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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교리수업

정신없이 바쁜데다 '네이버 블로그 통폐합' 때문에 블로그까지 구글로 이사를 시키려다보니 더 바빴다. 그런 중에도 어김없이 수요일은 다가와서 예비신자 교리수업을 받는 날이 됐다.

계획은 조금 일찍 가서 저녁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세상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다보니 집안일을 해치우느라 시간이 7시 20분이 지나버렸다. 저녁 미사는 포기하고 집안일이나 바지런히 마무리를 했다.

7시 반이 되니 민민이 퇴근해서 집에 왔다. 민민과 같이 나가서 어묵꼬치를 하나씩 먹고 민민은 집으로 나는 성당으로 향했다.


오늘은 교리수업이 좀 길어져서 9시 35분쯤에 성당에서 나왔다. 저녁 미사가 늦게 끝나서 8시 수업인데 8시 15분쯤 오셨으니 한시간 좀 넘게 수업이 진행됐다. 게시대 앞에 있던 구조물은 저렇게 성당 2층 테라스에 예쁘게 꾸며져 있다.


테라스 바로 아래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별들 사이의 빛나는 십자가 모양의 별은 아마도 십자가가 맞겠지?


성당 입구를 마주보고 서서 오른쪽에는 트리장식이 있다. 파란색 전구로만 나무가 꾸며져 있다. 나무는 평상시에도 항상 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아마 처음부터 트리를 노리고 심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성모님은 반짝반짝 빛난다. 그러고보니 지난주에 성모님 앞에 놓여져있던 빨간꽃이 사라졌다. 어디갔을까.


오늘 수업도 보좌신부님이 진행하셨다. 지난 수업에 이어,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죄에 대하여 이야기를 진행했다.

성경에서 에덴동산의 선악과는 인간의 '교만'을 상징한다 하셨다.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고자하는, 하느님의 능력을 얻으려고 하는 인간의 '교만'말이다.

'선'과 '악'을 판단할 수 있게 되는 열매가 맺힌 '선악과'는 절대적인 선과 절대적인 악을 알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상징하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가 '선'과 '악'을 '자기 기준'에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을 이야기한다. '나'를 중심으로 선,악을 판단하는 교만을 말이다.

예를 들면,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라는 속담에서 '입에 쓴 약'은 인간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을 내리지만, 실제로는 몸에 '좋은 것'이다.

아이는 단 것을 '좋은 것'이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나쁜 것'이라 부모는 단 것을 많이 먹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나쁜 것'이고 충치를 부르는 단 것은 아이의 입장에선 맛있고 '좋은 것'이다.

그렇게 인간은 자신의 '주관'에 따라 '선'과 '악'을 함부로 평가내리는 교만에 빠졌다.

성경에서 나와 현대에서도 스스로가 '정의롭다'라고 자신하며 자신의 잣대로 남을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이 '교만'함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죄'와 '원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깊게 해주셨다.

창세기에는 비신자도 알고 있는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가 나온다. 성경에서 '이브'는 '하와'라고 불린다.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간사한 뱀이 하와에게 나타나 말하기를,
" 하느님께서 '너희는 어떤 나무에서든지 열매를 따 먹어서는 안 된다.' 고 말씀하셨다는데 정말이냐? " 하였다.
하와는,
"우리는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를 먹어도 된다. 그러나 동산 한가운데에 있는 나무 열매만은, '너희가 죽지 않으려거든 먹지도 만지지도 마라.' 하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라고 한다.

처음 하느님이 말씀하신 것에서 뱀이 교묘하게 왜곡하여 질문을 던지고, 하와는 그 뱀에게 이기기 위해서 하느님의 말을 전할 때 과장되게 말한다. 그리고 다시 뱀이 던지는 말로 하와가 생각하는 '하느님'의 이미지는 교묘하게 다르게 변질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에서 조금씩 조금씩 왜곡되면서 신뢰는 깨어지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온전히 보여주더라도(알몸) 괜찮은 온전한 신뢰의 관계가 깨어지고, '의심'하고 '경계'하게 되면서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게 된다.

'죄'의 유혹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이렇게 다가온다.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의 이미지가 왜곡되고 내가 가진 하느님의 이미지를 깨뜨리며 의심을 깊게하고 길이 아닌 곳으로 들게 된다.

'왜곡'은 '신뢰'를 망가뜨린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행복하길 바라면서 그린 자식의 이미지가 있다. 그 이미지를 기준으로 자식을 바라보면 자식을 왜곡되게 바라보게 되면서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서로의 관계에 금이 간다. 이는 부모/자식 관계가 아닌, 일반 인간관계에서도 일맥상통한다.

Q. 부모가 신앙인인 경우, 자녀는 가톨릭 교리에 따라 세례를 받고 모태 신앙이 된다. 개신교에서는 맹목적인 신앙을 고집해서 자녀가 많이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본다. 이것도 '왜곡'된 기준으로 자녀를 봐서 신뢰를 깨뜨리는 일이 아닐까.

내가 옳다는 생각으로 상대를 '내 잣대'로 판가름하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고 교만한 행동이라는 걸 알았다. 혹시라도 무의식적으로라도 내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지 경계하고 주의해야겠다.

죄의 연대성이라는 것이 있다. '죄'의 시작은 아주 작지만, 그 죄가 퍼져 나가고 퍼져 나가면서 점점 커진다.

