다. 주님 아래 모두가 동등해지고 남자와 여자의 구분 개념조차 없어지고 모두가 그냥 '사람'인 곳.
이 외에도 뭔가 여러가지 설명을 더 해주셨는데, 아직 예비신자인 내 머릿속에는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천국'이 장소가 아니란 것은 알겠다. 그리고 '예'를 들어서 주님과 우리를 부모와 자식으로 말한다는 것도 알겠다.
교리라는 것은 너무 어렵다. 아직 예비신자 어린양에 불과한 나는 아직 다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사랑'을 실천하고 '선'을 쌓아야 한다는 것은 알겠다. 그리고 읽다가 때려 친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질문이 이어지는 바람에 수업 시간이 꽤 길어졌다. 바쁜 일이 있음에도 질문에 진심으로 깊게 응답해주신 것에 대해 보좌신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무척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성당을 나오다보니 1층 게시판에 이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잊지말고 이번 달 안에 꼭 가보아야겠다.
토요일 저녁 7시에는 주일 미사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전 미사가 있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주임신부님과의 수업시간이 있는데, 이달은 12월 17일 일요일이다.
추가로 1월 28일, 2월 25일에 예정되어 있다고 봉사자님이 말씀해주셨다.
주일미사를 못갈 것 같으면 토요일에라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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