예를 들어, 미움(죄의 뿌리)의 경우를 보자.
분노를 품었을 때, 그 분노를 물리치지 못하고 바깥으로 표출을 하면 '죄'를 짓게 된다. 사람이 강남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화풀이를 하면, 애꿏은 한강은 화가 나고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것이다. 그 화는 또 다른 곳으로 향하고 그렇게 화는 화가 되고 미움은 더 많은 미움을 만들어낸다.

'유혹'을 마음에 품고 그것을 떨쳐내지 않고 품게 되었을 때 '죄'를 짓게 된다.
도둑질을 예로 들어 보자. 너무나 갖고 싶은 물건이 눈 앞에 있어서 도둑질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그것은 '유혹'이다. 그 생각을 발전시켜 행동으로 옮겨 도둑질을 하면 '죄'를 짓게 된다. 우리는 내 내면에서 어떤 유혹이 일어났고 어떻게 대처를 하였는지 내면과의 대화와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고해성사를 할 때, 단순히 '거짓말을 하였습니다'가 아니라, 어떠한 유혹이 일어났고 나는 어떤 마음을 가졌으며 왜 그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였고 어떻게 실행까지 가게 되었다. 등의 스스로의 내면을 향한 깊은 성찰을 해야한다고 하셨다.


죄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까지 하시고, 이번엔 예수님 이야기와 성경 이야기로 넘어 왔다.

- 구약성경의 오경을 '토라'라고 하여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성경이라고 한다.
- 시서는 시적으로 적혀 있는 책이고, 지혜서는 이름 그대로 지혜서다. 우리가 어렸을 때 한번쯤 읽어 본 '탈무드'는 유대인들이 자녀에게 말해주는 성경 이야기라고 한다.
- 성경의 예언서에는 예수님의 탄생과 삶에 대해서 그려져 있다.
- 성경에서 말하는 '예언자'는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을 말한다.
- 메시아 사상. 그리스도를 뜻하는 '메시아'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뜻이다. 그 시대는 제정일치 사회로 왕은 즉위를 할 때 몸에 기름을 부었다. 기름을 부으니 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샤이닝~ (후광 번쩍의 느낌인가보다) '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느낌적인 느낌인 것 같다. '왕'이요 선지자라는 뜻인데, 아마 그런 의미에서 '구원자'를 바란 유대인들이 '메시아'를 찾았던 것 같다.

-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외면하고 죄를 짓고 구원받기 위한 길을 걷다가 구원을 받으면 다시 또 외면하는 죄를 짓고 그러기를 반복하는 역사를 살았다고 한다.
실로 지금의 인간들도 저 살만할 때는 신을 찾지 않지만 힘들고 어려우면 신을 찾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공부하면 할수록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책이 비유로 쓰인 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 다시 예수님 시대로 가서...
십계명을 가지고 실생활을 적용시킨 '율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이들을 '율법학자'라고 하였다.
바리사이파와 사두과이파는 다른 신념으로 서로 대립된 존재였다.
보수적인 전통주의자인 사두가이파는 '부활'이 없다고 믿었다.
바리사이파들은 율법주의자(맹목적인 율법. 이걸 지키지 않으면 넌 '죄인'이고 '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는)였는데, 그들은 '부활'을 믿었기 때문에 이 둘은 서로 대립이 심했다.
그러나 이 둘을 한 편으로 만든 이가 있었으니, 바로 예수님이시다.

이야기가 아주 흥미 진진해졌다. 하지만 시간 관계상 이 뒷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수업을 마치고 신부님께 질문을 드렸다. 궁금한 게 많았지만, 시간 관계상 한 가지만 여쭈었다.

Q. 아담이 죄를 지어 '노동'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도록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게 '벌'이 아니라 주님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길'이라면, 본의 아니게 '장애'를 얻어서 '노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주님께 '벌'을 받은 건가요? 개신교에서는 멀쩡한 사람이 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되면 '주님을 믿지 않아서 벌을 받았다'라고 말을 합니다. 지난 주 말씀드렸던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책에서도 '주님을 믿지 않는 삶은 언제나 비참하고 불안하고 안정성이 없다'라고 말을 합니다. 주님을 믿지 않아서 벌을 받아 장애를 갖게 되는 건가요?

-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이 인간에게 '장애'를 주어 '벌'을 내리지는 않으신다 하셨다. '장애'를 얻은 것이 '벌'이 된다면, 벌을 받아 그렇게 되었다라고 한다면 그 남은 삶이 너무나 괴롭기만 할 거라고. 뭔가 내면적인 성찰을 위한 계기를 만들어주셨다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고. 실제로 신앙을 가진 분들 중에서도 어려운 분들이 없지 않은데, 책에서는 어떤 맥락으로 이야기가 된 것인지 그 책을 직접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아무튼 개신교 목사가 말하는, '신앙이 없어서 벌을 받아 장애가 되었다'라는 것은 사랑의 주님의 뜻과는 아주 먼 이야기가 되겠다.

정말 모르는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웃어 넘겼던 창세기의 내용도 다시금 짚으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 재미있고 신앙심이 깊어진다. 너무 좋다.


다음 수업은 주일인 17일에 주임신부님과 함께 한다. 그것도 기대된다. 예민한 질문을 해도 되는가 모르겠다.

교회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단지 '남/녀' 조합이 아니기 때문인걸까. 성경을 바탕으로 해서 반대를 하는 것인지, '미움'은 죄라고 하였는데, 개신교도들이 그렇게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서 그들을 미워하고 적대심을 표출하는 것은 '죄'가 아닌가? 너무 궁금한데 해도 될지 말지... 고민이다.



★ 숙제
1. 루카복음 1장 - 2장 읽어오기
2. 24일 밤 9시, 주님성탄대축일 밤 미사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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